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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벨라 29

2019. 9. 1. 15:32 | Posted by 호랑이!!!

 

용모 준수, 성격 양호, 미래도 창창하고 승마 경기에서 2등을 할 만큼 운동도 잘 하고 젊음의 패기, 순수하고 솔직한!

 

!

 

비욘 자작은 거울 앞에서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요즘 수도의 젊은이들은 수염을 밀어버리는 것이 유행이라고 했지만 영 익숙하질 않았다.

 

하지만 역시 이것도 괜찮군.

 

사람이 너무 잘생기면 매력없다고 하니 자신 정도면 오히려 매력적이고 좋지 않은가!

 

그러니 그 분도 자신을 제일 아끼는 거겠지.

 

그래서 자신한테 중책도 주셨다.

 

렐리악 영애와 결혼하라고!

 

사실 렐리악 영애같이 사납고 안 웃는 여자는 별로 자기 취향이 아니지만 연애 때나 언제 자줄까 하고 여자 목줄에 매여 다니지, 결혼하면 어차피 남편 말을 들어야 할 테니 계속 웃고 있으라고 하면 된다.

 

아니면 여자를 더 만나거나.

 

시골에는 괜찮은 여자를 만나기 힘들지만 수도까지 왔으니 어리고 예쁜 애들이야 넘쳐나지.

 

나 같은 사람을 세상이 가만두질 않으니 뭐 어쩌겠어.

 

백작위까지 달면 끝내주겠지?

 

..., 그러고 보니 마굿간에서 공주님도 나한테 마음 있는 거 같던데.

 

백작 달고 공주님 애인해도 괜찮을 거 같고...

 

자나미님 하시는 말씀이 사나기 공주는 외국으로 시집보내거나 변방 귀족에게 준다고 했는데 결혼 전까지 노는거면 나쁘지 않지, 돈도 잘 쓸거 같고.

 

아라벨라는 생긴 건 그럭저럭 괜찮은데 너무 딱딱해.

 

그런 애들이 침대에서는 좋다고들 하지만 침대까지 가다가 도망칠 거 같아서 마음에 안 든단 말이야.

 

뭐 그래도 한 번 해버리면 이후는 쉽겠지.

 

비욘 자작은 편지지와 향수를 들었다.

 

 

 

 

 

 

 

 

사나기 공주는 아라벨라에게 제 방 하나 아래층의 방을 주었다.

 

마르틴은 아라벨라와 함께 있고 싶어 했으나 자나미 왕자가 데려갔다.

 

누가 애 옆에 있어 줘.”

 

아라벨라는 자나미 왕자를 힐끗 보고는 인상을 썼다.

 

저 왕자의 영역에 자신의 순진무구한 동생이 간다고 생각하니 얼음 언 강가에 어린애를 놓아둔 것처럼 가슴이 뛰었다.

 

내가 갈까?”

 

아니, 저기...”

 

마르틴이 우물거리다가 프루던스의 소매를 살짝 잡았다.

 

저기, 혹시 괜찮으면 같이... 같이 갈래?”

 

그래도 될까요, 아라벨라 아가씨?”

 

마르틴을 잘 부탁해.”

 

뭐야, 여기 아가씨가 안 가고?”

 

자나미 왕자는 아쉬운 듯 슈체른을 훑어보았다.

 

야성적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과 타이즈를 입은 다리에 시선이 멈추었지만 사나기가 헛기침을 하자 자나미는 마르틴의 어깨를 손으로 감싸 데리고 나갔다.

 

미친 거 아냐

 

저런 것도 왕족이라고.”

 

사나기가 툭 내뱉었다.

 

“...하하...”

 

웃기 싫으면 웃지 말게. 그런 걸로 뭐라고 안 할 테니까.”

 

사나기 공주님은 시대에 걸맞지 않는 분입니다.”

 

아라벨라의 말에 사나기는 짧게 코웃음쳤다.

 

그러니 다음 시대는 내 손으로 열어야지.”

 

그렇습니까.”

 

, 영애도 여자는 왕위에 오를 수 없다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습니다. 여자 왕이 그렇게 보편적인 이미지는 아니지요.”

 

누가 들었다면 당장 지하감옥에 갇힐 말을 하며 사나기 공주가 슈체른을 가리켰다.

 

그럼 저 자는. 영애의 시녀인가?”

 

호위입니다.”

 

여자인데?”

 

여자입니다.”

 

호신술을 익힌 시녀가 아니고?”

 

호위입니다.”

 

여자가 무슨 호위를 해?”

 

아라벨라는 무언가 이야기하려다 고개를 숙였다.

 

영명하신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 대화를 듣던 슈체른은 두 인간을 내려다보았다.

 

난 여자도 남자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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