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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

2018. 2. 12. 06:43 | Posted by 호랑이!!!

만약에 당신이 사는 곳에 좀비가 나타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한 이야기라면 자주 해 보았다.

 

우선은 마트에 가서 생수와 통조림을 잔뜩 가져온다, 과자를 가져온다 등등.

 

촛불과 성냥을 준비한다, 뭘 가져온다, 밧줄로 간이 발판을 만들어서 밖에 매달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무색하도록, 이 도시에 생긴 이변은 Tv 등에서 흔히 보았던 것과는 달랐다.

 

- 춥다...”

 

이 도시에 사람이 없어진 지 오늘로 한 달째.

 

집으로 돌아오자 룸메이트인 예란이가 공책을 덮으며 맞아 주었다.

 

오늘은 어때?”

 

역시 없어.”

 

버스 정류장에 하루 종일 기다려 보았지만 오가는 버스는 한 대도 없다.

 

사람은커녕 동물이라면 길고양이 그림자도 보지 못 했고.

 

핸드폰이며 인터넷은 여전히 먹통이다.

 

영화 보고 싶어-”

 

컴퓨터에 있잖아.”

 

그런 거 말고! 새로 나온 거! ‘의사 뉘시게라던가 ‘LA의 악마라던가 초자연같은... 그리고 그리고.... SNS도 하고 인터넷으로 게임도 하고 전화도 하면서 나태한 하루를 보내고 싶어...”

 

초록이는 겉옷을 벗어던지고는 바닥에 깔아둔 이부자리에 파고들었다.

 

흐어으어 뜨십다...”

 

초록이 왔어?”

 

이어 현관문이 열리고 한 손에는 장미꽃을 든 홍 줄리아나가 들어왔다.

 

장미는 또 어디서 났어?”

 

꽃집에서 가져왔어.”

 

꽃집?”

 

그 왜, 학교 안에 있는 작은 거.”

 

꽃집!”

 

마악 이불에 머리끝까지 파고들었던 초록이는 고개를 홱 들었다.

 

그러고 보니 꽃집이 있었지, ? 용케도 안 시들었네.”

 

부엌과 방을 나눠둔 문을 닫으며 줄리아나가 들어왔다.

 

줄리아나의 손에는 작은 봉지가 들려 있었는데 나갈 때는 고양이 사료가 있던 봉지가 텅 비어 있었다.

 

밥 먹었어?!”

 

, 그릇 안에 있던 거 없어졌어.”

 

그제야 초록이는 아차하더니 일어나 앉아서는 예란이가 앉은 의자의 팔걸이 부분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괜찮아, 만두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래, 그릇이 비었잖아. 근처에 있는 거야.”

 

바깥에서 바람이 세차게 부는 소리가 났다.

 

안 그래도 위태하게 보였던 나뭇가지에서 우둑우둑 소리가 나더니 이파리 없이 앙상한 나뭇가지가 바닥으로 떨어져 나뒹굴었다.

 

초록이는 베란다로 달려가 창문을 열고 바깥을 내다보았다.

 

으아, 바깥에 엄청 바람이 부나보다. 일찍 들어오길 잘 했어.”

 

만두, 바깥에서 많이 춥겠지... 진짜, 누나 속이나 썩이고!”

 

걔는 똑똑하니까 어디 잘 있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줄리아나가 예란이의 어깨에 가만히 손을 얹는데 초록이가 패딩을 들고 바깥으로 뛰어나갔다.

 

, 어디 가?”

 

나뭇가지 주우러!”

 

초록이가 홱 뛰어나가자 예란과 줄리아나는 서로를 마주보았다가 문 쪽을 쳐다보았다.

 

방금까지 춥다더니.”

 

나뭇가지 같은 건 왜 주우러 간 거지.”

 

이제 슬슬 해가 지고 있고, 배가 고팠지만 예란이와 줄리아나는 초록의 뒤를 따라갔다.

 

초록이는 나뭇가지와 상자를 줍고 있었다.

 

뭐 해?”

 

만두 잡게!”

 

밥그릇 근처에 상자를 세우고 이것저것을 세우더니 초록이는 예란이에게 손짓을 해서 만두의 물건을 가져오게 했다.

 

만두가 잘 쓰던 푹신한 담요를 상자 안에 넣고 바깥에 놓은 간이 밥그릇에 만두가 좋아하는 간식을 놓고 초록이는 손을 털었다.

 

끝이야.”

