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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나트의 수집품

2026. 1. 26.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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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느낌

2025. 8. 18.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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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느낌

2025. 5. 1.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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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지르기 - 5주차

2025. 1. 2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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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타페드는 사방이 뚫린 것이나 다름없는 돌고래 주점에서도 가장 구석진 곳을 골라 앉았다.

 

돌고래 주점은 창문을 제외하고도 계단에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드나드는 곳이 네 개나 있었으므로 어느 쪽으로 앉는다 한들 등이나 사각 중 한 곳은 드러나게 되어 있었기에 굳이 오고 싶은 곳은 아니었다.

 

이 곳에서 제작 의뢰나 채집 의뢰를 받던 미숙한 모험자 시절에도 의뢰만 받으면 주점을 뛰쳐나가 어디든 구석진 곳에 쭈그려 앉아 제작을 했었지.

 

새삼스럽게 옛 생각을 하며 퀸타페드는 음식 몇 가지를 시켰다.

 

라노시아 특산품인 시트러스 류 과일이 듬뿍 들어간 과일 샐러드, 달걀이 올라간 피자, 그리고 품종 좋은 포도로 만들어진 포도주.

 

햇볕을 듬뿍 받고 자란 오렌지는 갓 껍질을 깐 것인지 온 샐러드 위에 단 향기를 뿌렸다.

 

레몬조차도 상큼하고 새큼한 향이 나기는 했지만 이걸 베어물면 단 맛이 날 테고.

 

씨만 솜씨 좋게 빼낸 올리브는 과즙이 들어차서 반질반질하게 빛났고 새까맣게 잘 익었다.

 

거기 섞인 포도는 까맣게 익어서 올리브와 헷갈릴 정도였는데 조금도 물러진 곳 없이 향긋하다.

 

퀸타페드는 준비된 식기를 밀어내고 손만 가볍게 씻은 뒤 냅킨으로 물기를 닦아냈다.

 

외지인을 위해 포크가 준비되긴 했지만 깨무는 순간 얇은 껍질이 툭 터지면서 과즙이 온통 줄줄 샐 테니 라노시아가 익숙한 모험가들은-혹은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방식은 하나씩 손으로 집어먹는 것이니까.

 

하나씩 집어 입에 넣고 살짝 깨물면 얼핏 질긴 듯한 껍질이 갈라지고 혀 위로 새콤하고 단 즙이 주르르 흘러서 입 앞을 손으로 가린 뒤에 씹어 삼켜야 했다.

 

다음은 술.

 

한 잔을 주문했더니 이 해적 가득한 도시의 점원은 한 잔만요?’라는 눈빛을 하고는 유리잔 가득히 짙은 색 포도주를 따랐다.

 

퀸타페드는 배운대로 조심스럽게 림을 잡고 빙글빙글 돌리고는 향을 한 번 맡았다.

 

다음으로는 혀 끝만 적실 정도로 조금 물고, 굴려야 했지.

 

하지만 역시 탄닌 향이 나고, 그 달고 맛있는 과일로 만들었다고는 생각도 못 할 만큼 쓰고... 이게 대체 무슨 맛이람.

 

이슈가르드에 처음 입성했을 때나 커르다스에서 헤매야 했을 때 감각을 둔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몇 번 마시기는 했지만 그 역시 필요에 의해 마셨을 뿐이라 역시 즐길 수 없었다.

 

라레타가 이런 걸 좋아하니 어떻게 취미라도 붙여보려고 했지만 수십여가지의 술을 마셔 보고도 자신이 구분할 줄 아는 것은 쓴 맛, 신 맛, 바각바각 맛 정도일까.

 

몇 달에 걸친 대장정이 끝난 뒤 라레타가 낸 술 알아맞히기 퀴즈에서 점수판을 받아든 퀸타페드는 대단하게 절망한 적도 있었다.

 

...이것도 맛은... 신 맛인가...? 거기에 쓴 맛이 있는...

 

일단 라레타가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확신은 없었다.

 

저번에도 비슷한 맛이 나는 술을 한 병 가져갔는데 이게 아냐!’를 듣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 전번에 마신 거랑 비슷하지 않나...?

 

끙끙거리던 퀸타페드는 어차피 자신의 감각으로 고민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는 다시 점원을 불러 건포도가 있는지 물어보고 치즈와 같이 한움큼 내어 달라고 부탁했다.

 

라레타가 좋아할만한 것을 찾으러 온 것이니 역시 제 혀는 믿지 말아야 겠습니다.

 

아무래도 전문가일테니 점원에게 추천 레시피가 있냐고 물어보는 수밖에.

 

그렇게 먹다 보면 비스마르크 레스토랑의 특기인 비스마르크 피자가 배달되었고 퀸타페드는 나이프를 들고 반숙 상태인 계란을 노려보았다.

