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악마인가? ...어쩌면 인간일 수도 있겠지.”
딘은 짐짓 망설이는 듯 눈알을 굴렸다.
“어...”
말꼬리를 늘였다가, 손바닥을 비비며 망설이는 소리를 냈다.
“악마라고 하면?”
“나랑 같이 매일 지옥에서 불금을 즐기겠지.”
“그럼... 만약 인간이라고 한다면?”
“목줄을 채워서 개처럼 끌고다니는 거고.”
“흐으으으음... 이거 어려운데...”
그러나 손으로 가린 입가는 히죽히죽 웃고 있고 목소리에서는 장난기가 넘쳐 흐르고 있다.
“나는 말이야아...”
순식간에 자세를 바로 고치고, 딘은 크라울리에게 찡긋 눈짓을 했다.
“인간 하지 뭐. 이제 어쩔 거야? 개를 패듯 채찍질을 할래? 아니면 네 개, 줄리엣 하고 흘레붙일거야?”
크라울리는 손바닥을 펴고 허공을 감아쥐었다.
딘은 무언가에 목이라도 잡아채인 것처럼 앞으로 몸을 확 숙였다.
킥킥킥.
키득키득.
크라울리는 딘의 고개를 들게 했다.
딘은 손을 뒤로 빼었다가, 최초의 칼을 꺼내어 손바닥 안에서 빙글 돌려 잡고는 목줄을 자르는 시늉을 했다.
“멍청한 흉내 내지 말아줄래. 딘 달링? 작은 다람쥐?”
딘은 혀를 내밀면서 웃었다.
“난 네가 화내는 모습이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