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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진회장군] 다른 엔딩 2

2017. 1. 4. 19:58 | Posted by 호랑이!!!

 

얇은, 제정신이 아닌 지금 상태로도 알 수 있을 만큼 얇은 저 천 너머에 사람이 앉아있다.

 

오른편에 하나, , 그리고 이 편에도 하나, ... ?

 

최소한 네 명.

 

판판한 바닥이 흔들리고 배 바깥에서는 파도가 친다.

 

역시 여기에서 죽는건가.

 

몸이 이만큼 상했으니 장기도 못 판다는 사채업자 말이 생각났다.

 

이대로 수장될 거라면 정신이나 계속 잃고 있을 것이지 괜히 이 몸은 생존욕만 높아서.

 

장군이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회장니임, 나한테 이래도 돼?”

 

그 구체적인 씹새끼는 실패했나? 하긴 실패했으니까 내가 여기 이러고 있겠지. 여차하면 돈 다 돌려주고 튀어야 하나?

 

이 모습을 그 형사가 봤으면 너 또 머리 굴리지?’...왜 뜬금없이 얼굴이 생각나고 있어.

 

나 아니면 그 돈 못 찾을 텐데?”

 

네가 내 브레인이기는 한데, 너만한 애는 한국에, 아니, 이 지구에 널렸어. 여기서 한 5퍼센트 떼 줄테니까 찾아달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아?”

 

장군이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뭐 찾아?”

 

날 뭐에 매달아서 빠뜨리려나~? 하고.”

 

내가 너한테 뭘 어쩐다던?”

 

물론 어쩌기는 하겠지만.

 

진현필이 웃었다.

 

우리 장군이가 아직 나를 잘 몰라. 이 회장님 막 섭섭할려구 그래.”

 

어디 보자, 라며 진현필은 손을 뻗었다.

 

독약 먹여놓고 할 소리야? 어유 나 막 무서워지려고 그러네, 이렇게 회장님이 싸이코패스였나 싶구.”

 

? 독약?”

 

무슨 독약?하고 물어보던 진현필은 이내 박장대소했다.

 

장군이는 귀가 먹먹하도록 울리는 웃음소리에 인상을 찡그렸다.

 

빌어먹을, 감각이 제멋대로야.

 

손으로 바닥을 내리치면서 알았는데 아프다던가, 나쁜 감각이 없다.

 

파도에 배가 흔들리는 것 같은 중립적인 감각은, 심지어 저 요란한 소리까지도 자극적으로 다가온다.

 

기분 좋은 쪽으로.

 

아 젠장, 무슨 반짝이가 떨어지고 하늘이 무지갯빛인 요정 나라냐고.

 

돈도 돈인데 말이야, 나한테는 네가 차-암 중요하거든.”

 

웃음을 그친 진현필이 무언가를 들었다.

 

어두운 안에서도 차갑게 빛을 내는 것은 장군이가 걸치고 있던 옷가지를 조각내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래도 내 옆에 있을 앤데, 이런 거 입고 다니면 내 가오가 안 살지. 나중에 배 내리면 우리 옷이나 사러 가자?”

 

그말인즉 살려놓고, 옷 입히고, 어딘가에 쓸 데가 있으니 살려놓겠다는 말로 들렸다.

 

그러나 그 말에 기뻐하고 안심하기에는 몸이 여전히 이상하다.

 

겨우 바닷바람 한 줄기가 얇은 커튼 아래로 불어와서 몸에 부딪혔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이상하다고밖에 하지 못할 것 같이.

 

허벅지를 핥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