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있잖아요-”
길거리에서 바이올린을 켜던 사람은 상냥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오케스트라 해 보지 않을래요?”
“오케스트라...요?”
파란 머리에 다정한 표정의 청년은 눈이 마주치자 빙그레 웃어보였다.
왜인지, 이 일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자신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이 생겼다.
“네, 지금 오케스트라7의 바이올린 한 자리가 비었거든요.”
스스로를 토마스 스티븐슨이라고 소개한 그는 이번 일요일에 전체 연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곡은 비발디였고 자신도 몇 번이나 연습한 적 있는 것이었다.
일요일에, 주소가 적힌 쪽지를 보고 찾아간 곳은 어느 지하 연습실이었다.
지하라서 그런가 좀 춥네.
안으로 들어갔더니 제각기 악기를 든 사람들이 이미 자리에 앉아있었다.
“어서오세요.”
토마스다.
토마스가 자신의 자리는 저쪽이라고, 손수 이끌어 주었다.
그런데 그는 연미복을 입고 있어서 의아했다.
“연습... 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연미복을 입고 있어요?”
“저한테는 엄청 중요한 연습이라서요.”
수줍게 웃은 토마스는 지휘봉으로 악보 거치대를 톡톡 두드렸다.
“자 그럼, 7번째 오케스트라의 첫 연습을 시작하겠습니다-”
첫 연습이라 중요하다고 한 걸까? 하는데 가슴을 뚫고 얼음조각이 튀어나왔다.
한곡의 지휘를 마친 토마스는 기분 좋다는 듯 신음 섞인 한숨을 나른하게 뱉었다.
“아아... 언젠가는 콘서트를 열고 싶다...”
연습실의 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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