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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2020. 9. 10. 01:43 | Posted by 호랑이!!!

 

 

이것 봐요!”

 

보송보송한 노란 머리카락에 사탕 같은 눈을 한 미코테가 손톱을 세워 페드의 옷소매를 긁었다.

 

가죽옷인데 괜찮은지 손을 잡아 이리저리 살피자 손은 그대로 맡겨놓고 라레타는 반지르르 예쁜 꼬리를 페드의 눈 앞에 흔들었다.

 

손톱이 어느 한 군데 까지거나 더럽혀지지 않고 무사한 것을 확인한 후 페드는 눈동자를 가운데로 움직여 제 코 앞에서 살랑거리는 꼬리를 보다가-

 

.

 

라레타의 손바닥에 이마를 막혔다.

 

동그랗게 뜬 눈에서는 보이지 않는 물음표가 보글거렸고 라레타는 페드를 막아냈다는 사실에 의기양양해져서 어깨를 쭈욱 폈다.

 

이거 봐! 또 물려고 했어!”

 

초록색과 파란색이 섞인 눈동자가 라레타의 모아진 눈썹으로 향했다.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봐요, 여기! 매일 무니까 여기 털이 납작해졌어!”

 

“...그렇씁, 니까?”

 

페드는 라레타의 꼬리를 받았다.

 

미세하게, 꼬리털이 납작 누워 있었다.

 

자주 입에 물기는 하지만!

 

털이 조금 납작해진 것도 알지만!

 

그렇지만 그러니까 매일매일 빗질해줬는데? 털결에 좋다는 것도 발라 주고?

 

페드는 급하게 빗을 꺼내다가 털을 빗질했다.

 

털이 보소송 일어났다.

 

하지만 그 털은 라레타가 훅! 불자 다시 챡! 누워버린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페드는 꼬리를 내려다보았다.

 

라레타의 심기를 알려주듯 꼬리는 비늘 돋힌 손 안에서 바스락 바스락 꾸물거렸지만 아까 페드의 움직임을 막아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는 덕분에 그렇게 움직임이 크지 않았고.

 

그것은 달리 말해.

 

캬아앙!!!”

 

페드가 꼬리를 물 틈을 주었다는 말이 된다.

 

가만 안 둬!”

 

, 그러다 다칩니다.”

 

가만 안 둬!!!”

 

말랑말랑한 몸이 페드의 어깨 위로 훅 뛰어올랐다.

 

페드는 몸을 숙이며 보들보들한 피부가 비늘에 긁히거나 바닥에 넘어지지 않도록 허리를 껴안았고 라레타는 그것을 방해로 여겼는지 바둥거리면서 페드의 등에 거꾸로 엎어져서 조금이라도 더 내려가기 위해 등을 긁었다.

 

장식 겸으로 붙인 가죽 조각이 바닥을 뒹굴고 등비늘에 손톱이 긁히자 페드는 냉큼 몸을 놓아주었다.

 

이때다! 하며 라레타는 그 특유의 유연함으로 거의 물구나무서다시피 다리로만 매달린 채 앞으로 손을 뻗었고, 비늘로 덮인 꼬리를 손에 넣었다!

 

페드는 라레타가 주저없이 그 꼬리를 입에 물자 화들짝 놀랐다.

 

라레타는 페드가 당황하자 더 신이 나서 꼬리를 물고 뜯고 온 몸으로 붙들었고 페드는 등 뒤에서 일어나는 일에 최대한 꼬리의 가시를 눕혀두려고 애쓰면서 고뇌했다.

 

꼬리.

 

전혀 아프지 않은데,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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