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호랑이!!!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마법사들 9.5 (향의 집)

2018. 8. 22. 02:26 | Posted by 호랑이!!!

붉게 번지는 저녁 노을을 배경으로 푸르스름하게 타오르는 불꽃은 세 명에게 이리 오라는 듯이 일렁인다.

 

신 향의 집은 책에서 뽑아낸 것 같은 옛날식 집이다.

 

돌을 주워 쌓은 담에는 같은 모양의 돌이 하나도 없고, 붉고 푸른 칠이 된 나무 대문을 열어서 들어가면 널찍한 기왓집이 보인다.

 

섬돌에 신을 벗고 마루에 올라가면 초록이, 줄리아나, 예란이 나란히 서도 될 정도였고 그 마루를 따라 닫힌 방 문을 지나가다 보면 갑자기 옆이 확 트여서 집의 안쪽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집 가운데 있는 것은 연못이었는데 으레 있을 법한 연꽃도 없고 연못 주변에 잎이 넓은 나무며 갈대 같은 것이 있어서 오히려 연못을 가린다.

 

넓은 집 안에 이런 연못을 지어 놓고 또 주위에 나무 같은 걸 심어서 다 가려놓다니 뭐 이런 인테리어가 다 있담.

 

누구 취향인지는 몰라도 참 답답하다.

 

그 마루 끝까지 가면 방이 하나 나왔는데.

 

문을 열자 그 안은 지금까지의 고풍스러운 저택이 거짓말인 것처럼.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여기 맞아?”

 

그렇게 물어보았지만 어느샌가 한 걸음쯤 앞에서 일렁이던 푸른 불꽃은 사라지고 없다.

 

그 대신에 목소리가 있다.

 

여기야.”

 

넓은 방들과 커다란 건물 중에서 유일하게.

 

신 향의 방에만 누군가 사는 흔적이 있다.

 

목소리가 들린 다음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서 향이 나타났다.

'오리지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한 소재. 조용한 B랑 활달한 C랑  (0) 2018.09.08
티샤와 무쉬  (0) 2018.08.30
마법사들 9  (0) 2018.08.22
마법사들 8  (0) 2018.08.18
마법사들 7  (0) 2018.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