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안이 휴가를 받은 어느 날.
레오폴드는 자신이 손으로 집어 입으로 가져가는 것이 과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멈칫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 하나 살기에 충분한 크기의 원룸식 아파트.
현관을 들어서면 왼편으로는 부엌이 있고 오른편에는 텔레비전과 소파, 테이블이 있고 소파 뒤로는 침대가 있다.
그리고 그는 소파에 앉아서 그 앞 테이블에 놓인 과자 그릇에 가득 담긴 갓 구워진 쿠키를 들고 있었다.
‘...벌써 몇 개나 먹었더라?’
그릇 옆에는 먹다 남은 치킨이 든 상자와 빈 피자박스, 빈 맥주캔이 여러개나 있었다.
크림이 덕지덕지 묻은 게임기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오랫동안 방치한 텔레비전의 모니터는 까만 바탕에 초록색 글자로 <외부입력>이라는 글자가 깜박거렸다.
벌써 며칠이나 이런 생활을 한 거지?!
레오폴드는 과자를 입술로 물고 몇 번 우물거렸지만 머릿속이 혼돈의 도가니가 된 탓에 움직일 수 없었다.
운동도 하지 않고 이런거나 먹고, 야채도 과일도 피자에 토핑된 것 외에는 보지도 못하고.
아 세상에, 이런 폐인같은 생활이라니.
아무리 휴가의 진정한 재미가 불규칙한 생활이라지만 이건 건강에 안 좋잖아!
“레오? 과자, 맛없어요?”
레오폴드 에반스는 옆에서 들리는 소리에 그 원흉을 짐짓 노려보았다.
이런 설탕 중독 같으니.
이렇게나 야채도 과일도 섭취하지 않는데 영양 불균형으로 죽기는커녕 살도 찌지 않는다.
아마 이것은 자신이 열심히 잔소리를 해서겠지.
....아니면 신의 편애거나.
“레오, 아- 해봐요.”
멋모르고 입을 벌렸더니 물고있던 과자가 떨어졌다.
그걸 집어 다시 입으로 넣는데 발레리안 헌트는 아직 따끈한 과자를 여러개나 쥐더니 전부 레오, 그의 입으로 넣어 버리는 것이다.
“아에이아-?!”
손을 더듬자 주스병이 만져진다.
컵에 따르지도 않고 벌컥벌컥 마시는데 옆에서는 재밌다는 듯 깔깔거리고 웃는다.
레오폴드는 억지로 입에 든 것을 씹어 삼키더니 옆을 보고 한 마디 했다.
“오늘 식사는 샐러드만 줄 거예요.”
“레오?!”
'커뮤' 카테고리의 다른 글
[Ss어필] 엘커, 사망 (0) | 2015.06.29 |
---|---|
[럽토] 지아코베, 사망 (0) | 2015.06.28 |
[에러에게] 한가란과 트리거 (0) | 2015.06.09 |
[Ss어필] 엘커와 발레리안의 놀이동산 간 이야기 (0) | 2015.05.26 |
[to.복익님] 베르베르 (0) | 2015.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