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은 모텔 문을 열었다.
새미는 진작에 먼저 들어갔고, 자신은 술집에서 탐문을 계속하다 왔으니 아마도 자고 있겠지.
때문에 자는 사람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문을 열고 어두운 방을 대비해서 핸드폰을 켜 두는데 열쇠로 문을 열었더니 안이 밝다.
“새미, 이 시간까지 안 자고 뭘...”
들어서자마자 본 것은 침대에 앉아있는 두 사람이었다.
하나는 모르는 사람, 하나는 좀 나이가 든....?
나한테 형이 있나?
딘은 잠시 쳐다보았다가 고개를 젓고 손을 내저었다.
“실례, 제가 방을 잘못...”
“딘?”
그 둘 중에서 나이가 더 많아 보이는 사람이 부르자, 딘은 놀라움이 그대로 드러난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실례지만, 아는 사이? ...이신지.”
“오, 딘. 저것 봐, 이거 정말 신기한 일이지 않니.”
그 사람은 침대에서 일어나 순식간에 이 쪽으로 걸어왔다.
“똑같아. 머리, 얼굴, 키, 전부가... 하지만 좀 더 어리고 풋풋한 무언가가 있군.”
“얼굴은 안 똑같아.”
마치 무언가를 검사하는 듯 살펴보던 사람은 난데없이 손을 내밀었다.
“만나서 반가워. 크라울리라고 한단다.”
그리고 지금 꼬마 다람쥐라고 부른 건가? 잘못 들은 거겠지?
다음은 침대에 여전히 앉아 있는, 자신과 닮은 사람 차례다.
가까이 다가갔더니 그 사람은 씩 웃어 보였다.
“안녕, 옛날의 나?”
자신을 크라울리라고 소개한 사람은 방금 딘이 지나온 모텔 문을 만져보고 있었는데 무언가 알 것 같냐는 다른 사람의 물음에 고개를 양쪽으로 기울이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답을 꺼냈다.
“옛날에 붙어먹던 천사들이 한 실수 중 하나 같은걸.”
“그쪽 일 처리가 납득이 되지 않기는 하지.”
그제야 좀 상황이 파악이 될 것 같아 딘은 손을 까딱까딱 움직였다.
“그러니까, 지금 이거, 천사들이 날 미래로 보냈다?”
“가끔 자기 멋대로 보내고는 하잖아, 그 천사들.”
피곤했으므로, 딘은 안락의자에 털석 앉았다.
침대가 둘이면 미래의 나랑 같이 자던가... 어라? 침대가 하나잖아?
그러고 보니 처음 방에 들어왔을 때도 저 둘은 한 침대에서 앉아있었지.
“저기.”
딘이 부르자 그 둘은 동시에 돌아보았다.
“왜 그러지, 스쿼럴? 미니 버전?”
모르는, 그러니까 크라울리라는 사람은 그렇다 치더라도 미래의 자신은 묘하게 오싹하게 느껴졌다.
“혹시, 둘이 무슨 사이야?”
그러자 둘은 서로를 쳐다보았다가 딘을 돌아보았다.
“뭘까?”
“그러게, 뭘까?”
가장 먼저 꺼내든 것은 크라울리의 핸드폰이었다.
액정에는 둘이 웃으면서 술잔을 들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친구?”
“그리고 둘을 위해 방도 잡고 침대도 같이 쓰는 사이지. 비록 나는 그 침대에다 여자를 끌어들이지만.”
딘은 미래의 딘이 하는 소리에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으나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다.
“샘은 매일 임팔라 행이겠군, 디저트로 샐러드라도 가져다 줘야겠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것을 멈추게 한 것은 미래의 딘이다.
“샘? 새미가 여기서 왜 나와?”
“왜냐니. 새미, 나, 이 둘이 스컬리와 멀더잖아.”
“멀더는 새 파트너를 찾았단다 꼬마야.”
미래에는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혼란한 딘을 구해준 것은 크라울리였다.
“그보다, 내 힘으로 원래 시간대로 돌려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필요한가?”
“당연하지!”
“어떤 댓가든?”
“...그건 일단 들어보고...”
그 대답에 크라울리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머리를 기울였다.
“영혼 고문.”
“제정신이야?”
“지옥의 기사 퇴치는 어때?”
“지옥의 기사가 존재한다고?”
“지옥의 혼란함을 해결해달라고 한다면?”
“너 대체 뭔데?”
“음... 그렇지, 영혼은 어떨까.”
딘은 벌떡 일어나 허리춤의 권총을 더듬었으나, 없다! 임팔라에 두고 왔나봐!
대신 소금 주머니를 꺼내 앞에다 좍 뿌렸다.
“대체 미래의 나는 뭐랑 어울리는 건데!”
“스포일러란다 작은 다람쥐야.”
크라울리는 한쪽 눈을 찡긋했다.
“...요는, 그래서. 나한테 값을 지불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거지. 세상은 준만큼 받는 법이야, 나는 네 사이드킥도, 봉사자도 아니니까 넌-.”
이걸로 하자, 며 크라울리가 손가락을 튕겼다.
커다란 딘은 딘의 뒷덜미를 잡아다 침대로 끌어당겼다.
별안간 그의 다리 사이에 앉게 된 딘은 벗어나려고 발버둥쳤지만 쉽지 않았다.
“딘, 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것 기억하지? 악마에게 바치는 공물은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피, 눈물, 죽음, 그리고...”
“처녀?”
크라울리가 다가왔다.
“스마트폰이 있는 세상에 이런 클래식한 공물은 그다지 취향이 아니지만, 뭐 어쩌겠어. 세상은 공짜가 없는 법이니까.”
딘의 다리를 벌리도록 해, 딘.
그러자 딘을 붙들고 있는 딘 쪽이 웃음소리를 내더니 다리를 벌렸다.
“...스쿼럴, 깜찍하기도 하지.”
“딘 대신, D·D는 어떨까.”
Different Dean.
Developed Dean.
Damaged Dean.
딘은 크라울리의 손짓 한 번에 다리가 벌어지는 것을 보았다.
벨트가 딸각거리며 풀리는 한켠으로 더 낮은 자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Demon Dean.”
'슈퍼내추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로딘캐스+샘] 설정날조 판타지 10기 즈음 (0) | 2017.06.20 |
---|---|
[캐스딘] 단편 (0) | 2017.04.05 |
[카스딘크로] 디먼딘과 카스티엘이 만났다 (0) | 2016.09.26 |
[샘이랑 딘 나옴] 담배, 향수, 침대 (0) | 2016.07.22 |
[슈퍼내추럴/60분 전력] 가족과의 외식 (0) | 2016.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