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엘리야, 키만 컸지 저렇게 가늘고, 말랐고, 바람만 불면 휘청휘청할 것 같은데...’
나단은 소파에 엎드려서 턱을 괴었다.
앞에서 엘리야는 비술서를 읽고 있었는데 조그마한 요정이 장난스럽게 엘리야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거나 책 위에 벌렁 드러누웠다.
요정이 방해하는 것에도 꾸준히 비술서를 읽는 모습에 나단도 왠지 장난기가 돌아 살금살금 엘리야의 등 뒤로 돌아갔다.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감아 톡톡 잡아당기고, 밑으로 늘어진 옷자락도 들추고...
역시나일까,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나단은 바닥에 엎드리는 척 하며 엘리야의 발목을 잡아 보았다.
봐, 한 손에 쏙 들어오네, 가늘어! 뼈하고 가죽밖에 없는 거 아냐?
어디어디, 다른 곳은 어떨까... 하며 나단은 엘리야의 어깨를 잡았다.
역시나 가녀린데다가 입은 옷도 겨우 얇은 천이라 더 가냘프게 느껴진다.
거의 매일같이 가죽이나 금속재로 된 옷을 입는 자신하고도 달라.
어깨를 만지작거리는데 손 위에 요정이 와 섰다.
뭐야 너, 저리 가.
입모양으로 벙긋거리는데 요정은 들은체도 하지 않고 나단의 손 위에 발을 탕탕 굴렀다.
저리 가, 저리 가라니까.
이 어깨는 내 거야, 하고 손을 휘저었지만 요정은 다시 화르르 날아와서 손가락을 잡아당기고 깨물려고 덤빈다.
한참이나 파닥거리려는 때, 엘리야가 몸을 확 돌렸다.
“너희 둘.”
우당탕, 요란하게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
넘어진 나단, 그리고 그 위에 나단과 똑같은 자세로 넘어진 요정.
이 작고 귀여운 두 명을 어쩌면 좋을까.
엘리야는 한숨을 쉬며 손을 내밀었다.
“일어나. 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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