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호랑이!!!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크더건/미론] 납치

2017. 12. 11. 22:19 | Posted by 호랑이!!!

미론은 널찍하고 푹신한 침대에서 눈을 떴다.

 

이렇게 푹신한 침대는 집 뛰쳐나오고는 누워보지 못했는데, 여기가 어디야?

 

어슴푸레하게 들어오는 빛은 희미한 윤곽만 보여줄 뿐이라 미론은 우선 방안을 살펴보기로 했다.

 

침대 옆에는 달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작은 창문이 하나고.

 

전방 3미터 좌측에 문이 하나.

 

우측에 벽이 있기는 하지만... 진짜 벽은 아니고 칸막이인 것 같군.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만져보자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는 있지만 부수려고 하면 부술 수 있을 것 같았다.

 

칸막이에 등을 붙이고 천천히 앞으로 가자 정면 벽에 붙은 커다랗고 반들반들한 것이 점점 가까워진다.

 

손으로 더듬어보자 널찍하고, 판판하고, 익숙하게 매끈매끈하다.

 

“TV...?”

 

그 오른쪽 아래, 벽에는 스위치가 두 개 붙어있다.

 

이게 무슨 스위치인지, 왜 여기 달려있는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지만 당장은 눌러도 괜찮으리라 판단하고 위의 것을 누르자 침대가 있는 쪽 불이 켜졌다.

 

딸깍, 아래쪽 스위치를 누르자 칸막이 너머에 불이 켜진다.

 

칸막이 너머에는 커다란 문이 하나 있었고 벽에는 작은... 우편물을 넣는 문 같은 것이 허리쯤 되는 위치에 뚫려 있다.

 

그 외에는 두세사람이 앉기 좋아 보이는 둥그런 식탁이 하나.

 

그리고 식탁의 크기에 비해 턱없이 적어보이는 의자가 하나.

 

미론은 커다란 문으로 다가갔다.

 

나무로 파도같은 무늬가 있는 틀을 만들기는 했지만 주 재료는 유리.

 

바짝 붙어 건너편을 보려고 애를 쓰니 무언가 반짝거리는 너른 것이 간신히 감지되었다.

 

저 반짝임은 물인데.

 

바다위에 있는 수상 가옥인지 뭔지인가.

 

설마 전 주교가 자신을 예뻐했다는 이유로 마약이나 주교에 대해 묻기 위해 납치했나?

 

미론은 품을 더듬었다.

 

가지고 다니던 핸드폰도 가져가다니, 제법 철저하군!

 

다시 침대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니 아까는 보지 못했던 작은 탁자가 침대 옆에 있었다.

 

그 위에는 검고 둥근 기계가 하나, 또 리모컨이 하나.

 

미론은 리모컨을 들어 TV를 켰다.

 

누군가 녹화한 것 같은 영상이 준비되어 있었고 순간적으로 미론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X에 나오는 것 같아

 

역시 인형탈인가. 그것밖에 없겠지.

 

무슨 잔인한 선택지가 나오려나.

 

침을 꿀꺽 삼키고, 미론은 재생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소리를 질렀다.

 

크나트씨!?”

 

[잘잤니, 로니?]

 

크나트씨가 저 납치한거예요!?”

 

[내가 널 납치했단다]

 

납치했다고 말하지마! 납치했지만!

 

또 무슨 이상한 짓을 하는 겁니까?’

 

그렇게 산뜻한 표정이라니!

 

내가 나오는 섹시한 비디오 촬영. 같이 할래, 율리안?’

 

...아니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됐습니다

 

[...지금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

 

왜 납치한 건데요!?”

 

[내가 널 납치한 이유는]

 

미리 녹화했을 것이 분명한 영상이건만 묘하게 대화가 된다.

 

역시 약인가? 카포의 명령?

 

어쩌면 크나트씨니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빼돌렸을지도 모르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중, 영상 속 크나트가 입을 열었다.

 

[밥을 좀 먹이려고란다]

 

미쳤어요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