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제 저한테도 평화로운 아침 시간을 달라구요!”
“뭘 그 정도로 그래~ 오늘은 별일 없었잖아?”
“별-일- 없었다구요? 우편물을 전부 다시 분리해서 하나하나 전교생에게 가져다 준 데다 부엉이들이 다친게 별일이 아니예요? 후플푸프 애들도 여럿 다쳤다구요!”
“부엉이 발톱에 좀 긁힌 거 가지고 호들갑 떨긴.”
후플푸프 애들은 이제 래번클로의 ‘이글 홀든’하면 치를 떤다구요! 아무리 착한 애들이지만 이대로 가면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처럼 사이가 나빠질 것...
이글은 이어지는 잔소리에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비적거리는데 지나가던 루이스와 마주쳤다.
“안녕, 오늘도 수고하네 반장.”
“수고라뇨, 뭐 수고랄 것 까지는... 루이스 선배도 작년에 반장이셨잖아요.”
허어.
이글은 순식간에 변신해 수줍어하는 토마스를 보았다.
하기사, 이글은 알고 있었다.
작년에 루이스가 그리핀도르의 반장을 지낸 이후 토마스가 얼마나 반장을 하고 싶어 했는지.
그리고 올해 은색의 P배지가 반장 임명장과 함께 도착하였을 때 얼마나 기뻐하였는지도.
그래도 이거 너무하네, 아까까지 자신한테 딱 붙어 잔소리를 퍼붓던 토마스는 어디로 가고 이렇게 수줍어하는 새댁같은 녀석이 왔냐.
“토마스, 얼굴 빨개졌다.”
“윽, 아니, 이건... 그냥 더워서...”
“이제 11월인데?”
손부채질을 하는 토마스를 삐딱하게 놀려대자 루이스는 둘의 어깨를 툭툭 쳤다.
“수고해, 토마스 반장. 이글 너도 토마스 그만 고생시키고.”
루이스가 떠나자 이글 홀든은 입술을 삐죽 거렸다.
“수고해 토마스 반장~?”
이글은 멀어져가는 루이스 쪽으로 혀를 내밀었다.
“들었죠? 저 좀 그만 고생시키라고 하잖아요.”
“흥, 꼭 갓 결혼한 새신랑한테 하는 말 같네.”
“전 이글 형 아니어도 할 일이 많다구요.”
토마스는 이글의 말을 못들은체 하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토마스 형.”
그때 저쪽에서 걸어오는 1학년 꼬마가 보였다.
초록색 머리에 하얗게 타들어간 눈.
미쉘 모나헌의 동생으로 홀해 입학한 1학년생이었다.
“반장에, 퀴디치 선수에, 보모라니 거 바쁘겠네.”
“형이 사고만 안 치면 토마스 형 일도 반으로 줄어들 거야. 망나니 형.”
그러더니 토마스의 다리 뒤에 숨어서 보란 듯 토마스를 끌어안는다.
“그건 네 얘기겠지, 하루종일 토마스한테 찰싹 붙어선.”
“내가 그런다고 기숙사 점수가 깎이거나 징계를 받지는 않아. 오늘 소동으로는 몇 점 깎았어? 5점? 10점?”
20점이었다.
토마스는 그만 하라는 듯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네, 거기까지. 피터, 수업 들어갈 준비 다 했어?”
“응.”
“교과서?”
“넣었어.”
“양피지 두루말이.”
“있어.”
“잉크병, 깃펜은?”
피터는 대답 대신 가방을 열어 보여주었다.
“잘했어, 그럼 수업 잘 다녀와.”
“응, 형아도 잘 다녀와.”
얼씨구, 아주 훈훈하시다.
겉보기만으로는 우리 형제보다도 더 형제같으니 이게 바로 물이 피보다 진하다는 경우로구나.
이글은 피터와 눈이 마주치자 눈꺼풀을 까뒤집었다.
그리고 지나가는 피터한테 있는 힘껏 발을 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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