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카스티엘은 딘의 앞에 불쑥 나타났다.
“오늘은 기도도 안 했는데? 한가하신가 보군.”
방의 구석에는 벌써 며칠치나 된 것 같은 신문이 쌓여 있었는데 딘은 그걸 집어다 쓰레기통에 우르르 떨어뜨렸다.
“어떻게 지내나 하여 와 봤다.”
“벌써 한참이나 아무 일도 없어서 심심할 정도야.”
딘은 싸구려 여관방의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서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면 가족을 만들 줄 알았는데. 집을 사거나.”
“푸- 주택 대출을 받아서 얼마씩 매달 갚는 거? 이제 와서는 무리야.”
카스티엘은 그를 내려다보다가 옆의 자리에 앉았다.
“샘도 무사하고, 아무 일도 생기지 않고... 아, 내가 샘이 가정을 꾸렸다는 얘기를 했던가? 이번에는 교차로 악마의 엘릭서도 뭣도 없는 진짜 사랑이야.”
딘은 핸드폰을 꺼내 사진 폴더를 열었다.
샘이 있고, 선해 보이는 인상의 여자가 있고, 갓 걸음마를 떼었을 것 같은 아이들이 아장아장 걷는 동영상이나 사진이 가득했다.
“그리고 너는 이런 여관방에서 지내는 것인가.”
“이제 와서 집을 사기에는... 뭐랄까, 너무 벅차다는 기분이 들어. 공식적으로 난 죽은 사람이고, 청소나 빨래도 하고 싶지 않고.”
그리고 이거 꽤 괜찮잖아, 그렇지?
칙칙한 색의 커튼을 활짝 걷자 창 너머에서 밝은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잘 깎인 잔디는 산뜻했고 화단에는 좋은 꽃들이 자라고 있었다.
“보기보다 방도 깨끗하고, 사먹는 음식도 꽤 괜찮아, 맛있어. 샘이 은퇴하면서 가족들 사진을 자주 보내주는데... 아, 물론 자주 놀러가기도 하고. 그런 때면 이게 천국이구나, 싶더라니까.”
천사 앞에서 천국을 논하는 건 좀 불경한가?
“모든 영혼은 그마다 천국을 가진다.”
내가 좋아하는 천국은 어떤 남자의 화요일 오후였지만 이것도 꽤 나쁘지 않군.
카스티엘은 뭐라도 한잔 하자며 냉장고 쪽으로 가는 딘의 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것은 네가 만들어내고 내가 가둬버린 너의 천국이다.
절대로 네가 벗어나고 싶어 하지 않을,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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