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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 2

2018. 3. 17. 14:51 | Posted by 호랑이!!!

"...그래서, 이 일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어? 안 놀라?"

 

"... 나 마법사 나오는 이야기 좋아하고. X 포터 같은 거 좋아했고..."

 

"좋아하는거랑은 다르지!"

 

예란이가 책상을 탕 쳤다.

 

만두는 깜짝 놀라 꼬리를 펑 부풀렸다.

 

"나도 안데르센 좋아하지만 그 사람이 내 앞에 나오면 놀랄 거라고!"

 

"나도! 난 세종대왕!"

 

"그 양반들은 옛날 사람이잖아... 만난다면 좀비겠지."

 

그런 소리를 듣다가 만두는 테이블 위에 두 발로 서서는 인간처럼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옹, 초록씨. 이 소묘의 성은 만, 이름은 두울이라 하옹. 겉으로는 예란 아가씨의 애완 고양이이나 실상은 대대로 아가씨 가문을 모셔온 가문의 36대손이옹.”

 

...”

 

초록이는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가져온 고양이용 간식을 내밀었다.

 

만두는 철퍼덕 앉아서 양 앞발로 야무지게 간식을 잡아 뜯었다.

 

홍 줄리.”

 

인간이 뜯어주지 않아도 된다니 어쩜 똑똑한 고양이로다.

 

으응.”

 

줄리도 예란이처럼 동물 있어?”

 

아니이, 나는 테이머 쪽이랑은 인연이 없어서.”

 

줄리아나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초록이는 둘을 보다 질문을 던졌다.

 

마녀야?”

 

요즘에는 그냥 다 마법사라고 불러.”

 

아니이, 마녀는 이제 안 쓰는 말이야.”

 

그렇구나. 마법사구나.

 

초록이는 이제 시선을 다시 만두에게 옮겼다.

 

그런데 만두는 왜 도망친거야?”

 

그것은 예란 아씨 때문이옹!”

 

뭐가 예란이 때문인데?라고 물어보려다 초록이는 보아 버렸다.

 

만두를 죽어라고 노려보는 예란이를.

 

하지만 아가씨, 이제는 숨기기엔 너무 늦어버렸다옹.”

 

그렇다고 구구절절 다 말해주자고? 안돼!”

 

초록씨는 아가씨의 동무 아니옹? 이제는 포기하고 말할 때라옹!”

 

그 꼴을 보던 초록이는 줄리 쪽을 보았고, 줄리아나는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예란이 쪽으로.

 

쟤가 너 기억을 지웠어.”

 

!”

 

그런데 실수도 했어.”

 

뭐어!”

 

그래서 밖에 사람들이 없어졌어.”

 

뭐어어!”

 

창을 힘차게 열어 제낀 초록이도 예란이 쪽으로 손가락을 들었다.

 

네 짓이라고!”

 

만두는 흉흉한 초록이와 줄리아나를 번갈아보다가 앞발을 들었다.

 

예란이 쪽으로.

 

그렇다옹. 예란 아가씨가 초록씨 앞에서 마법을 써버렸고, 그래서 기억을 지우게 되었는데 실수로 이렇게 되었다옹! 그래서 이 만 두울은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저 주인마님께 알려야 했는데 예란 아씨가 막으려고 했고, 그러다 바깥으로 내던져진 것이었옹!”

 

초록이는 예란이를 확 돌아보았다.

 

아니, 그게. 기억을, 지워야만, 했거든. 진짜로, 우리 쪽 법이 그렇거든.”

 

하지만 아가씨는 기억삭제 자격증 시험에 떨어졌잖옹.”

 

그래도 공부는 했으니까 어떻게 하는지는 알잖아!”

 

만두는 사람은커녕 쥐 한마리도 없는 바깥을 가리켰다.

 

초록이는 미간을 콱 찌푸렸다.

 

만두를 바깥에 던지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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