 

바깥에 만두 집 만든 것 같아.”

 

차라리 그럴 걸 그랬나.”

 

다시 바람이 훅 불자 초록이는 부르르 떨었다.

 

이제 밥이라도 가지러 갈래?”

 

줄리아나가 편의점을 가리키는데 예란이가 손을 저었다.

 

내가 아까 갖다놨어.”

 

인스턴트 밥 몇 개랑 컵라면 한두개랑 전자렌지에 데워먹는 미트볼 같은 거.

 

인스턴트 완전 만만세- 나 이제 슈퍼마켓 야채 코너는 보지도 않고 지나오잖아.”

 

넌 원래 야채 코너는 안 보잖아.”

 

야채 안 좋아하니까! 라고 줄리아나가 덧붙이자 초록이가 일부러 인상을 잔뜩 찡그렸다.

 

요즘은 아니거든!”

 

이렇다 저렇다 종알종알 떠들며 계단을 올라가는데 아까 놓은 덫 쪽에서 털썩 소리가 났다.

 

초록이는 냅다 복도를 달려 창문을 열어젖혔다.

 

담요를 덮고 돌을 쌓아 여간해서는 움직일 수 없게 한 커다란 상자가 덜그럭 덜그럭 움직이고 있다.

 

만두인가봐!”

 

미친, 효과 개 좋네.”

 

, 빨리 가 봐! 데려와야지!”

 

셋은 다시 온 곳과는 반대로 뛰었다.

 

뛸수록 상자는 덜그럭거리는 것이 커졌고, 안에서 들이받는지 퍽 소리도 났다.

 

뭐라고 예란이가 달래려는 찰나, 상자가 찢어졌다.

 

발톱에 걸려 찢어진 정도가 아니고.

 

터지다시피.

 

돌멩이는 바닥을 구르고 회색 담요 조각은 상자 조각과 함께 바닥을 굴렀다.

 

상자 조각을 밟고 선 것은 커다랗고 검은 형체였다.

 

땅거미가 내리는 어두운 길에 초록색 눈 두 개가 번뜩였다.

 

만두! !”

 

크르르르르르

 

만두라고?

 

자동차랑 비교해도 결코 작지 않은 그 검은 짐승이.

 

어제까지 사람 몸을 등반하려고 허우적거렸던 그 작은 아기고양이라고?

 

만두야, 초록이 앞에서 이렇게 변신하면 안 돼!”

 

줄리아나까지 외치고 있다.

 

초록이는 줄리아나, 예란이, 만두라고 불린 그 검은 짐승을 번갈아보다가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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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들

2018. 1. 30. 13:37 | Posted by 호랑이!!!

요즘은 이런 활동사진 같은 것이 아주 유행입니다! 한 번 보세요!”

 

...라며 집사가 건네준 것에는 손으로 쓴 듯한 라벨이 붙어 있었다.

 

“...활동사진이라.”

 

요즘에는 그거, 영화라고 한다?”

 

지나가는 다른 집사가 말하는 것을 보니 이걸 활동사진이라고 부르는 건 이 집에서는 저 집사, 바리톤밖에 없나보다.

 

퀸타페드는 더치스라고 쓰여진 것을 내려다보다가 어쨌든 재생을 해 보았다.

 

벽 한 면에 가득 차는 영상은 귀족의 로맨스 영화인 것 같았다.


주인공인 듯 한 귀족 아가씨는 삼십분 동안 어떤 못된 망나니에게 빠져서 사랑도 맹세하고 결혼도 맹세하고 귀한 보석도 주어버리는 일을 하고 마침내는 결혼도 하기 전인데 침대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왔다.


그러고보니 이 영화에 빨간색 표시가 있었던 것 같기도.


재료가 남았다며 대량으로 만든 마도사 모양 쿠키에서 모자만 떼어 먹던 라는 얌전히 있던 꼬리를 한 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흔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습니까?"


"아무리 전체이용가래도! 저렇게 대충 하다니,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어요?"


페드는 화면을 잠시 들여다보다가 끓여놓은 향차를 한 모금 마셨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매일 애정을 담뿍 담은 일들을 하다보니 저 정도는 한참 모자라 보인다.


어쨌거나, 나중에 다 보면 테이프에 달려있던 빨간 스티커는 떼 둬야지.


이 집에서는 라가 생각하는 것만이 진실이다.












"드디어 말!"


"축하합니다."


잘했으니까 오늘 저녁에 칵테일을 살짝 얼려 드리지요.


