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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내추럴/60분 전력] 가족과의 외식

2016. 4. 2. 23:22 | Posted by 호랑이!!!

“이 몸 오셨다.”

 

모텔에 뿅 하고 나타난 모습에, 안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윈체스터의 동생 쪽은 들고 있던 노트를 팡 소리나게 테이블에 내리쳤다.

 

동생의 격한 반응처럼, 딘 역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손을 흔들었다.

 

“어서 와 크라울리, 일찍 왔네.”

 

뭘 어서 와? 뭐가 일찍 와?

 

황당해 하는 샘의 뒤로 딘이 활짝 웃어보였다.

 

“...형, 우리 모텔방 문 앞에 악마 덫 그려놓으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어?”

 

“자, 너희와 함께 다니는 천사한테는 낱말 맞추기 퍼즐, 윈체스터... 빅 사이즈한테는 아이스크림 한 통, 그리고 달링한테는 맥주 한 묶음.”

 

큼지막한 아이스크림 한 통을 손에 들고, 샘은 꺼림칙해 죽겠다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지으며 인상을 썼다.

 

몇 번 신세를 지기는 했지만 악마는 악마.

 

덤으로, 저 사람... 아니, 악마는 그냥 악마도 아니고 지옥의 왕!

 

“그래, 이제 아이스크림도 받았고... 뭐하러 여기 왔는지도 말해 줄래?”

 

이거 정말 먹어도 되는 걸까.

 

먹었더니 속에서 구더기가 생긴다던가 피를 토한다던가 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하느라 생각하는 사람 아닌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샘더러, 크라울리가 말했다.

 

“밥 먹으러.”

 

“밥?!”

 

“근사하게 외식이나 하자구, 몸에 좋지도 않은 햄버거에, 설탕 범벅 밀가루만 먹지 말고.”

 

“그러니까, 우리가, 너랑, 왜?”

 

그러자 지옥의 왕 크라울리는, 그야말로 인간적이고 따스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가족이니까.”

 

가족이니까.

 

가족.

 

가족? 누구랑?

 

너한테 내‘가 족’같다고?

 

샘의 표정은 더더욱 떫어져만 갔다.

 

그러나 그것을 보지 못한 것인지 크라울리는 이제 양 손을 맞잡고 노래라도 부를 것 같은 표정으로 이리저리 흔들었다.

 

“사사건건 우리 쪽을 방해하는 천사 하나에 무스... 가족 구성원이 좀 마음에 안 들지만 어쩔 수 없지.”

 

큼 큼, 목을 가다듬고 크라울리가 상냥하게 웃었다.

 

“대디라고 불러 보렴.”

 

“...미쳤나봐...”

 

 

 

 

 

 

 

 

 

크라울리는 꽤 호화스러운 레스토랑으로 데리고 갔다.

 

얼마 없는 옷 중에 가장 격식 있는(FBI처럼 꾸밀 때 입는) 옷을 입고 카스티엘도 트렌치코트 대신 여분의 옷을 입히고.

 

“가자미 요리 하나랑 오리, 애피타이저는 스파게티로...”

 

애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하나하나 지정하는 긴 주문을 듣고 웨이터는 주방 쪽으로 사라졌다.

 

“나는 질문이 생겼다.”

 

아까 전부터 계속 인상을 쓰고, 웨이터의 질문에도 ‘나는 먹지 않아도 괜찮다’로 일관하던 카스티엘이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톡 두드렸다.

 

“무슨 질문인데?”

 

스파게티를 덜어 해치우다가 딘이 고개를 들었다.

 

“이 네 명이 가족이라고 부르는 집단이고, 네가 아버지 역을 하겠다면 나는 무엇이지?”

 

“또 다른 아버지?”

 

그거 별로 마음에 드는 자리는 아니구나.

 

그리고 가족 내 자리에 대해 토론하고, 웃는 동안 메인까지 지나가고 후식으로 크림이 가득 얹힌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아무렴 어때, 우리는 굳이 그런 자리로 이름 붙히지 않아도 이미 가족이야.”

 

나는 너를 걱정하고, 너는 나를 걱정하고.

 

함께 웃고, 떠들고.

 

위험하면 서로 달려와주고 말이야.

 

“...달링...”

 

“...”

 

두 인외가 감동받은 것 같은 눈으로 딘을 쳐다보았고, 샘은 제 몫의 케이크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난 이 가족 반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