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청소를 안 했나 봐. 담배 냄새가 나.”
샘은 모텔로 들어가자마자 창문을 활짝 열었다.
동네에 하나뿐이라는 이 모텔은 값만 비쌌지 안쪽은 좁고 불만을 제기할 곳이 수두룩했다.
딘은 쉬고 싶다며 한 침대에 몸을 던졌다가 매트리스가 푹 꺼지는 바람에 벌떡 몸을 일으켰다.
“젠장, 이만큼 오래됐으면 좀 바꾸라고...”
“간접흡연으로 죽을 지경이야.”
“죽음의 원인이 악마도, 괴물도, 알 수 없는 사고사도 아니고 간접흡연이라니.”
딘은 낄낄거리면서 이불을 들고 몇 번 털었다.
잠자리에서 까다롭게 굴지 않고, 굴어본 적도 없었지만 아무리 봐도 오늘 이 곳은 좀 너무했다.
“나갈까? 이런 곳에서 자느니 차라리 차에서 자는 게 더 낫겠어.”
“씻을 곳은 필요하잖아. 침대랑, 텔레비전이랑, 전기 통하는 콘센트도.”
투덜거리는 모양에 고개를 젓다가 샘은 테이블에 놓인 화장품을 하나 들었다.
“이것 봐, 남성용 스킨은 있어.”
“남성용 ”향수“겠지. 난 그런 거 안 발라.”
딘은 양 손을 머리 위로 들어 까딱까딱 강조하는 표현을 하고는 팩 돌아섰다.
“덧붙여서 그거, 향만 강한 싸구려야.”
손바닥에 스킨을 착 착 뿌려서 얼굴에 바르려던 샘 윈체스터는 딘의 말에 언제나처럼 ‘듣지 않으려는 사람에게 쉬운 언어로 설명하려는’ 표정을 지었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촤악.
노트북을 켜서 영화라도 보려고 했던 딘은 목덜미에 닿는 차갑고 향긋한 느낌에 소름이 돋는다는 듯 머리를 푸르르 털고는 샘을 팩 노려보았다.
“형도 좀 발라봐, 피부에 좋을걸.”
샘은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빙그레 웃었고 딘은 피식 웃더니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너 지금 실수한거야.”
“글쎄, 난 모르겠는데.”
딘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남성용 스킨을 집었다.
어라, 남성용?
“어이, 너 나한테 뭐 뿌렸어?”
그러자 샘은 방긋방긋 웃는 표정으로 부렸던 스킨통을 들어 보였다.
“여성용 토너.”
“좋아, 네가 먼저 시작한거야.”
딘은 손에 남성용 화장수를 덜어 샘에게 확 뿌리듯이 손을 휘둘렀다.
샘도 손에다가 여성용 화장수를 덜어서 딘에게 뿌려댔다.
이 바보같은 짓은 장장 삼십분이 지나서야 멈추었는데, 그것도 딘의 손에 든 화장수 통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서였다.
“하, 머리 말린지도 얼마 안 됐는데 또 젖었어.”
“형한테서 좋은 향이 나.”
“너한테서는 냄새 나.”
딘은 입에까지 들어간 것 같다며 퉤퉤거렸다.
“우리 방금 좀 애같이 놀았던 것 같아.”
“좀이 아니고 많이.”
딘은 한 번 더 씻을 거라며 수건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고 샘은 다음은 나! 라고 하고는 텔레비전을 틀며 침대에 누웠다.
샘의 침대도 몸을 누였더니 푹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뭐,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적어도 샘한테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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