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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내추럴/캐스딘] 너의 천국

2015. 12. 18. 07:18 | Posted by 호랑이!!!

.”

 

카스티엘은 딘의 앞에 불쑥 나타났다.

 

오늘은 기도도 안 했는데? 한가하신가 보군.”

 

방의 구석에는 벌써 며칠치나 된 것 같은 신문이 쌓여 있었는데 딘은 그걸 집어다 쓰레기통에 우르르 떨어뜨렸다.

 

어떻게 지내나 하여 와 봤다.”

 

벌써 한참이나 아무 일도 없어서 심심할 정도야.”

 

딘은 싸구려 여관방의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서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면 가족을 만들 줄 알았는데. 집을 사거나.”

 

- 주택 대출을 받아서 얼마씩 매달 갚는 거? 이제 와서는 무리야.”

 

카스티엘은 그를 내려다보다가 옆의 자리에 앉았다.

 

샘도 무사하고, 아무 일도 생기지 않고... , 내가 샘이 가정을 꾸렸다는 얘기를 했던가? 이번에는 교차로 악마의 엘릭서도 뭣도 없는 진짜 사랑이야.”

 

딘은 핸드폰을 꺼내 사진 폴더를 열었다.

 

샘이 있고, 선해 보이는 인상의 여자가 있고, 갓 걸음마를 떼었을 것 같은 아이들이 아장아장 걷는 동영상이나 사진이 가득했다.

 

그리고 너는 이런 여관방에서 지내는 것인가.”

 

이제 와서 집을 사기에는... 뭐랄까, 너무 벅차다는 기분이 들어. 공식적으로 난 죽은 사람이고, 청소나 빨래도 하고 싶지 않고.”

 

그리고 이거 꽤 괜찮잖아, 그렇지?

 

칙칙한 색의 커튼을 활짝 걷자 창 너머에서 밝은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잘 깎인 잔디는 산뜻했고 화단에는 좋은 꽃들이 자라고 있었다.

 

보기보다 방도 깨끗하고, 사먹는 음식도 꽤 괜찮아, 맛있어. 샘이 은퇴하면서 가족들 사진을 자주 보내주는데... , 물론 자주 놀러가기도 하고. 그런 때면 이게 천국이구나, 싶더라니까.”

 

천사 앞에서 천국을 논하는 건 좀 불경한가?

 

모든 영혼은 그마다 천국을 가진다.”

 

내가 좋아하는 천국은 어떤 남자의 화요일 오후였지만 이것도 꽤 나쁘지 않군.

 

카스티엘은 뭐라도 한잔 하자며 냉장고 쪽으로 가는 딘의 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것은 네가 만들어내고 내가 가둬버린 너의 천국이다.

 

절대로 네가 벗어나고 싶어 하지 않을,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