안주는 미코테식 고기산적이랑 버섯산적이랑... 단 것으로는 무화과 바바루아를...


재료목록을 생각하느라고 입으로 중얼중얼 말하고 있는데 손이 꼬옥 잡혔다.


페드의 손이 아니고 라의 손이.


마치 자기 손이 잡힌 것마냥 펄쩍 뛰고 페드는 라의 손을 불타는 것 같은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라의 손을 잡은 것은 림사 로민사의 작은 꼬마아이.


어디서 구르다가 왔는지 바짓단에는 풀물이 들어 있고 넘어져 구른 상처 따위가 있고 손바닥에는 꽃이 있다.


꽃.


하얀색, 급하게 왔는지 꽃잎이 몇 장 떨어져 있고 손에 너무 꽉 쥐였던 탓에 줄기가 곧 구부러질 것 같은, 꽃.


꼬마는 그 꽃을 내밀고 있었다.


"라!...씨!"


"..."


이 꼬마는 뭘 하려고 하는 걸까.


내려다보는 눈빛이 흉흉해지는데도 꼬마는 여전히 라만 쳐다보고 있다.


"본 사람들 중에 제일 예쁘고, 천사같아! 요! 결혼! 해주세요!"


뭐라고.


노려보는 눈빛이 더 살벌해지더니, 페드는 어디론가 성큼성큼 가서 꽃다발 커다란 것을 가지고 왔다.


똑같은 하얀 꽃이지만 훨씬 송이도 크고, 급하게 다듬어온 가지를 직접 짠 베로 한 바퀴 묶은 것을.


"그거, 숨은 자원 아닌가요?"


"나는 전부, 다 볼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얼핏 점잔 빼는 듯한 목소리로 꽃을 내밀자 라는 꼬마 앞에 허리를 숙였다.


"나는 이미 저 사람이랑 살고 있거든, 그러니까 결혼은 할 수 없어."


페드는 그것 보라는 듯한 표정을 아이 쪽으로 한껏 지었다가 라 쪽으로 돌아서며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싹 지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라의 꼬리는 기분좋게 살랑였다.


"기분 좋아 보이네요."


"역시 나는 예쁘고 섹시해"


그런 말이라면 이미 하루에 다섯 번씩 해주고 있는데.


역시 좀 더 자주 해야겠지.


'그리고 역시'


페드는 마악 아파트 문을 열려고 하는 라 쪽으로 허리를 숙여서 안아들었다.


"새벽 쪽으로 말 해두십시오. 내일부터 당분간은 또 못 나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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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하랑마틴/오메가버스] Mine 4

2018. 1. 29. 13:43 | Posted by 호랑이!!!

 

가는 길은 멀어 기차를 타야 했다.

 

널찍한 시트의 한 쪽에는 티엔과 가방, 다른 쪽에는 마틴과 하랑이 앉아서 이따끔 창밖을 보거나 가져온 과자를 뜯거나 하던 중 티엔은 가방을 뒤져 무언가를 꺼냈다.

 

가는 길에 이걸 다 외워라. 틈틈이 시험 볼 테니 앞 장부터 읽어.”

 

뭐어? 이걸 다? 많다고!”

 

어차피 가는 길에 할 일도 없지 않나.”

 

하랑은 티엔이 손수 만든 영단어 한 묶음을 건네자 노골적으로 인상을 찡그렸다.

 

마틴 형- 도와줘-”

 

하랑이 마틴의 어깨에 머리를 툭 기대자 이번에는 티엔의 미간이 콱 찡그려진다.

 

이하랑, 공부를 하면 당장 네 생활이 편해진다.”

 

그치만 이거 많은걸? 이 중에서 당장 쓰지 않는 단어도 많고. 쓰는 거라고 해도 기차 타고 가는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이걸 다 외우래?”

 

촌음을 아껴서 공부를 하질 못할망정 많다고 투정이냐.”

 

그치만그치만그치만! 나 과자 먹고 싶고! 촌음을 아껴서 놀고 싶고!”

 

힘을 얻겠다던 녀석이 공부도 안 하고 뭘 한단 거냐.”

 

정 사부는 바보야! 정티엔 멍청이!

 

마틴은 하랑의 마음의 소리를 듣다가 웃고 말았다.

 

티엔 정.”

 

그렇게 운을 떼자마자 하랑에게서 내 편 들어줄 거지!’라는 강렬한 소리가 들려와 한 번 더 웃고.

