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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판14/모험가와 토르당이 나옴] 스포 조심

2018. 7. 20. 04:37 | Posted by 호랑이!!!

, 이슈가르드의 급격한 기후 변화에 대해서는 몇 번이나 들었지만... 직접 겪는 것은 역시 다르군... 정마, , ... 먓취!!!!”

 

괜찮으신가용!?”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그 말조차 코맹맹이 소리다.

 

그럼 저 쪽은 내가 갈 테니까 알피노는 쉬고 있어.”

 

저는 주점에 가보겠습니당, 알피노님을 잘 부탁드려용!”

 

자네들이 고생하는데 나 혼자 따뜻한 곳에... 에에, 에취이!”

 

고집을 부리던 알피노였지만 날씨가 눈보라로 바뀌기 시작하자 결국에는 울상으로 포르탕 저택에 들어갔다.

 

걱정 말게 맹우여! 잘 다녀오게!”

 

오르슈팡의 배웅을 뒤로하며 단단한 빙하는 길을 걸었다.

 

일단 볼일이 신학원이라고 했지.

 

포르탕 가에서 위쪽으로 쭉 올라가면 열두 기사상이 있고, 웅장하고 커다란 그 사이를 걸어가면 방패 모양 광장이 나온다.

 

눈보라가 치는 날씨에도 흐르는 물은 얼지 않아서 혹시 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래서 단단한 빙하는 장갑을 벗고 물에 손을 풍덩 담갔다.

 

으앗, 차거!”

 

그렇지만 역시 물이고, 물은 젖는다.

 

단단한 빙하는 습관적으로 손을 옷에 문질러서 물기를 닦아내려고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빙하가 입은 것은 갑주였고, 그것도 눈보라에 몹시 차가워진 갑주였다.

 

그 차가운 갑주에 손을 대면 어떻게 되느냐.

 

!!!! 손이 안 떨어지잖아!!!!”

 

이렇게 된다.

 

손을 잡아서 떼어내려고 했다가 손이 아파서 실패.

 

입김을 호호 불었다가 손이 엄청나게 시려워져서 실패.

 

이렇게 저렇게 손을 당겨보았지만 자칫하다가 손바닥 가죽이 날아갈 거 같아서 실패.

 

젠장 어떡한다, 포르탕 가로 돌아가서 손이 붙었으니 떼달라고 해야 하나.

 

그러나 이런 일로 돌아가기에는 단단한 빙하에게도 자존심이 있다.

 

다시금 낑낑거리고, 당기고, 불고, 온갖 난리법석을 피우다가.

 

마침내 지쳐서 헥헥거리고 숨을 몰아쉬는데.

 

어디에서인가 똑똑 소리가 났다.

 

뭐야?”

 

손바닥만한 유리창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창문.

 

누군가가 들었으면 그건 스테인드 글라스라는 거라고 뒷목을 잡을 생각을 태연하게 하면서 다가가자 주름진 유리 너머로 얼굴이 보인다.

 

처음 보는 얼굴이로다.”

 

여기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오라, 그래서 손이 붙어버린 모양이구나.”

 

창문이 삐걱 열렸다.

 

저리로 가면...”

 

하얀 수염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눈가에 오른 웃음은 숨길 수 없다.

 

그리고 단단한 빙하의 머릿속도 열려 버린 것인지, 그 사람이 무어라고 알려주었지만 머리에 남아있는 것은 단 한 자도 없어서.

 

“...알겠느냐.”

 

“....”

 

이보게, 젊은이?”

 

“............”

 

자네.”

 

“...들려?”

 

뭐가 들리냐는 것인가?”

 

이 종소리.”

 

?”

 

귀를 기울이면 때마침 저 멀리에서 정말로 종이 울린다.

 

이것은 정교회에서 울리는 종이라네.”

 

저 멀리에서 누군가를 찾는 소리가 나고, 창문 너머의 이 사람은 곤란하다, 라고 말하더니 관이 흘러내리지 않게 손으로 누르면서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하얀 수염에 눈이 걸리고 두꺼운 천으로 만든 옷에 눈이 떨어지면 이내 녹아 짙은 색으로 젖는다.

 

그 사람이 손을 뻗고 있음에도 단단한 빙하는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그 사람은 문 쪽에다 대고 잠시만 기다리라는 소리를 했다.

 

저 쪽으로 가면 앙달림 신학원이 나온다, 거기서 따뜻한 불을 쬐면 그 손도 떨어질 테지.”

 

어서 가보게.

 

그리고 창문은 닫혔다.

 

그러나 단단한 빙하는 그 닫힌 문에 눈을 떼지 못하고, 일그러진 색유리 너머로 하얀 옷이 멀어지고, 문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도 그 자리에 남았다.

 

언 손이 아파와서 새삼스럽게 정신을 차릴 때까지.

 

 

 

 

 

 

 

이 쪽입니다, 모험가님.”

 

단단한 빙하는 안내를 받아 교황청에 들어왔다.

 

건물은 크고, 높고, 오래되었고, 아까 보았던 것과 같이 스테인드 글라스가 많았다.

 

아까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같은데,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육중한 문은 양쪽으로 열리고, 단단한 빙하는 둘러보던 시선을 문 너머로 던졌다.

 

우아하게 던지는 것도 아니고.

 

영웅에게 던지는 것처럼 고운 것도 아니고.

 

영웅이여, 그대의 소문은 익히 들었노라.”

 

마치 맨 앞에 있는 적에게 도끼를 던지듯이.

 

그 사람은 눈이 녹아 얼룩이 진 소매를 들어 흰 수염을 쓸어내리고, 마악 창문을 열었을 때와 같은 눈웃음을 지었다.

 

나는 토르당 7... 이슈가르드 정교를 대표하는 교황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