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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져/마틴] 도도새님 썰을 보고

2018. 1. 10. 03:11 | Posted by 호랑이!!!

그럼 이것으로 오늘 회의는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벨져는 회의록 정리랑 프린트 정리 좀 해줘. 혼자서는 무리니까... 보자...”

 

마틴은 회장과 눈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다.

 

왠지 벨져랑 마틴은 전혀 안 친해진단 말이지, 마틴은 좋은 애인데!’

 

그러는 회장이야말로 좋은 사람이란 말이지.

 

마틴, 좀 도와줄래?”

 

그렇지만 친해지지 않는 이유는 좀 다른 것 같다.

 

도움 따위 필요 없다.”

 

도움을 줄 상대가 자신이라는 것에 칼같이 잘라내는 저 말을 보라.

 

그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반 안에서 학생들의 머릿속에서는 비슷비슷한 말들이 떠올랐고 한 마디로 요약을 하자면 아마도 이 정도일 것이다.

 

둘째홀든 정말 마틴 싫어하나보다...’

 

그리고 몇 가지 더 건져내 보자면 이렇다.

 

인사할 때 손도 안 잡으려고 했지

 

도움은 죽어도 안 받으려고 하고

 

그래서 이글 도와주러 가니까 뒤에서 엄청 노려보던데

 

마틴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거 그러니까 전부 오해라구요.

 

그렇지만 벨져가 싫어할테니 그게 오해라고 자신이 해명할 수도 없다.

 

그래도 그거 혼자서 하기는 힘들 테니까요. 제가 남을게요.”

 

좋아, 그럼 해산!”

 

회장이 그렇게 선언하자 사람들은 제각기 가방을 싸서 밖으로 나갔다.

 

벨져는 회장의 뒤통수를 째려보다가 마틴이 다가오자 고개를 돌렸다.

 

나 하나면 되니 너는 집에 가도 좋다.”

 

일 시키기 싫으니까 가라

 

보기도 차갑고 듣기도 차갑지만 이대로 순순히 가버리기에는 책상 위에 놓인 종이가 산더미같이 많다.

 

그렇지만 그냥 앉아서 돕겠다고 하기에는 쫓겨났던 경험도 있고.

 

다행스럽게도 마틴은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지도 알고 있었다.

 

고개를 조금 숙이고, 목소리 톤은 조금 낮게, 시선은 아래로.

 

제가 방해가 되나요?”

 

그건 아니다!”

 

그럼, 짐일까요?”

 

그렇지 않다!”

 

그럼...”

 

도와라!”

 

옳지.

 

마틴은 종이와 호치케스를 들었다.

 

돕겠습니다!”

 

평소와 똑같은 냉랭한 얼굴 아래에서, 마틴은 아뿔싸, 하고 놀라는 얼굴을 보아 버렸다.

 

내심 웃으면서 종이를 정리하는데 교실 문이 드르륵 열리고 이글이 들어왔다.

 

안녕! 귀여운 이글이 왔습니다!”

 

벨져의 몸도 마음도 냉점으로 내려가는 것도 보인다.

 

가라.”

 

거 무슨 섭한 말씀~ 벨져 형이 매일매일 마틴한테 딱딱하게 구니까 착한 동생인 내가 둘 사이를 봄날처럼 포근~하게 만들어주려고 온 거 아니겠어?”

 

저도 왔습니다.”

 

까미유 데샹, 너는 왜...”

 

까미유의 뒤에서 한 사람이 더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들어온다.

 

바레타로군.”

 

그 뒤로 토마스가 지나가고 하랑이 지나가고 루시에 티엔이 뒤를 잇는다.

 

한 사람이 들어오면 그 사람의 뒤를 이어 한 사람이 더 들어오고 그럴수록 교실은 더 소란스러워 진다.

 

해야 하는 일에는 손도 대지 못 했는데 벨져의 마음속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이 보여서.

 

마틴은 웃었다.

 

뭐냐 챌피.”

 

그리고 이어.

 

벨져가 자신을 보고 하는 생각에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어떻게 사람들은 저 사람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