 

물론 막아줄 생각이었지만 조금 짓궂게 굴고 싶어진다.

 

티엔 정이 준 단어는 몇 개인가요?”

 

“100개다.”

 

단어 하나 외우는 데 1분이면, 가는 데는 다섯 시간이니까 300개를 가져왔어야죠.”

 

마틴 형!? 너무해!”

 

하하, 농담이에요.”

 

펄쩍 뛰는 하랑을 당겨 다시 앉히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과자도 먹여서 살살 달래주고 하는데도 입이 댓발이나 나와 있다.

 

저 삐죽하게 튀어나온 입은 마음에도 없는 행동이지만 거기 또 넘어가서 마틴은 티엔과 이야기해서 가는 데 50, 오는 데 50개로 나누는 데 성공했다.

 

그러자 하랑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헤헤 웃으며 마틴의 팔을 꼭 잡았고.

 

티엔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하랑을 쳐다본다.

 

독심술이 없어도 알 것처럼 뻔한 행동이라니 저 인간도 꽤나 인간답군요.

 

마틴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과자를 들어 하랑의 입에다 물려주었다.

 

하랑은 그 과자를 받아 깨물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 과자를 와작와작 깨물어 급하게 삼켰다.

 

안 그래요.”

 

나 아직 말 안 했는데.”

 

말 안 해도 아니까 천천히 먹어요.”

 

티엔이 건네는 물을 마시고, 하랑은 입을 열었다.

 

알파들이 오메가 향을 맡아서 구분하는 게 아니야?”

 

그럴 리가요. 일반적인 상황에서 오메가를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형은 생각을 읽을 수 있으니까 알겠지만...”

 

사람이 항상 자기 성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걸요. 게다가 좀 프라이빗 하지 않나요?”

 

남의 생각을 허락도 없이 읽어대면서 프라이버시를 따지는군.”

 

당신 참-”

 

무례한, 이라고 말하려다 마틴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알파도 러트 기간이 오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향을 맡을 수 없잖아요.”

 

나 그거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데, 어때?”

 

어린애한테는 자극이 세다.”

 

마틴은 그 말에 고개를 홱 들었다.

 

어린애? 어린애? 어린애애애애?

 

나 애 아니라니까.”

 

하랑을 걱정 좀 했다고 애 취급이라느니 실례라느니 하던 인간이?!

 

옆에서 물 한 병을 다 마신 하랑은 물병을 쓰레기통에 넣고 오겠노라며 쏙 사라졌다.

 

“...당신 지금 하랑을 애 취급 한 건가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당신 아주 제멋대로라고 마틴이 말하는 그 시각, 하랑은 병을 쓰레기통에 넣고, 그 김에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 벽에는 안내 문구와 버튼이 플라스틱 덮개에 덮여 있었다.

 

보자... 만약에...? 당신의... suddenly... 그 날... 버튼을?”

 

다시 객실에 돌아오자마자 하랑은 단어장을 뒤적였다.

 

웬 일이냐.”

 

화장실에 sudden이라는 단어에 -ly가 붙은 단어가 있었어.”

 

화장실에?”

 

만약 당신의 소중한 그 날이 어쩌구저쩌구 하는 거.”

 

갑자기 히트나 러트가 올 때 눌러주면 억제제를 가지고 베타 직원들이 도와주러 간다는 말이예요.”

 

히트나 러트 같은 말은 안 적혀 있었는걸.”

 

마틴은 회중시계를 만지작거리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히트사이클이나 러트에 대해서는... 그냥 말하면... 조금, 부적절하다는 느낌이 있어서... 그럴거예요, 아마.”

 

영국인이라서 그런가보지.”

 

단어장에서 sudden을 찾아낸 하랑은 그게 뒤의 50개에 들어가자 이미 뒤의 sudden을 외웠으니 오늘은 앞의 49개만 외울 거라고 티엔에게 엄포를 놓았고, 그 말에 티엔은 이마를 감싸고 마틴은 소리죽여 웃었다.

 

그럼 앞쪽 49개를 어서 외우도록 해라.”

 

-.”

 

하랑은 단어장을 팔락팔락 넘기다가 무언가가 생각나자, 딴 생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거기에 푹 빠졌다.

 

그러고 보니.

 

영국에 온 첫 날에.

 

선착장에 있던 수많은 그 사람들.

 

이하랑, 또 딴 생각하는 거냐.”

 

아냐 아냐, 제대로 외우고 있다고!”

