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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1년 사시사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지만 유독 겨울에는 뱃사람들조차도 나오는 것을 꺼려해서 벽 너머로 귀를 기울이면 오직 바람 소리만 들렸다.

 

칼처럼 날카로운 바람이 바위를 깎아내며 세차게 내는 휘파람 소리.

 

파도 소리.

 

저들끼리 부딪치고 들이박아 나는 기괴한 소리.

 

그리고 금속 같은 소리가 난다.

 

바다에서 얼음이 솟아오르고 바람의 군단이 무시무시하게 휘두르는 칼날이 막힌다.

 

오래 전.

 

아주 오래 전 이 땅의 인간을 사랑한 얼음의 신이 있었다.

 

그가 파도를 밟고 팔을 휘두르면 얼어버린 바닷물이 날카로운 바람을 쳐 낸다.

 

군단은 땅에게로, 신에게로 바람을 쏘고.

 

신은 바다를 얼려 막고 또 막는다.

 

겨울 내내 그 싸움은 그치지 않아서 혹여 그 바다로 가게 되면 볼 수 있을 것이다.

 

얼어버린 파도가 암초에 부딪혀 바스라지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