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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하랑마틴/오메가버스] Mine 6.5

2018. 7. 18. 13:26 | Posted by 호랑이!!!

 

하랑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한낮이었는데 작은 테이블에 쪽지가 놓여있었다.

 

카운터에 말해놓았으니 직원을 부르세요

 

전화기를 들자 카운터로 연결되는 음이 났다.

 

[카운터입니다]

 

여긴... 407호실인데요. 뭔가를 부탁했다고 해서요.”

 

[407호시군요, 일행분께서 약을 부탁하셨습니다. 곧 직원이 찾아갈 것입니다]

 

둘이 나가면서 전화번호를 남겼으니 전화해놓겠다는 말이 이어지고 하랑은 다시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어제까지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냄새가 났다.

 

체취, 인 것 같은데...

 

기분 나쁘다던가 하지 않고 외려 안정감을 주는 것.

 

처음에는 그냥 신기한 냄새인가 했는데 계속 맡다보니 좋아서 코를 묻게 된다.

 

향취만으로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얼마 안 있어 노크소리가 들리자 하랑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문을 열자 직원은 카트를 밀고 들어왔다.

 

따뜻한 버터와 푹 끓인 고기 냄새에 갑자기 배가 아프도록 고파와서 두꺼운 빵에 버터를 듬뿍, 버섯과 고깃점이 있는 수프에 꾹꾹 눌러 담그면서 허겁지겁 먹고 나니 스스로를 베타라고 소개한 갈색머리 직원은 물과 약을 내밀었다.

 

억제제입니다.”

 

억제제는, 그러니까... 당신의 히트 사이클을, 없는 것처럼? 만든다.

 

천천히 또박또박, 부러 쉬운 단어를 써서 재차 말해줄 때에야 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히트사이클이었구나.

 

아무리 일행이라고 해도 알파가 둘이나 있는 방에 뛰어들면 나중에 고생한다고들 하니까요.”

 

알파가 둘이라고?”

 

, 알파 둘이요. 문신한 사람이랑 마틴이라는 사람...”

 

마틴 형이 알파!?”

 

그 분도 알파라서 옆에 있기 힘드니까 대신 말을 전해달라고 했어요. 일은 둘이서 하고 올테니까 아랑? 하랑, 은 밥 먹고 약 먹고 몸 괜찮아질 때까지 호텔에 있으라던걸요!”

 

하랑은 약을 물과 함께 삼켰다.

 

그새 또 몸 속에 모여든 열기가 다시 천천히 흩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젠 냄새가 안 나는가 하고 팔을 들어 코를 킁킁거렸지만 직원은 잘 모를 거라는 소리를 한다.

 

약 드셨으니 오늘은 술 드시면 안 되고, 대마초나 담배도 자제해 주시고. 몸에 발진... 빨간 게 생기거나 가려우면 병원에 모셔드릴 테니 카운터에 연락 주시고요.”

 

그러고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

 

짭짤한 내음이 섞인 바닷바람이 불자 방 안의 후덥지근한 공기는 날아가고 하랑은 땋은 머리카락을 들어 목덜미에 기분 좋게 바람을 쐬었다.

 

그리고 팔에 문신이 있는 일행분이 전해달라고 한 이야기인데...”

 

침대로 슬슬 기울던 몸이 벌떡 일으켜졌다.

 

여기 있지 말고, 방에 가서, 얌전히 있으라고.”

 

동그랗게 뜬 눈은 직원의 말이 끝날 즈음에는 미간을 찡그리고 반쯤 감겼다.

 

“....”

 

배려가 부족했다던가 미안하다는 말 같은 건 기대도 안 했지.

 

하지만 축객령이라니.

 

차라리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으면.

 

차라리 그게 더 나았을 텐데.

 

직원은 무슨 일이 있으면 카운터에 연락하라고 하고 가버렸다.

 

혼자 남겨진 하랑은, 침대에 걸터앉아서, 미간을 찡그린 채 생각에 잠겼다가.

 

끝에는 한숨을 쉬며 다시 침대에 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