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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X양슈]To.계단에서 넘어짐(님의 자캐커플)

2017. 4. 3. 03:22 | Posted by 호랑이!!!

그래, 그렇게. 잘하고 있어.”

 

생각보다 힘이 더 드니? 그럼 천천히... 괜찮아.”

 

힘이 들 때는 천천히.

 

상냥하게 속삭이는 소리는 오히려 그를 실망하게 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들게 한다.

 

비록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간간히 들렸지만 거기 신경이 미치기 전에 들리는 속삭임에, 양슈는 실톱을 잡은 손에 힘을 더 주었다.

 

얇은 막 같은 피부에 톱날을 대고 부드럽게 쓱 밀면 마치 갓 만든 푸딩을 자르듯 약간의 저항감이 느껴졌다가 녹아내리듯 살이 갈라진다.

 

...사실 그보다는 조금 더 저항감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잘 잘린다는 것에는 변함없지.

 

이것이 이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면 역시 어딘가 군침이 돈다.

 

따뜻하고, 육즙이 있고, 피 때문에 짭짤할 것 같고.

 

잘라지는 날 아래의 감각으로 미루어 짐작하자면 부드럽고 연하겠지.

 

그러다 날은 석회석 덩어리 같은 뼈에 닿는다.

 

잠깐 자르기 전에, 양슈는 고개를 들었다.

 

, 떻게... 해야 해?”

 

, 다리, 머리, 몸통?

 

아니면 뼈, , , 내장?

 

, 다리, 몸통으로. 팔다리를 분리할 때 내가 주의하라고 말했던 게 있는 것 같은데?”

 

그러자 양슈는 손에 든 실톱을 내려다보았다.

 

“...관절에 날을 넣어서...”

 

그래, 보기보다 똑똑하구나.”

 

늘어진 손을 잡아당기자 테이블 위의 몸뚱어리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그 위에 새로 사람을 올리고, 스윗은 양슈의 손을 잡았다.

 

이어질 아픔을 상상하듯 움찔하자 그는 귓가에 조곤조곤하게 속삭여주었다.

 

괜찮아, 다시 하면 되지. 그렇지?”

 

대답 대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열심히 했던 탓에 턱 아래로 땀이 맺혀 손으로 문질렀다.

 

셔터를 내린 어두운 꽃집 안에서 빛이 나는 것은 꽃의 시체가 상하지 않게 차가운 김을 내뿜는 냉동고뿐.

 

그 희미한 빛에 비추어 안을 보자면 바닥에 생긴 웅덩이는 페인트처럼 짙은 붉은 색이고 엉망으로 흩어진 꽃은 하얗다.

 

양슈가 실톱을 대고 긋자 피가 튀었다.

 

, 살아있었나 보네.”

 

그럼 아팠을... ?”

 

괜찮을 거야. 어쨌든 이젠 아무것도 모를 테니까.”

 

하얀 꽃 위로 붉은 피가 번졌다.

 

양슈는 갓 잘라낸 머리를 들어 꽃 위로 가져갔다.

 

머리에서 떨어지는 피가 꽃을 덮었다.

 

빨갛게, 빨갛게.

 

하얀 것은 더러우니까, 다른 색으로 씻어야지.

 

피가 양슈의 몸을 타고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