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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에게] 한가란과 트리거

2015. 6. 9. 02:48 | Posted by 호랑이!!!

한가란.”

 

보스?”

 

꽃이야? 예쁘네~”

 

그 말에 한가란은 몸에서 자란 꽃 몇 송이를 꺾어다가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들고, 트리거는 짐짓 관심이 있는 양 향기를 맡아 보았다.

 

그래서, 네가 죽이고 싶다고 했던 사람은 누구야? 도와줄까?”

 

뭐가 필요해? ? 도구?

 

, 비밀(하트)입니다.”

 

한가란은 무표정으로 말 끝에 하트를 붙였다.

 

입술 앞에는 손가락까지 하나 대고.

 

뭐든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 도와줄게.”

 

그 말에 한가란은 무표정인 상태였지만 분위기만은 즐겁게 웃는모습으로 비쳤다.

 

그것도 트리거만 알아볼 수 있었겠지만.

 

정말?”

 

정말.”

 

재확인하듯 묻고, 마침내 한가란의 입꼬리는 트리거에게서 배운 것처럼 슬쩍 올라갔다.

 

저 웃었습니다.”

 

잘했어.”

 

칭찬, 머리를 쓰다듬고.

 

한가란은 자신의 몸에서 자라난 꽃송이를 슬쩍 쓰다듬었다.

 

==

보스, 저건 뭐예요?”

 

“‘저거라고 하면 안되지, 사람인데.”

 

근데 저거’, 말도 잘 안하고, 보스만 노려보고 있는데?”

 

연구소가 폭파되고 얼마 되지 않아, 딕토에는 멤버 하나가 더 늘었다.

 

그들의 보스가 손수 주워온 가운데가 검은 흰 머리에 자주색 눈의 남자.

 

고양이마냥 소파나 어딘가 푹신하고 따뜻하고 양지바른 곳에서 쪼그리거나 웅크린 자세로 이 쪽을 바라보는데.

 

진짜 고양이라면 귀엽기라도 하지, 다 큰 남자가 이쪽을 관찰하는 게 달가울 리 없다.

 

보스, 저 팬더 엄청 거슬린다고요!”

 

팬더 아냐, 인간이야.”

 

이거든 저거든! 하얗고 까만데!”

 

하얗고 까맣고 동양인이라고 팬더라고 하면 그거 인종차별 아냐?

 

트리거가 소심하게 태클을 걸었지만 상대는 아무렴 어때!하고 말았다.

 

그래도 보스인데, .

 

그럼 말이라도 하게 하면 되지!”

 

트리거는 한가란에게 척척 다가갔다.

 

해 드는 구석에 쌓아둔 쿠션에 몸을 기대고 이쪽을 바라보던 한가란은 시선을 올려서 반쯤 누운 그 자세 그대로 눈을 마주보았다.

 

안녕!”

 

“...”

 

“...안녕~”

 

“...”

 

트리거는 잠시 허리를 숙였던 것을 펴고, 양 허리에 손을 얹으며 설교라도 하듯 입을 열었다.

 

사람이 안녕, 하면 너도 안녕, 해야지!”

 

마지막에 소리가 조금 커졌더니, 한가란은 몸을 조금 뒤로 빼었다.

 

그에 트리거가 몸을 숙여서 조금 더 다가갔더니, 한가란은 조금 더 뒤로 몸을 뺀다.

 

한가란!”

 

그러자 몸을 기대던 베개까지 밀어내고 뒤로 파사사삭 물러난다.

 

, 구석이다.

 

트리거가 다가가서 다시 몸을 숙이자, 한가란은 뒤로 물러나려다 뒤가 막혔다는 것을 깨닫고.

 

너도 안녕~ 해주면 좋잖아? , 따라해봐. 안녕~”

 

한가란은 고개를 들고, 뒤로 빼었던 손을 앞으로 내었다.

 

악수라도 하려나, 트리거가 손을 내미는 순간 한가란은 주먹을 휘둘렀다.

 

, 보스! 맞을 뻔 했잖아요! 그 팬더, 역시 내다버리라니까!”

 

아 쫌! 냅둬!”

 

그 부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방을 나가버렸고, 트리거는 주머니를 뒤져 작은 막대사탕을 꺼냈다.

 

소리질러서 놀랐지? 애도 아니고, 이걸 보상으로 주는 건 좀 그렇지만.”

 

싫으려나, 하고 다시 주머니에 넣으려는 순간 손이 트리거의 손목을 잡았다.

 

“...안녕.”

 

?

 

트리거가 놀랄 짬도 없이, 한가란의 손은 그의 손에서 사탕을 가져갔다.

 

 

 

 

 

안녕~”

 

안녕하십니까.”

 

, 뭐야.”

 

트리거와 한가란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주고받자, 일전의 부하는 고개를 갸웃했다.

 

말 할 줄 알았네요? 저 팬더.”

 

안녕.”

 

, 쟤 방금 나한테는 반말했어!

 

그렇게 입을 열려고 하는데, 한가란은 불쑥 그의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팬더 아니고, 사람. 입니다.”

 

워 워.

 

부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가, 그들을 한 번 훑어보더니 자리를 떴다.

 

빨리도 길들였네, 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