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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의 엑소시스트/루시펠X유키오] 사진

2015. 12. 24. 06:46 | Posted by 호랑이!!!

게헤나 모든 것들의 빛, 루시펠은 그의 거처에 있었다.

 

가면은 언제든 손 닿는 곳에 자리하고 있고 옷은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

 

아무리 게헤나의 여덟 왕이라지만 대개 그의 형제들은 어둑어둑한 곳을 선호했지만 루시펠은 그들과는 다르게 하얗고 밝은 공간을 선호했다.

 

강한 힘 때문에 엘릭서를 몸에 주입하여 하루하루를 유지하기에도 빠듯한 나날이지만 그는 주저없이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선택하는 데에 힘을 썼다.

 

그 부작용으로 앓아눕는 때는 있지만.

 

마치 지금처럼.

 

총사님, 엘릭서 농도를 높일까요?”

 

부탁합니다.”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건성건성 대꾸하고 루시펠은 창문 너머로 시선을 옮겼다.

 

막냇동생의 동생이라는 자의 눈.

 

그 눈은 분명 악마의 것이라지.

 

아버지의 사생아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았고, 그나마도 사마엘이나 아마이몬이 독점하고 있을 터였다.

 

이 쪽에도 스파이는 있지만.

 

야만타카의 불꽃을 다루는 이를 불러다 주게.”

 

알겠습니다.”

 

부른지 얼마 안 되어 분홍색 머리의 소년이 들어왔다.

 

겉으로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 나잇대 소년처럼 굴고 있지만 그의 실력만큼은 일루미너티에 아깝지 않다지.

 

무슨 일~이심-까요-?”

 

네놈, 예의를 갖춰라!”

 

아니, 괜찮아. 잠시 할 말이 있으니 자리를 비켜 주게.”

 

사람을 물리고 단 둘이 남자, 그는 오히려 긴장한 듯 보였다.

 

시마 렌조, 라고 하였나요, 그대.”

 

그렇습니다.”

 

저어, 그런데 무슨 일로~?라고 웃는 그에게 손짓해서 앉게 했다.

 

사탄의 사생아...중 동생 쪽에 대해서.”

 

?”

 

의외의 질문이었는지, 그는 말을 멈췄다.

 

토도 선생님한테 들으셨듯이, 인간이라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죠?”

 

인간이니 악마니 하는 그런 것은 되었습니다. 그에 대해서 말해 봐요.”

 

말해 보시라면... 어떤?”

 

무엇이든 좋습니다. 무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성격이나 말투는 어떠한지, 무엇이든.”

 

최연소 엑소시스트, 학원의 강사, 주위에서 신망이 두터움, 책임감 있는 성격, 등등.

 

과연 그는 관찰력이 뛰어났다.

 

시마 렌조, 그는 루시펠에게 반 전체가 찍은 사진이라며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게도인이 눈독을 들인 긴 머리 여자아이, 짧은 머리의 여자아이, 렌조와 친분이 있다는 두 명의 소년과 아버지의 아들과...

 

탐나

 

와작, 사진이 우그러졌다.

 

인간이 마장을 받아 악마화 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게도인이 연구로 인공적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까지 했고.

 

그러나 그는 특별해.

 

악마화 하는 눈과 성수에 반응하는 몸의 인간 종, 노력하고 괴로워하며 갈망하는 사람.

 

그는 특별해.

 

투박한 검은 제복에 가죽 벨트로 매달린 약과 총알 하나에까지 그의 손길이 닿았다는 이유로 질투가 일어날 만큼.

 

이 손으로 직접, 구원해주고 싶은 사람.

 

이 손으로 이 자리까지 억지로든 올려주고 싶은, 탐나는.

 

탐나는, 탐나는, 탐나는, 탐나는, 탐나는...!

 

사진이 그의 손 안에서 우그러들었다.

 

강한 빛에 사진 가장자리가 바래기 시작했다.

 

...탐나, 이 손에 쥐고 그 눈에 나만 보이게 하고 싶을 만큼.

 

그에게 진실을 미끼로 손짓했을 때 보인 눈은 떨리고 있었다.

 

그대는 약해, 몸도 마음도.

 

이 손아귀에 떨어질 날도 멀지 않았을 테지.

 

루시펠은 사진 위를 손으로 훑었다.

 

사진은 한 사람을 제외한 부분이 하얗게 무언가에 뒤덮이듯 바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