 

이걸... 터뜨리지 않고 먹어야 할 텐데.

 

피자 조각을 사다리꼴로 자르면서 먹다 보면 가운데에 노른자만 남으려나.

 

여태껏 미동도 없던 꼬리가 스르륵, 뱀처럼 좌우로 한 번 물결쳤다.

 

뿔과 같은 재질의 뾰족한 비늘 끝이 나무로 된 주점 벽을 긁었다.

 

드득, , 단단한 케라틴이 몇 번이고 스치는데 근처에서 나무굽이 바닥 스치는 소리가 났다.

 

비늘 끝이 미세하게 일어서면서 움직임이 느려지고, 퀸타페드는 조용히 나이프를 들어 피자에 대었다.

 

반질반질하게 닦인 면으로 근처의 사람이 한 번씩 비추어지고 은색 날은 덜 익어 흐물거리는 흰자 속으로 파묻힌다.

 

걸음소리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지면 그제야 퀸타페드는 꼬리 움직이는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

 

상대는 미코테 둘이었다.

 

하나는 라랑 헤어스타일이 닮았고, 하나는 머리카락 색이 비슷하네.

 

의도하지 않았지만 페드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저기요~”

 

우리 저기서 마시고 있는데, 같이 마실래요?”

 

...?

 

“...저 말입니까?”

 

!”

 

, 라 같은 소리 냈어.

 

혼자인 것 같아서요. 그 비술서를 보니 비술사 길드 사람이죠? 카벙클 부를 수 있어요?”

 

그제야 시선을 내리니 한 사람은 낚싯대를 허벅지에 매어 두었고 한 사람은 쌍검을 달아 놓았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림사 로민사를 모체로 둔 길드끼리 친목이나 다져보자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여전히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한 손으로는 비술서를 펴고 다른 손으로 보지도 않고 수식을 적어내려가는 한편으로는 전혀 다른 생각이 굴러갔다.

 

마지막 등호를 적어 답을 연산해내면 허공에서 빛이 갈라지며 노란색 카벙클이 데굴데굴 굴러나왔다.

 

, 파란색이 아니잖아? 노란색은 처음 봐. 진짜 불러줄 줄은 몰랐다-는 이야기를 듣던 어느 때에, 비상한 퀸타페드의 두뇌가 한 가지 가설을 꺼냈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입니다만.”

 

까딱?

 

그들이 의문스럽다는 듯 귀를 까딱 움직였다.

 

라 닮았어.

 

라 보고싶다.

 

저는 결혼을 이미 했습니다.”

 

!?”

 

! 그렇게 안보인다냐!”

 

제법 공용어를 쓰던 쪽 역시 놀랐는지 냐투리가 튀어나왔다.

 

라는 냐투리 안 쓰지.

 

얼굴도 몸도 말투도 잘 삶은 달걀처럼 매끈매끈...

 

이미 애도 둘 있습니다.”

 

뭐다냐!”

 

, 조용히 해라냐... ...실례했습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그렇지만 냐투리를 쓰면 그건 그것대로 귀여울 것 같... 아니, 틀림없이 귀여워.

 

보통은 놀라거나 해야 냐 소리를 내는 것 같은데 라는 어지간해서는 놀라지 않으니까.

 

그리고 굳이 놀래키고 싶지도 않아.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거나 하면 날 볼 때마다 긴장할 거잖아? 안 되지.

 

하지만 라가 침대 위에 동그랗게 몸을 말고 있다던가... 그런데 보들보들한 꼬리를 살랑거린다던가... 그런데 졸린 듯이 눈을 깜박깜박 한다던가... 그러다가 눈이 마주친다던가... 하품을 한다던가, 고롱거리면서 배를 위로 하고 눕는다던가... 그러다가 냐- 한다던가...

 

어느샌가 미코테 둘은 떠나고 없었지만 퀸타페드는 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꼬리가 무의식의 발로처럼 물결쳤다.

 

그 무의식은 꼬리와 뾰족한 끝을 무디게 할 생각도 않고 마룻바닥을 탕, 내리치기까지 했다.

 

저 사람 한 잔도 다 안 마시고 취했네!라며 점원이 뛰어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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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귈까?

2024. 7. 9. 00:30 | Posted by 호랑이!!!

 

 

A는 신나게 총질을 하다 차가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생각이 미쳤다.

 

잘 빠진 제 발이 액셀을 밟고 있으니 차야 어떻게든 구를 터지만 그 달리는 것은 제법 안정적이었다.

 

흔들림없는 총구가 그것을 증명한다.

