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날 불러냈어? 뭐 할 말이라도 있나?”
어두운 방 안에서 원형 테이블에 재료와 진을 그리고 불을 붙이는 순간, 꽤 얄미운 어투의 남자가 잔에 담긴 술을 홀짝거리며 방 안에 나타났다.
“지금 찾는 사람을 찾으려면 또 다른 각인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불운하게도, 네가 적임자거든.”
“뭐? 나?”
그는 과장스레 몸을 젖히고 눈을 굴리며 생각하는 척을 하더니 몸을 바싹 바로 세웠다.
“뭐, 못해줄 것도 없지! 어디보자-”
그는 딘의 몸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항복이라는 뜻으로 양 손을 들어올렸다.
“갈비뼈가 다 찼어.”
딘은 갈비뼈에 새겨진 걸 만져보려는 듯 제 가슴에 손을 올렸다.
“제일 무난하고 좋은게 그건데 말이지, 다 찼다고 두개골에 하기에는 너희 원숭이들은 지나치게 섬세하고, 뇌에 영향이 갈지도 모르잖아?”
“보호 각인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는데.”
샘이 각인을 위해 벗어뒀던 겉옷을 챙겨들면서 말하자 발타자르가 가볍게 손짓해서 겉옷을 떨어뜨렸다.
“보호 각인은 갈비뼈 중심에 있는 그거 하나뿐이야. 물론 샘, 네 몸에는 없지.”
“왜 ‘물론’ 인데?”
“왜, 왜, 왜... 날 아주 한가한 천사로 보고 있군.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른 천사한테나 물어봐.”
그는 투덜거리면서 샘의 몸에다 손을 얹었다.
“...그 왜, 더러운 트렌치코트를 입고 너랑 사랑에 빠진 그 녀석.”
농담하고는, 딘이 한 마디 쏘아붙여주려던 순간 그는 각인을 마치고 사라졌다.
“..각인이 내 몸에 새겨졌는데. 이제 어쩌지, 형?”
“너 혼자 가는거지 뭐, 난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게.”
그들은 총에 총알을 채워넣고는 밖으로 나갔다.
샘은 조사를 위해 밤새 도서관에 있겠다고 했다.
안전을 위해 밤이면 항상 돌아오곤 했기에 걱정이 되어 딘은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 모텔방에 앉아 텔레비전을 켰다.
야한거 하네.
예쁜 여자가 옷을 벗는 장면이었는데 딘은 심드렁하게 쳐다보다가 결국 자리에 누웠다.
“...하아...”
“샘은 안전하다.”
“깜짝이야!”
딘은 카스티엘의 목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서 벌떡 일어났다.
“다음부터는 인기척을 내도록 하지.”
마치 놀랐다는 걸 숨기려 들 듯 딘은 얼굴을 문지르고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래서 그 얘기를 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그 먼 천국에서?”
“본 목적은 다른 것이다.”
카스티엘은 딘이 엉덩이를 걸치고 앉은 침대 앞에 서서는 그를 내려다보았다.
“아이가 필요하다.”
특별히 바쁜 일이 없으니까, 딘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데? 어디 사는 애고?”
뭐 샘처럼 특별한 날에 선택받아서 살고 있거나 한 그런 애려니.
데려다 주면 감시를 하거나 이래저래 하겠지.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태어나지 않았다?
“이봐, 아무리 나라도 갓 태어난 아기를 훔쳐오는 것은 양심에 걸리는데.”
그건 법이고 뭐고 하기 이전에 양심의 문제-
“너와 나의 아이다.”
“뭐라고!”
“그러니 벗어라.”
“잠, 잠깐! 말이 되냐! 둘 다 남자잖아!”
“엄밀히 말해, 천사는 양성이다.”
딘은 그 말에 제 옷을 벗겨오는 그 손을 잡았다.
“네가 임신하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은...”
“임신하는 것은 너다.”
“왜?!”
“내가 임신할 수는 없잖아.”
나는 되냐고!
카스티엘은 힘을 써서 딘을 억지로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손가락부터 천천히 몸이 빛나기 시작했다.
눈이 부셔서 딘이 눈을 감는데, 그 빛은 딘의 몸에 스며들었고.
딘은 직감적으로 자신의 몸에 다른 생명이 들어찼다는 것을 느꼈다.
“...라는 꿈을 꿨어.”
“낮부터 일 안하고 낮잠을 자니까 그런 꿈을 꾸는 거야.”
“자료조사 혼자 시킨다고 삐졌냐?”
“내가 무슨!”
샘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가방에 노트북을 접어 넣고는 어깨에 휙 둘러멨다.
“...어이, 새미, 어디 가?”
“도서관에. 좀 조사할 게 있어서... 내일이나 되어야 들어올 거야.”
샘은 주섬주섬 노트며 볼펜을 주머니에 쑤셔넣고는 모텔의 문 손잡이를 잡았고 딘은 무언가의 불길함에 몸을 던져 샘을 붙들었다.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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