 

[티엔하랑마틴?/알파오메가] Mine 3.5

2018. 1. 12. 08:31 | Posted by 호랑이!!!


티엔 정, 저 좀 보죠.”

 

티엔은 누가 부르는지를 확인하더니 하랑에게 5분 휴식이라고 말했다.

 

하랑은 수건으로 땀을 닦다가 누가 티엔에게 찾아왔는지를 보더니 물통을 들고 달려왔다.

 

, 마틴 형! ...하아, 하아...! 형 안녕...! 웬일이야?”

 

마틴이 활짝 웃으면서 손을 흔들자 하랑은 가까이까지 다가왔음에도 팔을 흔들었다.

 

격한 환영은 고맙지만, 숨부터 고르고, 물도 좀 마시고 해요. 형은 티엔 정이랑 어른의 대화를 나누고 올 테니까.”

 

“..., , 헤엑.. 애 아닌데.”

 

하랑, 그렇게 에너지가 넘치면 이따 정권만 두 배로 해도 되겠군.”

 

아니, 아니거든! 쉴 거거든!”

 

하랑이 벤치로 쪼르르 가자 마틴은 티엔에게 따라오라는 시늉을 하더니 하랑에게 말하는 것이 들리지 않을만한 곳에서 발을 멈추었다.

 

무슨 일이지, 챌피.”

 

낼모레에 티엔 정 당신하고 저, 하랑이 같이 임무 나가는 것 때문입니다.”

 

빠질 건가?”

 

아쉽게도 아니예요.”

 

마틴은 가볍게 목을 가다듬고는 알다시피 우리 사이가 그렇게 살갑지는 않지요라고 운을 떼었다.

 

임무에 나가서도 우리가 싸우면 하랑이 불안해 할 테니까 그 때만큼은 서로 충분한 협력을 하고, 친하지 않더라도 이는 드러내지 말자고 이야기하러 온 겁니다.”

 

하랑이 불안해하기는, 릭 톰슨도 그러더니 저 녀석을 애 취급 하는 건가.”

 

마틴은 그 말에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티엔 정, 하랑은 아직 열일곱입니다.”

 

그만하면 다 큰 거지. 공성전에 여섯 살 아이도 나오는 판국에 열일곱이 뭐가 어리다는 거냐.”

 

여섯 살도 열일곱도 아직 어려요. 불가피하게 참가하게 되었다고 해도 아직 어린 이상 어른인 우리가 불안 요소를 최대한 제거해 주어야 한다는 말이예요.”

 

이 정신 나간 인간 같으니.

 

마틴이 팔짱을 끼자 이번에는 티엔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시 하는 말이지만, 릭 톰슨보다 각오를 하고 전장에 들어온 아이다. 여느 어른 만큼은 어떤 일이든 받아들일 각오를 하고 있어. 그렇게 배려해주는 것 자체가 실례다.”

 

그래서, 가는 날에도 계속 사이 나쁘게 굴겠다고요?”

 

마틴은 대놓고 얼굴을 찡그렸고 티엔은 하랑 쪽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합의는 하도록 하지.”

 

티엔은 한 마디 하고 하랑 쪽으로 걸어갔다.

 

그 뒤를 노려보던 마틴은 얼마 안 있어 하랑이 왜 나한테 성질이야, 정티엔!’이라고 생각하는 소리를 듣고는 웃어버렸다.

 

티엔 정, 저 사람은 또 하랑에게 심하게 대할 테니 자신은 미리 이것저것 준비를 해 두는 게 좋겠다.

 

예를 들면 차가운 얼음이 달그락거리는 주스라던가.

 

땀을 식혀줄 부채라던가.

 

씻고 나왔을 때 머리를 빗어준다고 할까.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

 

[벨져/마틴] 도도새님 썰을 보고

2018. 1. 10. 03:11 | Posted by 호랑이!!!

그럼 이것으로 오늘 회의는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벨져는 회의록 정리랑 프린트 정리 좀 해줘. 혼자서는 무리니까... 보자...”

 

마틴은 회장과 눈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다.

 

왠지 벨져랑 마틴은 전혀 안 친해진단 말이지, 마틴은 좋은 애인데!’

 

그러는 회장이야말로 좋은 사람이란 말이지.

 

마틴, 좀 도와줄래?”

 

그렇지만 친해지지 않는 이유는 좀 다른 것 같다.

 

도움 따위 필요 없다.”

