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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 8

2018. 8. 18. 06:43 | Posted by 호랑이!!!

친구들을 구경시켜주고 있었어?”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사람은 나이가 있어 보이는 남자다.

 

“..., 아빠.”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식물원 안의 다른 사람들은 전부 편한 옷을 입고 다니고 있었는데 줄리아나의 아버지는 양복 정장을 입고 있어서 눈에 띄었다.

 

줄리아나는 반 발짝 앞으로 나가 초록이와 아버지의 사이에 섰다.

 

줄리아나의 등 뒤에서 초록이는 줄리아나의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별로 안 닮은 거 같은데.

 

별로가 다 뭐야, 거의 안 닮은 것 같다.

 

게다가 줄리가 싫어하고 있어.

 

어른이 말하면 대답은 딱 떨어지게 해야지. 아직 학생이라서 그런 모양인데 나중에 사회에 나가면...”

 

아버지, 곧 회의 시작합니다. 어서 가셔야... ? .”

 

마찬가지로 양복을 입은 젊은 사람이 나왔다.

 

저 사람이 줄리네 오빠라고 예란이가 초록이에게 속삭였다.

 

마찬가지로 전혀 닮지 않았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안녕히 계세요.”

 

예란이와 초록이가 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자 줄리아나는 앞장서서 계단으로 걸어 내려갔다.

 

그 뒤를 허둥지둥 쫓아서 1층까지 내려가는 동안 발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 후로 줄리아나의 기분은 눈에 띄게 나빠졌다.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다고 효과를 설명하는 초록이에게 거의 대꾸하지 않았고 예란이가 돌보는 법을 물어봐도 팻말을 가리켜서 말이 적어졌다.

 

“...우와아, 이거 진짜 튼튼하게 자랐다!”

 

그러게, 이거 봐라 이거 산에다 풀어놓으면 토끼하고 싸워서 이기겠다.”

 

“....흙이 좋아서 그래.”

 

그리고 이거 봐라아, 이건 만드라고라 개량종~ 이라며 줄리아나가 어떤 식물을 툭툭 건드리자 뿌리가 머리카락처럼 자라난 인간 모양 식물이 몸을 일으켰다.

 

영리해서 훈련이 가능하고 어느 정도 친밀해지면 위로라던가, 교감 같은 것도 가능해애.”

 

이번에도 부르니까 왔잖아, 라며 줄리아나가 작은 영양제를 건네자 작은 만드라고라는 영양제를 받아 기쁘게 머리카락, 혹은 뿌리에 발랐다.

 

레시피도 있지만 필요에 따라서 성분 조절도 가능하고, 그러면 자기만의 만드라고라도 키울 수 있어.”

 

한 때는 만드라고라 키트가 유행했던 때도 있었는데... 유행은 결국 유행일 뿐이었다며 줄리아나는 힘없이 웃었다.

 

혹시나 해서 덧붙이는 소리인데. 요즈음 젊은이들은 약초학을 안 배우거든.”

 

예란이가 말했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화분도 있었고, 각자 연구도 했고, 그랬는데 요즘 사람들은 마법 도구를 제작하는 제작계로 빠지는 사람도 있고 아무튼 약초학은 안 배우려고 하더라아.”

 

“...”

 

나도 이건 별로인데, 하지만 지금 말하면 눈치 없는 짓이겠지.

 

초록이는 흙에서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보고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예란이 아니니? 줄리아나도 여기 왔네.”

 

빨간 머리를 하나로 묶은 사람이 줄리아나를 보더니 성큼성큼 걸어왔다.

 

얼굴 어디도 줄리아나와 닮지 않았지만 머리만은 같은 색으로 새빨개서 혹시 가족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저 왔어요. ...이 쪽은 초록이예요.”

 

줄리아나는 초록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우리 엄마야.”

 

줄리아나 엄마이고 여기 부소장인 홍나영이예요, 안녕?”

 

안녕하세요? 줄리아나 룸메이트인 이초록이예요.”

 

얘기 많이 들었어. 여기 와서 거취는 어떻게 되니? 별 말 없으면 우리 집에 와서 묵을래?”

 

저는 신 향이라는 사람....? 예란이 친구.... , 그 집에 가기로 했어요.”

 

엄마, 저도 그 집에 가야 해요.”

 

가야 한다고? 라고 아쉬운 듯 부소장이 고개를 들자 줄리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란이도요. 초록이한테 이런저런 걸 알려줘야 하니까 와야 한다고 땅 위의 신이 그랬어요.”

 

그랬나?

 

뉘앙스는 올 테면 와라, 쪽에 더 가까웠던 것 같은데.

 

그렇지만 엄마는, 우리 줄리아나가 이렇게 안색도 안 좋고, 힘도 없는데 걱정이 된단다. 옛날부터 너무 조용해서...”

 

그런 긴 긴 걱정 끝에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을 듣고 홍나영과 작별인사를 하고 나자 줄리아나의 얼굴빛이 돌아와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어머니가 부소장이셔?”

 

어엉, 별로 흔한 집은 아니지?”

 

그럼 아버지가 소장이고? 라는 질문에 줄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집은 보통 어머니가 소장이고 아버지는 뭐 비서 같은 거 하는데 이 집 아버지는 엄청... 일벌레라서?”

 

뭘 그렇게 좋게 말해줘.”

 

줄리아나는 작게 목소리를 낮추었다.

 

출세에 눈이 멀었지.”

 

잠깐만, 그럼 다른 집은 아버지가 비서 같은 거 하고 어머니가 회장이나 사장이나 소장이나 그렇단 말이야?

 

초록이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좀 다르지? 다른 데서는 아빠들이 사장이나 회장 한다며?”

 

그러게. 우리 예전에 회사가 나오는 드라마 보고 놀랐다니까? 여기 말고 다른 데에는 남자밖에 안 사는 줄 알았어어.”

 

줄리아나는 열매가 맺힌 만드라고라에서 가장 잘 익은 열매를 떼어내며 웃었다.

 

이걸 심고 잘 가꾸면 아까 봤던 그런 만드라고라가 자랄 거야아. 재배법은 나중에 적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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