 

여유부릴 때는 아니지만 옆을 흘끗 보자 태연한 얼굴로 운전대를 잡은 B가 있었다.

 

조수석에서 안전벨트까지 차고 잡은 터라 영 불편해 보였지만 표정만은 여느 때처럼 조금 짜증스러워 보이는 그대로였다.

 

상황이 정리되고 A의 비서인 C가 모는 차와 약속한 곳에서 만나게 되자 A는 손수 B의 차 문을 열고 손을 내밀었다.

 

B는 여전히 내키지 않는다는 듯 미간을 구깃 구겨놓았지만 그런 표정을 하고서도 A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다.

 

A는 차에서 내려 따라오는 차가 있는지 뒤를 살피는 B를 관찰했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몸짓이군.

 

이런 일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A가 더 잘 알았다.

 

총을 딱히 두려워하지는 않았지만 그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불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에 더 가까웠다.

 

아픔도 느끼고, 그렇다면 두려움도 있을 터.

 

하지만 이건 제법.

 

B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A와 눈을 마주치더니 피곤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A는 그 눈빛을 받고 더없이 활짝 웃었다.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사양 말고 더 먹어.”

 

B는 자신의 잔에 와인이 차오르는 걸 감흥없는 눈으로 보았다.

 

남들이 뭐라고 하건 B는 스스로를 퍽 단순한 인간으로 생각했다.

 

한 병에 월급 두 달 치인 와인이건, 여태 평생 올 일 없었던 라운지에서 음식을 대접받건.

 

특별히 해가 가해지는 것도 아니다보니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어서 먹어봐. 잘라놨어.”

 

대체 언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것을 멈추고 B는 깔끔하게 잘린 튀김...같은 것을 입에 넣었다.

 

...이건 맛있네.

 

건너편에 앉은 A가 어쩐지 기분 나쁘게 웃고 있었지만 B는 거기 신경쓰지 않기로 하고 잠시 음식에 감탄했다.

 

음식을 배 채우는 이상의 용도로 생각해본 적은 적은데.

 

다음 몇 조각을 입에 묵묵히 밀어넣는데 A가 와인을 삼키더니 냅킨으로 입가를 닦았다.

 

그럼 이건 용건인데, 내 회사에서 일하는 거 어때.”

 

싫어요.”

 

바삭.

 

월급 두 배. 연차도 두 배로 줄게.”

 

어제 한국에서 총격전을 보게 해놓고 승낙할거라고 생각합니까?”

 

이럴수가, 연애할 때도 이렇게 마음 쓴 적은 없는데.

 

당신이 하는 건 연애가 아니니까 그렇죠.

 

그렇게 핀잔을 준 B는 와인으로 입가심하고 잔을 내려놓으려다 다시 들어올려 한 모금을 더 마셨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럼 일자리는 왜 거절하는데?”

 

합법적이고 안전한 데서 일하고 싶습니다.”

 

합법적이고 안전한 일 하게 해 줄게.”

 

연차에 월급 두 배.

 

당연히 어제의 그런 위험한 일 시키려고 그러나?했건만 그조차 아니었다.

 

입막음인가? 하지만 그래 보이지도 않는데.

 

그럼 당신이 얻는 이득은 뭐가 있습니까?”

 

글쎄... 나랑 연애할까? 나는 B한테 좋은 일자리를 주고, B는 나랑 연애를 하는 거지.”

 

B는 여전히 싱글거리는 A를 빤히 쳐다보다가 결국 결론을 내렸다.

 

부자 놈의 이상한 취미 같은 건가보다.

 

만화책에서도 보면 돈이 너무 많은 재벌 같은 사람은 거대한 데스 게임도 만들고 이상한 쇼 프로그램 같은 것도 만들고 하지 않던가.

 

사람 죽는 것보단 연애 쪽이 차라리 온건한 편이긴 하겠지.

 

B는 으깬 감자를 삼켰다.

 

그럽시다.”

 

! 좋아. 그럼 계약서부터 쓸까?”

 

그럼 취직 쪽부터 쓰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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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님... ...”

 

“...형제님...”

 

어딘가 곤란한 듯, 망설이는 듯이 부르는 소리에 크나트는 길게 하품했다.

 

“...으응... 달링...?”

 

“...이 새벽에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으으음...”

 

크나트는 제대로 눈뜨지도 않고 얇은 허리를 더듬었다.

 

그러나 율리안은 넓적한 손이 닿자 조금 움찔했을 뿐, 피하지도 야단치지도 않아서 크나트는 손등으로 눈가를 꾹꾹 문지르다 슬며시 한쪽 눈을 떴다.

 

야한 상황인가?”

 

“...아닙니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달빛에 곤란해보이는 얼굴 윤곽이 드러난다.