 

도움을 줄 상대가 자신이라는 것에 칼같이 잘라내는 저 말을 보라.

 

그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반 안에서 학생들의 머릿속에서는 비슷비슷한 말들이 떠올랐고 한 마디로 요약을 하자면 아마도 이 정도일 것이다.

 

둘째홀든 정말 마틴 싫어하나보다...’

 

그리고 몇 가지 더 건져내 보자면 이렇다.

 

인사할 때 손도 안 잡으려고 했지

 

도움은 죽어도 안 받으려고 하고

 

그래서 이글 도와주러 가니까 뒤에서 엄청 노려보던데

 

마틴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거 그러니까 전부 오해라구요.

 

그렇지만 벨져가 싫어할테니 그게 오해라고 자신이 해명할 수도 없다.

 

그래도 그거 혼자서 하기는 힘들 테니까요. 제가 남을게요.”

 

좋아, 그럼 해산!”

 

회장이 그렇게 선언하자 사람들은 제각기 가방을 싸서 밖으로 나갔다.

 

벨져는 회장의 뒤통수를 째려보다가 마틴이 다가오자 고개를 돌렸다.

 

나 하나면 되니 너는 집에 가도 좋다.”

 

일 시키기 싫으니까 가라

 

보기도 차갑고 듣기도 차갑지만 이대로 순순히 가버리기에는 책상 위에 놓인 종이가 산더미같이 많다.

 

그렇지만 그냥 앉아서 돕겠다고 하기에는 쫓겨났던 경험도 있고.

 

다행스럽게도 마틴은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지도 알고 있었다.

 

고개를 조금 숙이고, 목소리 톤은 조금 낮게, 시선은 아래로.

 

제가 방해가 되나요?”

 

그건 아니다!”

 

그럼, 짐일까요?”

 

그렇지 않다!”

 

그럼...”

 

도와라!”

 

옳지.

 

마틴은 종이와 호치케스를 들었다.

 

돕겠습니다!”

 

평소와 똑같은 냉랭한 얼굴 아래에서, 마틴은 아뿔싸, 하고 놀라는 얼굴을 보아 버렸다.

 

내심 웃으면서 종이를 정리하는데 교실 문이 드르륵 열리고 이글이 들어왔다.

 

안녕! 귀여운 이글이 왔습니다!”

 

벨져의 몸도 마음도 냉점으로 내려가는 것도 보인다.

 

가라.”

 

거 무슨 섭한 말씀~ 벨져 형이 매일매일 마틴한테 딱딱하게 구니까 착한 동생인 내가 둘 사이를 봄날처럼 포근~하게 만들어주려고 온 거 아니겠어?”

 

저도 왔습니다.”

 

까미유 데샹, 너는 왜...”

 

까미유의 뒤에서 한 사람이 더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들어온다.

 

바레타로군.”

 

그 뒤로 토마스가 지나가고 하랑이 지나가고 루시에 티엔이 뒤를 잇는다.

 

한 사람이 들어오면 그 사람의 뒤를 이어 한 사람이 더 들어오고 그럴수록 교실은 더 소란스러워 진다.

 

해야 하는 일에는 손도 대지 못 했는데 벨져의 마음속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이 보여서.

 

마틴은 웃었다.

 

뭐냐 챌피.”

 

그리고 이어.

 

벨져가 자신을 보고 하는 생각에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어떻게 사람들은 저 사람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는지!

 

 

[데빌버니/레더리]불지옥 냄비

2018. 1. 7. 18:40 | Posted by 호랑이!!!

레더리는 냄비를 들고 돌아왔다.

 

굳이 먹을 필요는 없다지만 이상한 곳에서 사치하는 걸 좋아하는 몽마가 좋아할지도 모른다고 추천해준 일이었다.

 

동양식 수프라고 했던가.

 

안에 들어간 재료는 일단 마늘이랑, 콩 소스라고 부르는 것이랑, , 먹을 수 있는 종류의 풀 한움큼 정도랑 생선.

 

생선 머리가 그대로 남아있는데 이걸 정말 끓여도 되는 것일까?

 

불신 가득한 눈으로 레더리는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그 위에 둔탁한 소리를 내며 냄비를 얹었다.

 

이 냄비가 무거운 것은 가게 주인이 레더리의 걸음을 보더니 갑자기 커다란 생선 토막을 하나 더 넣어준데다 사람을 불러 집 앞까지 들어준 덕분이겠지.

