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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il] 니키타/이화 - 형제라면

2015. 7. 16. 15:54 | Posted by 호랑이!!!

교도소에서 보내는 편지는 보내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니키타 네를린, 현재 복역 중인 죄수는 아주 오래 전에 알게 된 동생뻘 친구에게 하나, , 도합 여섯장의 편지를 적어 부쳤다.

 

그리고 그것이 장장 삼 개월 지나서.

 

이화는 편지를 받았다.

 

기억이 사라졌는데.

 

교도소에서 편지가 온다.

 

이 사람은 누굴까, 예전의 는 조직폭력단에라도 들어있었던 걸까.

 

니키타는 무슨 드라마 이름 같은 이름인데, 여자인가? 글씨체가 부드러운걸 봐서는 여자야.

 

이화는 편지 마지막 줄을 손가락으로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었다.

 

아주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한 번 놀러와

 

놀러오라니, 교도소로?

 

뭘 가져가지? 뭘 입어야 하지? 기억 잃었다고 얘기를 해야 할까?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가, 마침내 이화는 한 손에 초콜릿이라던가, 여성들에게 인기 있다는 로맨스 소설까지 한 권 사서 들고 왔다.

 

저기... 오늘 면회 오겠다고 했던 이화인데요.”

 

그러자 무뚝뚝해 보이는 간수가 이쪽이라며 안내해주었다.

 

면회는 투명한 부스 안에서 이루어졌는데 감시를 위해서라며 그 간수는 안으로 들어와 구석의 의자에 앉았다.

 

편지를 교환했던 그 사람이 곧 온다니.

 

내용이랑 말투만 봐서는 키 크고 파마한 금발에 예쁜 누나일까.

 

두근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심호흡을 하는데 문이 열렸다.

 

들어온 것은 까만색에 가까운 갈색 머리 남자.

 

오오, 키 크다.

 

곱슬 머리? 파마 머리인가? 이제 거의 다 풀렸네.

 

밤색 머리고, 여기서 간수 하기에는 엄청 부드러워 보이는 인상인데-

 

키는 크지만, 하고 덧붙이는데 뭔가 이상하다.

 

옷이, 옷이 주황색 죄수복이야.

 

이화!”

 

꽤 반가워 보이는 표정으로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

 

금발 파란눈 170cm의 누나의 환상이 쨍그랑 쨍그랑 깨진다.

 

니키타... 네를린씨?”

 

왜 그렇게 어색해. 하하, 오랜만이야.”

 

니키타는 팔을 활짝 벌려 와락 끌어안았다.

 

잘 지냈어? 어때, 뭐하고 지냈어? 감옥 밖 얘기 좀 해줘.”

 

다행히도, 서로 좋지 못한 사이는 아닌 것 같다.

 

앉지도 않고 선 채로 밖에서는 지내기가 이렇고, 저렇고, 얘기하다가 니키타가 예전 얘기를 할 것 같아, 이화는 먼저 입을 열었다.

 

제가 약을 잘못 먹어서 예전 기억이 없어요.”

 

니키타의 얼굴이 웃는 그대로 굳었다. 일순이지만.

 

그리고 의자를 뒤로 당기더니 털석 주저앉았다.

 

“...교도소에서 오라는 편지가 왔다고 냉큼 오면 어떡해.”

 

내가 마약왕이고 연쇄살인범이고... 연쇄살인범은 맞지만, 아무튼 그래서 너한테 몹쓸 짓을 시키거나 하려고 하면 어쩌려고 이렇게 온 거야? 어디 중국이라던가 러시아에서 편지가 와도 무시하기 어렵지 않은데, 다른 곳도 아니고 교도소라고 교도소! 내가 뭐하는 사람일 줄 알고? 그냥 그대로 눈 딱 감고 편지를 태워버리고 그런 일 없다는 듯이 모른체하면 되었을 거 아냐? 예전부터 스스로를 좀 아끼라고 했더니 이거 하나도 안 변했어 아주.

 

니키타가 다다다 잔소리를 하자 이화는 양 손을 들어 귀를 막았다.

 

하하.

 

니키타는 어이없다는 듯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억 돌아오면 찾아와, 아마 그때까지도 있을 것 같으니까.”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요?”

 

이화를 한 번 보고, 니키타는 여느 때처럼의 웃는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교도소도 국가 시스템이라고, 내가 모르는 내 이야기도 있더라고.”

 

너랑 나, 라고 하는 듯이 손가락으로 이화 쪽을 가리켰다가 자신 쪽을 가리킨다.

 

형제.”

 

, 눈 동그랗게 변했다.

 

니키타는 조심조심 손으로 이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저씨... 아니, ...?”

 

아저씨.”

 

아저씨, 덧붙이고 니키타는 다시 이화의 머리를 헝클어뜨려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