 

이런데 왜 야한 상황이 아니지? 크나트는 반쯤 몸을 일으킨 율리안을 다시 살펴보았지만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었다.

 

시선을 돌려 시계를 확인하였더니 새벽 네 시.

 

네 시에 율리안이 자신을 깨울 일이 있나?

 

역시 야한 상황 아니야?

 

섰어?”

 

“...아닙니다. 그게... 이 시간에 정말 실례되는 이야기지만... 갑자기 폰 프라이모에서 파는 칠리 프라이즈가 너무 먹고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안 될까요?”

 

칠리 프라이즈 맛있지.

 

감자튀김에 새콤달콤한 칠리 소스를 듬뿍 뿌리고 두 가지 치즈를 쌓아서 오븐에 녹여 준다고.

 

율리안은 거기에 다진 고기를 추가하는 걸 좋아하지.

 

몇 유로 더 내면 나초도 먹을 수 있고.

 

세트로 된 것을 시키면 맥주나 탄산음료도 마실 수 있었다.

 

이 새벽에 갑자기 먹고 싶어서 눈을 뜨다니, 건강하기도 하지.

 

그보다 율리안이 뭔가 먹고 싶다고 자신을 깨우다니 기특도 하고,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그 율리안이 이 시간에 심지어 자신을 깨워서 말을 하겠어.

 

크나트는 대충 바지를 꿰어 입고는 자동차 열쇠를 꺼냈다.

 

폰 프라이모가 24시간 영업이라 다행이다.

 

차로 30분만 가면 되니 전화로 주문만이라도 먼저 해 둘까.

 

이전번에도 잘 먹는다 싶더라니 역시 마음에 든 모양이지.

 

슬쩍 돌아보았더니 율리안은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율리안은 큰 손이 덥썩, 제 뺨을 잡고 이마에 입맞추는 것을 가만 두었다.

 

잘 관리된 자동차는 이 새벽에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 볼륨으로 시동이 걸리더니 스르르 떠났다.

 

이 새벽에 갑자기 그런 게 너무 먹고 싶어지다니.

 

면목이 없는 걸.

 

율리안은 멋쩍은 얼굴로 몸을 일으킨 채 헝클어진 침대를 정리했다.

 

다녀오는 데에는 거의 한 시간 정도 걸리니까... 지금은 일어나서 방 정리도 조금 하고 식탁도 미리 차려 놔야-

 

하암, 율리안은 하품을 했다.

 

테이블 매트만 미리 깔아 두고...

 

삼십분만 자고 일어나자 역시.

 

율리안은 일어나려던 자세 그대로 다시 푹신한 베개 위로 쓰러졌다.

 

 

 

 

 

한 손에는 폰 프라이모의 로고가 찍힌 비닐봉지를 든 채, 크나트는 불 꺼진 집 안으로 들어섰다.

 

율리안이 자신을 내보내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혹시 필요한 것이 음식 같은 게 아니라 자신을 집 밖으로 내보내는 일 그 자체였나?

 

크나트의 손이 품 속의 너클로 향했다.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게 칠리 프라이즈를 식탁 위에 조용히 내려놓고, 크나트는 안방 문을 열었다.

 

끼이익 소리 하나 없이 열린 문 안은 자신이 나가기 전과 거의 같았다.

 

잘 닫힌 커튼.

 

천장에 잘 매달린 커다란 텔레비전, 마찬가지로 잘 닫힌 욕실 문.

 

조금 더 문을 열면 멀쩡한 침대가 보이고, 그 위에 엎어진 율리안이-

 

달링?”

 

급히 다가가면 숨을 쉬고 있다.

 

덧붙여서 그저 잠든 것 뿐인 것 같고.

 

한동안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크나트는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표정을 짓더니 냉큼 율리안을 바르게 눕혔다.

 

그 서슬에 깬 율리안은 길게 하품을 하다가 자신이 사람을 새벽에 내보내놓고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잠들었다는 것에 화다닥 일어나 앉았다.

 

, 죄송합니다. 얼른 식탁이라도 차리겠습-”

 

누워있도록 해. 당장.”

 

아닙니다. 혼자 잠들다니 면목이 없습니다.”

 

율리안은 얼굴을 벅벅 문지르며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뜨뜻한 손이 자신을 눕히자 반쯤 뜬 눈으로 진지해 보이는 크나트를 올려다보았다.

 

프라이모는 데워 줄테니 내일... 자고 일어나서 먹도록 해.”

 

“...그렇다면 정말 죄송하지만 먼저 수면을... 하아암. 저도 왜 갑자기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임신 초기에는 잠도 많이 오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니까. 걱정 말고 자.”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것은 자연스러운... ...뭐라고요?”

 

 

임시

2024. 4. 15.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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