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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벨라 19

2019. 7. 7. 16:20 | Posted by 호랑이!!!

 

첫 번째로 바실리는 무기를 다루는 법을 익힐 것을 명령했다.

 

다행히 아라벨라는 말을 타고는 했기에 또래의 아가씨들보다는 근육이 있었고 몸을 움직이는 것도 성격에 맞았다.

 

창술, 검술, 사격.

 

바실리는 거기에 활까지 추가하고 싶어 했지만 아라벨라가 유리창을 다섯 개쯤 깨자 활은 되었다며 빼 주었다.

 

사격은 마탄을 이용한 총으로 하는 것인데 이 총이라는 물건은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왕의 허가 없이는 한 영지에 셋 이상 얻을 수도 없었다.

 

하나는 내 거고, 다른 하나는 네 거다. 원래 에멜라에게 주려고 했지만 네게 주게 되는구나.”

 

아라벨라는 바실리가 시키는 대로 자세를 잡고는 손을 쭉 뻗고 방아쇠를 당겼다.

 

길쭉한 몸체의 것은 시위를 세게 당기지도 않았는데 작은 방아쇠를 누르는 것만으로 멀리 있는 허수아비를 맞혔다.

 

이건 그래도 활보단 낫군.”

 

바실리는 며칠간 계속 갈아댔던 유리창을 올려다보았다.

 

대체 저쪽으로 조준을 했는데 어떻게 위로 갔는지 원...”

 

이건 못 들은 척 하고.

 

그렇게 몇 년이 지났다.

 

마르틴은 자신이 배우고 싶어하는 몇 가지를 제외하면 수업이 적어졌고 아라벨라는 몇 가지 늘어났다.

 

듣기로는 셰필라가 마르틴도 경제나 경영 등의 수업을 듣게 해 달라고 사람을 보낸 모양이었지만 바실리는 어린아이에게 그렇게 많은 수업이 필요 없다며 딱 잘랐다나.

 

그 대신 마르틴은 사피야에게 편지를 받았다.

 

오가는데 며칠씩 걸리는 편지에는 며칠 전의 날씨와 중요한 일이 적혀 있었고 가끔은 지친 채 적은 것인지 꽤 사무적이었으나 일주일에 한 통이 꼬박꼬박 인편으로 전달되었고 아라벨라도 마르틴과 함께 편지를 받았다.

 

셰필라가 아니라 사피야의 편지였으나 언제나 맨 끝에는 네 아버지도 너를 많이 보고싶어 하신다는 문장이 있었다.

 

아라벨라는 한숨을 쉬었다.

 

사피야는 내가 아버지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편지를 물에 담가 씻는 아라벨라에게 프루던스가 종이를 가져왔다.

 

말린 꽃을 붙이시겠습니까?”

 

아니.”

 

향수는 어떻습니까?”

 

가는 동안 다 날아가겠지. 됐어.”

 

리본이나 인장은 어떤 것으로 할까요?”

 

“...리본은 됐어. 인장은 적당한 걸로.”

 

, 이건 도련님 것입니다.”

 

프루던스는 아직 작은 마르틴을 위해 허리를 숙여 종이를 내밀었다.

 

도련님께서는 어떤 것을 하시겠습니까? 리본이나 향수를 가져올까요?”

 

저는, 아니... 나는, 그거 다 할래요. ...할래!”

 

말린 꽃이 여럿 있는데 어떤 것으로 가져올까요?”

 

파란 거 있어?”

 

가서 좀 찾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프루던스가 허리를 펴자 마르틴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갈래.”

 

그 때 현관에서 종을 울리는 소리가 났다.

 

실례하겠습니다. 꽃을 말려둔 곳에는 이 아이가 안내해줄 것입니다.”

 

빨간머리 집사는 지나가던 고용인을 불러 지시를 내렸고 마르틴은 눈에 띄게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하얀 에이프런 뒤를 따라갔다.

 

아라벨라는 마르틴의 낯선 모습에 잠시 빤히 바라보았다가 깃펜을 잉크에 푹 담갔다.

 

사피야님에게

 

거기까지 쓰고 더 무슨 말을 쓸지 잠시 생각하는데 옆에서 종이 뭉치가 펄럭였다.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아직 종이는 꽤 귀한데 아무렇게나 두다니.

 

아라벨라는 마르틴의 종이 뭉치를 들어올렸다.

 

그 뭉치에는 마르틴이 배우는 지식이 적혀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맨 윗장은 역사 이야기다.

 

정권이 뒤바뀌면서 케이가 가문의 마크시툰 백작은(마크시툰 케이가가가) 루일라 공작과 손을 잡았고 둘은 화폐를 나라에서 제조한다는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냈다

 

예전에 배웠었지.

 

눈으로 죽 읽다보면 마르틴의 메모도 군데군데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제조를 누가 하느냐를 두고 마크시툰 케이가 백작과 루일라 공작은(이름은?) 내분이 일어나게 되는데

 

갑자기 손이 공책을 덮었다.

 

보지 마아!”

 

왜애, 보면 안돼? ?”

 

안돼!”

 

마르틴이 공책을 홱 뺏어가는데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도련님, 편지가 왔습니다.”

 

마르틴과 아라벨라는 불과 어제 받은 사피야의 편지를 돌아보았다.

 

누구한테서 왔는데?”

 

금색 봉인이 찍힌 두루마리 한 장이 내밀어졌다.

 

왕실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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