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갤러해드는 고민이 있다.
킹스맨의 기지는 언제나 청결하고 잘 정리되어 있으며 기품있고, 현대적이고, 온 몸에서 젠틀함이 풍겨나오는, 사람으로 따지자면 그야말로 젠틀맨인 건물.
그 안의 사람들도 아서니 갤러해드니 멀린이니... 아서왕과 그 기사들의 이름을 딴 기사들이며 젠틀맨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런데 그러기엔, 뭔가 최근에는 위화감이 있다.
“인마(oi) 랜슬롯, 내부 회선을 장난질에 이용하지 말랬잖아.”
“멀린- 꼬장꼬장하게 굴지 말아요.”
“에그시 너도! 이 자식-”
불건전한 단어들이 들리고 있다.
“...”
“우와 깜짝이야!(Hell fuck) 언제 왔어요 해리?”
“갤러해드라고 불러야지.”
에그시의 말을 정정해주며 해리는 한숨을 쉬었다.
불과 얼마 전... 그러니까 에그시가 킹스맨에 정식으로 합류하기 전까지만 해도 신입 랜슬롯은 장난은커녕 바짝 얼어서 주어진 업무를 해내기도 빠듯해했고 멀린도 임마- 따위의 말은 하지 않았다.
이래봬도 귀족 출신인데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데.
“...에그시.”
“네- 갤러해드?”
“...해리라고 부르렴.”
“아까는 갤러해드라고 부르라면서요.”
“마음이 바뀌었단다.”
“그거 무슨 의미인데요? 데이트?”
데이트라는 단어에 록산느가 이쪽을 돌아보는 것이 느껴진다.
딱히 숨긴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반쯤밖에 안되는 젊은 애랑 데이트 한다고 말하기엔 좀 부끄러운 것이...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라.
“네 말투를 교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단다.”
“제 말투요? 이상해요?”
“랜슬롯, 방금 에그시가 한 말을 네 식대로 다시 말해줄 수 있겠니?”
그러자 갑자기 지명당한 록산느는 잠시의 머뭇거림 없이(당황했을지 모르는데도) 말했다.
“제 언행에 어떠한 문제가 있습니까?”
거 보렴, 다르지.
해리는 에그시 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뭐가 다른지 알겠니?”
“언행 같은 어려운 단어를 버킹엄 궁전 문지기 같은 말투로 하는 거요?”
“내 기억이 맞다면 그걸 격식이라고 하는 것 같구나.”
매너 메잌스 맨, 모르니?
해리는 록산느가 에그시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콱 찌르는 걸 보고 한숨이 나올 뻔한 것을 막는데 성공했다.
식사 예절도 가르쳤고 옷입는 법도 가르쳐놨는데 아직도 갈 길이 빠듯하다.
훈련생 시절도 아니고 요원이 되었는데도 이런 기본적인 것을 가르쳐야 하다니.
“멀린, 부탁할 것이 있는데.”
“앞으로 일주일 정도 대부분의 시간은 같이 있을 수 있도록 스케쥴을 조정해두었습니다.”
역시 멀린은 눈치가 빨라.
해리는 만족스럽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멀린은 최근 익숙해진 스케쥴 조정을 마무리하고 프로그램을 닫았다.
“앞으로 속어, 비속어, 은어를 사용할 때마다 다소간의 페널티를 줄 거다.”
“...데이트에서까지요?”
“안 그러면 또 할테니까.”
그야 그렇지만.
에그시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해리, 해리는 저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다구요.
그러자 해리는 가볍게 맞받아쳤다.
너를 제외한 모두가 너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단다 에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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