 

친절한 인간이로군, 상을 줘야겠어.

 

레더리는 냄비 안을 들여다보았다.

 

아까까지는 그냥 차갑던 빨간 수프가 부글부글 끓어서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고 있자면 소리가

 

치익-’

 

소리가 난다.

 

보글보글, 치이익, 보글보글, 치이익, 부글부글부글부글.

 

소리가 달라졌는데?

 

눈을 떠 보니 거품이 뚜껑을 밀어낼 정도로 흘러넘치고 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숟가락을 가져와 거품을 떠냈지만 작은 찻숟가락으로는 역부족!

 

조금 더 큰 거... 조금 더 큰 게 필요해!

 

레더리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찻숟가락보다는 커다랗고 거품도 떠낼 만한 도구를 찾아냈다.

 

그것을 들고 뒤를 돌아본 순간 레더리는 누군가와 마주쳤다.

 

넓적하고 얇은 얼굴에 눈은 비뚤게 달려서 그 위에 쓴 16세기 즈음의 가발도 떨어질 듯 걸려있는 광어.

 

얼룩덜룩한 껍질에 휘둥그런 눈, 커다란 입을 가진 우럭.

 

“...?”

 

베르데님!!!”

 

아무래도 저 냄비가 지옥 불구덩이랑 연결이 되어버렸나보다.

 

레더리는 손에 들린 구두 주걱을 내려다보다가 패들 스틱처럼 손바닥에 내리쳤다.

 

 

동양물

2017. 12. 17. 13:40 | Posted by 호랑이!!!

“...언제 오셨습니까?”

 

종이 위에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A는 붓으로 글을 적다가 말고 고개를 들었다.

 

방금.”

 

납신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는데.”

 

내가 하지 말라 일렀다.”

 

A는 용포를 입은 B의 얼굴을 힐끗 보았다가 다시 종이로 시선을 돌려 글을 적기 시작했다.

 

왕이 올 때마다 일손을 멈췄다가는 할당된 양의 반도 시간 내에는 못 할 터이다.

 

이놈, 무례하다.”

 

저 바쁘거든요.”

 

짐이 더 바쁘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가서 일을 하시지요.”

 

바깥으로 손짓하자 이제는 왕의 방문에도 익숙해진 시동이 차며 과자를 내어 왔다.

 

과자가 도착하자 A는 과일이 들어간 향 좋은 것부터 집었다.

 

오독오독 깨물면서 한 장을 다 쓰고 다음 것을 집어먹으면서 다음 장을 내놓는데 B의 손이 과자 접시로 가는 것을 발견했다.

 

안됩니다. 좀 기다리셔야지요.”

 

너 저번처럼 과자 한 접시를 다 먹으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

 

아 들켰나.

 

A는 쳇, 혀를 차면서 차를 후후 불어 마셨다.

 

처음 만났을 때는 참 귀여웠는데.”

 

B가 투덜거렸다.

 

처음 만났을 때에 대해 이야기하라면 A의 심정으로는 남는 것이 후회밖에 없었다.

 

고관대작이었다는 할아버지는 제가 태어날 즈음에 은퇴해서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지방으로 내려왔다.

 

아버지는 원래 출세에 뜻이 없었고, 한양에 가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단다.

 

그래서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며 한양이며 궁궐, 임금님에 대한 환상을 키워가면서 꾸역꾸역 공부를 해서 과거에 급제를 했다! 행복해했고!

 

지나치게 행복하고 감격해서는, 임금님이 고개를 들어 보라하던 그 한마디에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왕의 용안을 봐 버렸다.

 

그리고 왕은 그때부터 자기가 재미있다며 심심하면 찾아오게 되었다.

 

감동도 한두번이지, 이제와서는 왕이고 뭐고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 뿐.

 

처음 뵈었던 당시라면 제가 많이 순진했지요.”

 

지금은 순진하지 않다 말이냐.”

 

생각보다 아버지의 기질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러냐, 거 안되었구나.”

 

다음 종이를 꺼내던 AB의 다음 말에 고개를 홱 들었다.

 

품계를 높여줄까 했는데.”

 

B는 동그랗게 커진 A의 눈에 웃음을 참느라 과자를 집어 깨물었다.

 

진짜입니까.”

 

왕은 함부로 농을 치지 않는다.”

 

AB의 잔에 차를 따라주었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계속 B에게 따갑도록 꽂히고 있었다.

