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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어필] 엘커, 사망

2015. 6. 29. 01:17 | Posted by 호랑이!!!

안녕하세요!”

 

발레리안은 꽃집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기 꽃다발을 어머니께서 참 좋아하시더라.

 

오늘은 뭐가 좋을까- 백합? 장미?

 

섞어달라고 해야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안면을 익혀둔 꽃집 주인을 찾는데 꽃집 주인이 안 보인다.

 

오늘은 과자도 구워 왔는데.

 

엘커~ 엘커~? 어디 있어요?”

 

꽃을 다듬는 테이블 너머, 새 의자가 놓인 것이 보였다.

 

등받이가 넓적하고 커다란 거.

 

버드나무로 짠 건가? 예쁘다!

 

거기 다가갔더니 익숙한 사람이 누워 있는 게 보였다.

 

“...엘커, 자요...?”

 

작게 속삭였는데 조금도 반응하지 않는다.

 

“...엘커어-”

 

조금 목소리를 높여서.

 

그러나 일어나지는 않는다.

 

“...자나보네...”

 

꼬리를 늘어뜨리고 느릿하게 흔들었다.

 

더운 여름날에, 문을 열어둔 덕인지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이 불고.

 

무당벌레 한 마리가 위이잉 날아 들어오더니 엘커의 콧잔등에 앉았다.

 

, 벌레...”

 

발레리안은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벌레를 털어내다가 예상보다 세게 엘커의 코를 쳐 버렸다.

 

, , 죄송해요 엘커...!”

 

그러나 엘커는 미동도 않는다.

 

발레리안은 그것을 내려다보다, 안색이 창백해졌다.

 

엘커! 엘커!!! 엘커어어어어어어!!!!!!!!”

 

꿈쩍도 안 한다.

 

안돼, 엘커! 왜죠! 왜예요!!!”

 

갱 일 때려쳐서? 그래서 암살이라도 당한 거예요!?!?!???

 

발레리안은 열심히 엘커를 흔들었다.

 

 

 

 

 

 

엘커는 눈을 떴다.

 

감기약 때문인지 정말 너무 푹 잤다.

 

어두운데, 밤인가?

 

... 가게 문 열어놓고 자 버렸는데... 도둑 들지는 않았겠지.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다.

 

코 끝에 백묵 냄새가 스쳤다.

 

... 뻐근하다...”

 

우당탕.

 

뭔가 넘어지고 어질러지는 소리가 났다.

 

뭐지?! 도둑인가?!

 

주위를 둘러봤더니, 제 실루엣을 따라 분필이 그어져 있고, 주위에는 노란색 접근금지 테이프가 둘러쳐져 있었다.

 

“...발레리안...?”

 

, 엘커?!”

 

눈가가 빨갛게 되어서, 운 것이 분명해 보이는 발레리안이 다른 가게 리본이 달린 국화 화분을 들고 있었다.

 

그건 뭐예요?”

 

, 선물...?”

 

“...여기 꽃집이예요, 발레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