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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벨라 25

2019. 8. 7. 03:46 | Posted by 호랑이!!!

 

비욘 자작이 아라벨라의 가슴팍을 힐끗거리며 손을 내밀었다.

 

여자들은 말 타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요. 원래 백마가 더 까다롭습니다.”

 

아라벨라가 그 손을 보지도 않고 일어나자 비욘 자작은 이를 꽉 다물었다가 다시 히죽 웃으며 아라벨라의 허리를 쓸어내렸다.

 

제가 털어드리겠습니다.”

 

반사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지만 차마 때릴 수 없었다.

 

바이언드 백작이 이 쪽을 빤히 보고 있었기에.

 

그러자 신이 난 비욘 자작은 아라벨라의 허리를 잡고 엉덩이로 손을 가져가 밀어올리려고 했다.

 

그만.”

 

저는 아라벨라 아가씨를 도와주려는 것뿐입니다.”

 

미티우 영애가 기다린다고 하지 않았나?”

 

, 저 백마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으니 까다로운 말 보다는 성질 순한 밤색 말이 좋지 않겠습니까. 말 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백마가 갈색보다 성질이 나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 아가씨가 지금 넘어지기도 했겠다, 백마 고삐를 이리 주십시오.”

 

저 아가씨라고?

 

아라벨라는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가 자신의 신발 자국이 비욘 자작의 발등에 찍힌 것을 보았다.

 

말 정도는 탈 줄 압니다.”

 

지금 궁 안에 사람도 많은데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 아니겠습니까?”

 

히죽히죽 웃는 얼굴에 자연스럽게 허리로 손이 갔지만 오늘 아라벨라는 검도 총도 무엇도 가져오지 않았기에 다시 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백마가 성질이 좋지 못하다는 건 처음 알았군요.”

 

아 뭐 말 안 타는 사람들이야 모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여자들은 책에 나오는 기사들이 하얀 말을 타고 있으니까 다 하얀 말을 보는 모양이지만 자고로 가장 순한 말은 대개 밤색이고 눈을 보면 눈도 둥글둥글 순한데 조용하고 사람을 보면...”

 

기르는 사람이 잘못 길러 놓고 말을 탓하다니.”

 

렐리악 영애. 모르면 잘 들어야 할 거 아닙니까.”

 

아라벨라는 비욘 자작을 힐끗 보다가 백마의 등에 손을 얹고 훌쩍 가볍게 올라탔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배를 차며 고삐를 들자 좁은 곳에서 백마는 번쩍 앞다리를 들어올렸다.

 

말발굽이 올라갔고.

 

비욘 자작은 팔을 들어 머리를 감쌌다.

 

아아악! 아아아아악!!! !! 아아악!!!!”

 

“...푸핫.”

 

사나기 공주는 주먹 쥔 손으로 입을 가렸다.

 

비욘 자작은 악악 비명을 지르다 바이언드 백작이 어깨를 툭툭 두드리자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고 여전히 머리보다 높은 곳에 말발굽이 있자 움찔 움츠렸다.

 

이리로, 뒷걸음질로 나오거라.”

 

그럴 필요 없습니다.”

 

아라벨라는 하얀 말이 두 발로 서 있게 하다가 폴짝 뛰어 방향을 틀게 했고 느긋하게 발을 옮겼다.

 

사나기 공주님, 시간이 지체되어 죄송합니다.”

 

재미있는 것을 보아 즐거웠네. 어서 갈까.”

 

킥킥거리는 웃음소리에 비욘 자작이 귀까지 빨개졌다.

 

“...너는 페데사 공작님의 소풍에 오지 말거라.”

 

바이언드 백작은 혀를 찼다.

 

왜요!”

 

사납게 돌아보는 조카는 나이가 저만큼이나 먹었는데도 아직 멍청했다.

 

그리고 아라벨라한테 잘 하고.”

 

내가 뭘. 여자란 자고로 웃는 얼굴로 예, , 하면 되지요.”

 

그분이 너한테 그 아가씨 마음을 얻어 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칵 퉤.

 

비욘 자작은 땅에 대고 침을 뱉었다.

 

말 걸어주지, 처음 봤을 때 산책도 가자고 해 줬지, 자기한테 맞고 나서 때리지도 않았지.

 

이만하면 상냥하고 다정하고 착한데.

 

게다가 잘생겼고, 허벅지도 탄탄하지.

 

비욘 자작은 제 허벅지를 툭 쳤다.

 

비싼 척 하는 거예요.”

 

바이언드 백작은 조카를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았다가 등을 툭툭 두드렸다.

 

나중에 돈이랑 공연 티켓을 줄테니 노력 좀 해라. 여자란 자고로 오냐오냐 떠받들어주면 다 넘어오게 돼 있어. 칭찬도 좀 해 주고.”

 

, 비욘 자작이 다시 침을 뱉었다.

 

그러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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