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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의 엑소시스트(시로X메피)] 가장 강한 것은

2017. 8. 6. 20:09 | Posted by 호랑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뭐라고 생각해?


메피스토에게 던져진 것은 흔하고 뻔한 질문이었다.


어린 아이들이 커다란 고릴라나 공룡, 기차와 비행기를 가져오고는 하는 그런 질문.


저 인간이 저런 질문도 하다니 어이가 없어서.


메피스토는 마악 다섯번째 줄을 쓰던 보고서를 덮었다.


벌써 늦은 시간이라 끓여둔 커피에서는 향긋한 향이 피어오르고 있었고 시로는 멋대로 메피스토의 잔을 가져가 마셨다.


"당신네 어린애들이 물어보던가요? 시로가 제일 세다고 말했겠군요."


"그랬지."


그러다보니 너는 뭘 제일 강하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어져서 말이야.


"역시 네 아버지냐?"


"웃기지 마세요. 그러는 시로야말로 사랑을 제일 강하다고 말할 겁니까?"


"사랑이라고 말해도 납득이 안 갈테니까."


그럼 이 세계 정도는 날려버릴 수 있는 거대한 병기인가?


그럼 너를 호시탐탐 암살하려고 기회를 보는 사람들인가?


그럼 악랄하고 간사하기가 악마 보다도 더한 인간들인가?


그럼 


"당장은 시로네 어린애들이 제일 강한 것 같군요. '그' 시로를 이렇게 인간처럼 바꿔 놓고."


이것 봐요, 당신 손톱에 보라색 크레파스가 묻어 있는 것 알고 있었어요?


메피스토는 쓰다 만 보고서를 들었다.


지금까지 뭐라고 쓰고 있었더라?


앞서 썼던 다섯 줄은 한 줄로 바뀌어 있었다.


「그럼 시간인가?」


메피스토는 고개를 들었다.


아까까지 앞에서 불량한 자세로 앉아있던 후지모토는 없었다.


없어지고 있었다.


눈을 한 번 깜박일 때마다.


첫 번째는 후지모토 시로가 앉아있던 의자.


두 번째는 시로가 피우던 담배.


세 번째는 그에게 내밀었던 찻잔.


네 번째는 그 사람이 어지르던 흔적.


다섯 번째는.


...내가 누구를 찾고 있었지?









메피스토는 푹신한 침대에서 눈을 떴다.


후지모토 시로를 잊어버리는 꿈이라니 웃기지도 않는 악몽이다.


악마가 악몽이라니 일등석에서 보는 불쾌한 코미디와도 같은.


그 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아침식사는 무엇으로 하겠습니까?"


보좌관이다.


"일식? 양식? 메피스토 스페셜?"


"...커피에 토스트."


"알겠습니다."


우산을 휘두르자 두꺼운 커튼이 걷히고 하얗게 느껴질만큼 밝은 빛이 쏟아졌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


어두운 밤 유령처럼 날아다니며 사람들 마음을 들쑤셔 놓고는, 아침이면 사라지는 것.


"...그것은 꿈."


그 중에서도 가장 강한 것은 꿈속의, 이제는 꿈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