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한테 이런 말을 써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라고, 찰리 헤스켓은 생각의 첫 운을 떼었다.
‘록시 모튼은 굶주린 늑대 같은 여자다’
록시 모튼은 찰리의 눈 앞에 있었다.
몇 초 전까지만 해도 화약냄새가 배긴 리볼버를 들고 과녁에다 갈겨대던 레이디는 이제 마치 서민 대학생처럼 에그시 옆에서 맥도날드 메뉴 중에 어떤 것이 제일 나은가로 토론하고 있었다.
하필 또 토론인 것은 지울 수 없는 그녀의 귀족적 본성이겠지.
하필 또 상대가 에그시인 것은 그녀가 ‘굶주린’ 늑대이기 때문이고.
그러니까 지금 에그시는 록시 모튼이 제일 탐내하는 핏기 도는 살코기렷다.
찰리는 작게 혀를 찼다.
“무슨 그따위 토론을 해대냐.”
“그따위라니! 맥도날드가 얼마나 좋은 레스토랑이냐면-”
“맥도날드가 무슨 레스토랑이야, 스낵 바지.”
찰리는 빅맥이냐 치즈버거냐로 의견을 달리하던 둘이 동시에 말을 늘어놓자 노골적으로 미간을 찡그렸다.
“이거 안되겠네, 너 나랑 같이 맥도날드나 가야겠다! 가서 기름진 감자튀김이랑 콜라가 포함된 버거 세트에 아이스크림이랑 애플파이까지 먹여줘야겠어.”
요새 부쩍 스스럼없어진 에그시가 말을 꺼냈다.
어떤 도발을 포함한 승낙의 말을 꺼낼까 잠시 고민하였더니 그 잠시에 록시 모튼이 ‘또’ 끼어들었다.
“난 싫은데.”
“넌 또 왜 끼어드시나.”
“나 에그시랑 저녁에 영화보러 갈 거야. 너랑 쟤가 맥도날드로 저녁식사 하는 날에.”
“나 아직 쟤랑 뭐 먹으러 간다고 안 했거든?”
장난인 척인지, 방해공작이라는 것을 참 당당하게도 말한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몇 주 전까지만 해도 판에 박은 귀족 아가씨였는데 이건...
그동안 에그시한테 영향을 받은 사람은 절대로 찰리 혼자가 아니었다는 이야기겠지.
록시 모튼은 굶주린 늑대, 그리고 기회를 엿보는 자신은 하늘에 떠 있는 독수리나 매.
“그럼 셋이서 다 같이 가면 되겠다!”
이 쪽은 뭐, 개나 고양이나 토끼쯤.
형용사를 더한다면 엄청나게 눈치 없는.
록시 모튼과 찰리는 눈빛을 교환했다.
그리고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절대 싫어.”
“네버.”
“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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