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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1.07 [루이스X트리비아] 달빛을 받으며
  2. 2014.10.29 [루이틀비<-토마] To.지민선배

[루이스X트리비아] 달빛을 받으며

2014. 11. 7. 04:21 | Posted by 호랑이!!!

그것은 아주 차가운 겨울의 달밤이었다.

 

나뭇가지마다 쌓인 눈은 달빛을 받아 반짝였고 좁은 거리마다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는 사람을 추운 거리에서 따뜻한 집, 지붕과 벽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몰아넣기 충분했다.

 

사람들은 커튼을 치거나, 커튼이 없어도 창문 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그런 겨울밤에 트리비아와 루이스는 밖으로 나왔다.

 

호수는 스케이트 타기 좋을 정도로 두텁게 얼음이 얼어붙었고 낙엽은 이미 다 져버려 오랫동안 거리를 걷는다고 해도 낙엽이 얼굴에 불쾌하게 달라붙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루이스는 수 백년쯤 전에 기사들이 머리에 꽃을 꽂은 아가씨들에게 그러했듯 허리를 숙이고 팔을 뻗어 트리비아의 손을 청했다.

 

우아하게 그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은 트리비아는 루이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얼음판 위로 한 걸음을 내딛었다.

 

나뭇가지, , 벤치와 가로등 위로 내려앉은 눈은 아름답게 반짝였고 차가운 바람은 베일처럼 그들을 감쌌다.

 

눈이 반사하는 빛을 받으며 그들은 얼어버린 호수 가운데로 천천히 미끄러졌다.

 

호수 가운데, 트리비아와 루이스는 손을 잡고 한 바퀴를 돌았고 문득 좁은 골목을 빠져나온 돌풍을 받아 트리비아의 날개가 펼쳐졌다.

 

왈츠를 추듯 잡은 손을 뻗고 다른 손은 서로의 허리에 감긴다.

 

트리비아의 발끝이 얼음을 스치며 그들은 얼마 전 눈이 와 구름이 적은 하늘로 떠올랐다.

 

달은 하얗고, 차갑지만 밝게 빛나고 있었다.

 

엷은 구름이 마치 무도회의 무대처럼 퍼져 있었다.

 

진주와 장미로 장식한 드레스도 아니었고 여러 겹 격식을 갖춘 예복도 아니었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었다.

 

구름이 퍼진 그 가운데에서 그들은 날이 밝을 때까지, 샹들리에와 벽의 촛불 대신 걸린 수많은 별빛을 받으며 들리지 않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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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틀비<-토마] To.지민선배

2014. 10. 29. 22:33 | Posted by 호랑이!!!

토마스는 커다란 갈색 봉투를 안고 있었다.

 

봉투 안에는 오늘 장봐온 물품들이 가득했다.

 

어디보자... 휴톤씨랑 도일씨랑 레베카씨는 맥주... 이건 냉장고에 넣어야지.”

 

냉장고 맨 윗칸 오른쪽에 맥주 넣어놨어요 -토마스

 

친절하게 메모까지 해서 붙여놓고는 목록의 그 다음을 읽었다.

 

레이튼씨는 나사 몇 개...”

 

나이오비씨는 새로 나온 수학 잡지 한 권...”

 

나사는 공구통 옆에, 수학 잡지는 책상 위에.

 

이글형이 얘기했던 머리끈을 가져다주고 트리비아가 주문한 스타킹을 방 침대에다 올려놓은 뒤 방에서 나오며 토마스는 루이스를 찾았다.

 

선배- 얘기하셨던 공책이랑 펜 사 왔어요.”

 

수고했어, 그거 책상 위에 좀 놔줘.”

 

루이스의 방 책상에 새 공책과 펜을 내려놓던 토마스는 아직 갈색 봉투에 뭔가가 많이 들어있다는 것을 깨닫고 안에 든 것을 꺼내보았다.

 

피터가 좋아하는 푸딩이었다.

 

, 맞다. 아직 피터한테 안 다녀왔네... 화내겠다.”

 

토마스.”

 

선배, 오늘 피터, 얌전히 있었어요? 오늘 장보는데 데려가지 않았다고 삐졌겠지만... 계속 안 보이는걸로 봐서 어디 숨어...”

 

있을 리 없었다.

 

루이스는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토마스의 앞에 서 있었다.

 

토마스...”

 

“....”

 

토마스는 억지로 웃으려는 듯 입꼬리를 올렸지만 얼굴은 잔뜩 찡그려져 있었다.

 

“...할 수 없죠, 엘리나 줘야지.”

 

과자 많이 사왔다고 엘리가 좋아하겠네요~

 

루이스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가 친근하게, 토마스의 등을 두드렸다.

 

오늘 저녁에, 내 방에 와서 잘래?”

 

, 그래도 돼요?”

 

그래.”

 

토마스는 여전히 우는지 웃는지 모를 표정으로 엘리한테 과자를 전해주러 방 밖으로 나갔고 트리비아는 토마스와 엇갈려 방에 들어왔다.

 

자기, 또 토마스를 재워주는거야?”

 

“...할 수 없잖아. 내 잘못이었으니까.”

 

풀죽은 애인의 머리를 쓸어넘겨주며 트리비아는 생각했다.

 

그 토마스 스티븐슨이라면 아직 어린 피터 모나헌을 한창 싸우는 중인 루이스 앞으로 슬쩍 밀어넣는 일 정도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그리고 그 때 보았던, 웃는 얼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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