 

B는 상에 턱을 괴더니 A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니 아버지 말고 할아버지를 닮아서 오랫동안 내 옆에 있거라.”

 

동그랗게 눈을 뜬 A의 얼굴 앞으로 향긋한 차의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지만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이, B가 혹시 무슨 속셈이 있는 것이 아닌가 알아보려는 듯이, 눈조차 깜박이지 않고 빤히 본다.

 

한참이나 그러다가.

 

A가 입을 열었다.

 

저의 할아버지도 아십니까?”

 

“...아니 그게 지금 중요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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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더건/미론] 납치

2017. 12. 11. 22:19 | Posted by 호랑이!!!

미론은 널찍하고 푹신한 침대에서 눈을 떴다.

 

이렇게 푹신한 침대는 집 뛰쳐나오고는 누워보지 못했는데, 여기가 어디야?

 

어슴푸레하게 들어오는 빛은 희미한 윤곽만 보여줄 뿐이라 미론은 우선 방안을 살펴보기로 했다.

 

침대 옆에는 달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작은 창문이 하나고.

 

전방 3미터 좌측에 문이 하나.

 

우측에 벽이 있기는 하지만... 진짜 벽은 아니고 칸막이인 것 같군.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만져보자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는 있지만 부수려고 하면 부술 수 있을 것 같았다.

 

칸막이에 등을 붙이고 천천히 앞으로 가자 정면 벽에 붙은 커다랗고 반들반들한 것이 점점 가까워진다.

 

손으로 더듬어보자 널찍하고, 판판하고, 익숙하게 매끈매끈하다.

 

“TV...?”

 

그 오른쪽 아래, 벽에는 스위치가 두 개 붙어있다.

 

이게 무슨 스위치인지, 왜 여기 달려있는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지만 당장은 눌러도 괜찮으리라 판단하고 위의 것을 누르자 침대가 있는 쪽 불이 켜졌다.

 

딸깍, 아래쪽 스위치를 누르자 칸막이 너머에 불이 켜진다.

 

칸막이 너머에는 커다란 문이 하나 있었고 벽에는 작은... 우편물을 넣는 문 같은 것이 허리쯤 되는 위치에 뚫려 있다.

 

그 외에는 두세사람이 앉기 좋아 보이는 둥그런 식탁이 하나.

 

그리고 식탁의 크기에 비해 턱없이 적어보이는 의자가 하나.

 

미론은 커다란 문으로 다가갔다.

 

나무로 파도같은 무늬가 있는 틀을 만들기는 했지만 주 재료는 유리.

 

바짝 붙어 건너편을 보려고 애를 쓰니 무언가 반짝거리는 너른 것이 간신히 감지되었다.

 

저 반짝임은 물인데.

 

바다위에 있는 수상 가옥인지 뭔지인가.

 

설마 전 주교가 자신을 예뻐했다는 이유로 마약이나 주교에 대해 묻기 위해 납치했나?

 

미론은 품을 더듬었다.

 

가지고 다니던 핸드폰도 가져가다니, 제법 철저하군!

 

다시 침대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니 아까는 보지 못했던 작은 탁자가 침대 옆에 있었다.

 

그 위에는 검고 둥근 기계가 하나, 또 리모컨이 하나.

 

미론은 리모컨을 들어 TV를 켰다.

 

누군가 녹화한 것 같은 영상이 준비되어 있었고 순간적으로 미론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X에 나오는 것 같아

 

역시 인형탈인가. 그것밖에 없겠지.

 

무슨 잔인한 선택지가 나오려나.

 

침을 꿀꺽 삼키고, 미론은 재생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소리를 질렀다.

 

크나트씨!?”

 

[잘잤니, 로니?]

 

크나트씨가 저 납치한거예요!?”

 

[내가 널 납치했단다]

 

납치했다고 말하지마! 납치했지만!

 

또 무슨 이상한 짓을 하는 겁니까?’

 

그렇게 산뜻한 표정이라니!

 

내가 나오는 섹시한 비디오 촬영. 같이 할래, 율리안?’

 

...아니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됐습니다

 

[...지금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

 

왜 납치한 건데요!?”

 

[내가 널 납치한 이유는]

 

미리 녹화했을 것이 분명한 영상이건만 묘하게 대화가 된다.

 

역시 약인가? 카포의 명령?

 

어쩌면 크나트씨니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빼돌렸을지도 모르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중, 영상 속 크나트가 입을 열었다.

 

[밥을 좀 먹이려고란다]

 

미쳤어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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