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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비엘/판타지] 반짝이는 사람 5화

2017. 8. 21. 22:36 | Posted by 호랑이!!!

 

“...그래서 머리가 그 모양 그 꼴이야?”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되었구나, ? 저녁식사 겸 스터디를 하러 모인 자리에서 루 란 교가 즐거운 듯이 말했다.

 

아직까지 머리를 그런 쥐 파먹은 꼴로 두면 어떻게 해요.”

 

더 자를까요, 페드 조교님?”

 

헛소리 마세요, 왕자님.”

 

교는 지팡이를 움직여 으깬 감자를 각자의 접시에 덜어놓았다.

 

그으래애, 머리카락이 아름답다는 이유로 외교 관계도 성립하는 요즘 같은 때에, 머리를 더 잘라야겠어어?”

 

“...머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 꼴을 하고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지금 왕자님을 향하는 눈길이 정말... 정말... 흥미롭더라고요.”

 

그러면 아예 이러면 되에지이.”

 

그래 그래, 차라리 가발을 하나 사면 모를까, 라고 고개를 끄덕이던 영은 교의 말에 나눠주던 닭고기를 떨어뜨릴 뻔 했다.

 

아예 염색을 하자!”

 

원래 머리는 까만색이었으니까 이번에는 하얀색으로 어때, 예쁠 거야!

 

꼬시지 마, 영 교수님도 뭐라고 한 마디 해주세요. 저러다 순진한 왕자님이 악에 물든다구요오.”

 

페드는 나이프로 닭을 자르며 고개를 저었다.

 

너어, 아주 날 악의 축으로 몬다아-?”

 

맞잖아, 이 심연에서 기어나온 덩어리야.”

 

희귀한 욕을 쓰네요, 페드.”

 

그러자 교는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는 페드의 갈색 머리카락을 손에 쥐었다.

 

넥투르식 욕이랍니다아-. 페드는 어릴 때 우리 부족에서 살았거든요-.”

 

넥투르 사람들의 영역 안에는 중요한 유적이 많이 있죠. 더군다나 라이비 사람이 넥투르 연맹으로 갔다니, 페드가 어쩌다 역사에 빠졌는지도 알 것 같네요.”

 

화기애애하게 말하며 다들 빵을 찢거나 주스를 컵에 따랐다.

 

그래서 교수님. 녹스 학생의 염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오-?”

 

영 필로이픈 교수는 약차에 설탕을 한 조각 떨어뜨리고는 스푼으로 휘휘 저으며 별 생각 없이 말했다.

 

젊을 때나 그런 걸 하죠. 나쁘지 않네요.”

 

그 말을 들은 교는 킬킬거렸고, 녹스는 더더욱 염색을 하지 않을 마음이 들었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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