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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은 하랑의 첫 히트 사이클이다.

 

재단에는 알파가 꽤 있었고 그 중에서 가장 존경받는, 그리고 이성적이라고 여겨지는 브루스 보이틀러가 여러 곳의 협력으로 추측해낸 것이었다.

 

그 결과가 나오자 이제 어른이니 축하한다며 작은 파티도 열어 지금 하랑의 방에는 이런저런 선물들이 방 한쪽을 메우고 있었다.

 

축하와는 별개로 하랑의 상태는 주위에 좋든 싫든 영향을 미치고, 어쩌면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므로 혹시나 모를 일을 대비해 오늘 하루 재단 내 알파들은 조기퇴근을 했다.

 

티엔을 제외하고.

 

평소 스스로를 잘 제어하는 분이니 이번에도 잘 할 것이라고 믿을게요. 그럼 안녕!”

 

이런저런 지침이 적힌 종이를 주고 마틴은 총총 사라졌다.

 

저것도 알파라고, 티엔이 입엣말로 중얼거렸다.

 

파티가 있기 전에 브루스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말했고 하랑은 제 상태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을 듣더니, 짧게 일축했다.

 

그러니까 지성이 있고 이성이 없는 짐승이네?’

 

이해력이 빠른 것은 기특하다고 해야 할지.

 

그러고는 재단 기숙사에 사는 오메가가 열락의 기간이 오면 사용하는 방을 빌리겠다고 했다.

 

방은 침대와 테이블, 의자가 있는 꼭대기 구석의 소박한 방이고 안에 화장실과 샤워실까지 딸려 있어서 음식만 있다면 얼마간 지낼 만 했다.

 

이전까지 많은 오메가들이 쓴 방이긴 했지만 그래도 재단의 소중한 막내랍시고 청소를 다시 한다, 뜯어진 시트를 새 것으로 바꾼다, 뭘 한다 하도 부산을 떨어서 티엔은 마지막으로 제자를 위해 방을 점검했다.

 

혹시나 냄새가 새어나갈까 창문을 꽉 닫고 커튼을 치고.

 

으으... 이 방 추워...”

 

오메가들의 그 기간에는 체온이 급격이 상승하기에 일부러 가장 춥고 그늘진 방을 골라서 만든 것이니까.

 

곧 춥지 않게 될 거다.”

 

티엔은 방 안 테이블에 하랑이 먹을 음식을 내려놓았다.

 

이게 이틀 분이던가? 히트 사이클은 생각보다 일찍 끝나는군.

 

티엔이 일하는 뒤로 기웃거리던 하랑은 문의 잠금쇠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이거 문 너무 쉽게 열릴 것 같은데?”

 

열쇠로 잠그는 문이다.”

 

그래도 이거, 바늘이나 작은 칼 같은걸로 이래저래 쑤시면 안에서도 열 수 있는걸.”

 

그도 그렇군.

 

게다가 하랑의 능력을 생각해 보면 문을 열지 않아도 나갈 수 있을 테고.

 

어떻게 해 주면 좋겠나.”

 

보자아...”

 

하랑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짐을 포장할 때 쓰는 노끈을 가져왔다.

 

, 이거!”

 

그러고는 손과 발을 내민다.

 

티엔은 잠시 내려다보다가 순순히 묶어 주고는 풀리지 않을 것을 확인했다.

 

이러면 불편하지 않겠나?”

 

몰라?”

 

하랑은 일어서서 방 안을 통 통 뛰어다녔다.

 

손을 꼼지락꼼지락 움직여서 물건도 잡고, 사용하고.

 

생활에 문제는 없겠군.

 

하랑이 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침대 위에 앉는 것을 뒤로 하고 티엔은 잠금장치를 확인했다.

 

확실히, 쇠에 긁힌 자국도 많이 나 있고 비틀어 연 흔적도 있군.

 

거 봐, 그거 잘 하면 열린다니까.”

 

보이틀러 씨 만큼 힘이 센 사람이 몸으로 들이받거나 하면 열리겠어.

 

그만큼 힘 센 사람은 잘 없거든?”

 

아무래도 이 자물쇠를 좀 더 튼튼한 것으로 바꿔 달아야...

 

“...으아아아, 나 지금 되게 긴장돼...”

 

걱정 말아라, 괜찮을...”

 

바람 없이 묵직한 방 안의 공기가 움직였다.

 

유혹적으로 달근한 살내음이 숨막히게 피어나서 그들을 감싸 죄었다.

 

저도 모르게 입을 대고 말 것 같은.

 

눈이 마주치자 하랑이 배시시 웃었다.

 

, 사부가 있어 준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열이 오른 것인가.

 

하랑의 눈가가 달아올라 있었다.

 

만지지 않아도 체온이 서서히 올라 이 방을 덥히는 것이 느껴졌다.

 

난 이만 나가보겠다.”

 

티엔은 문을 쾅 닫고 나갔다.

 

머리에 열이 오르면 저렇게 되는군.

 

티엔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문지르며, 드물게도 자리에 주저앉았다.

 

방 안, 하랑이 중얼거리는 것은 듣지도 못 하고.

 

, 이것도 안 먹히네.”

 

히트 사이클의 오메가가 자신을 의지하는 것은 알파들의 로망이라고 했는데.

 

, 짧게 혀를 차며 하랑은 뒤로 벌러덩 누웠다.

 

그리고 다리를 꼬려다, 요란하게 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