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날씨는 어떻지?”
“나도 모르네.”
카인은 탁자 위에 던져진 자신의 드라그노프를 보았다.
언제든 쓸 수 있도록 광이 나게 닦아둔 것이지만 지금은 얇은 먼지층에 덮여 있었다.
바깥이 보이지 않도록 커튼을 쳤지만 창문 너머로는 비라도 오는 것인지 어둑했고 추적추적 비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오늘 저녁에는 밖으로 나가고 싶네.”
방안은 어두웠다.
하나 있는 등잔은 따뜻한 오렌지 빛이었지만 금방이라도 꺼질 듯 희미한 빛이라 방안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으니까.
“간만에 중국 음식이 먹고 싶으이.”
“...생각해보지.”
여기 온지 삼일째던가.
마치 감금 같다.
그래서 카인은 한숨을 쉬며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생각하다보니 울컥해서 허리의 끈을 끌러낸 후 총을 찾아 그것을 웨슬리의 입 앞에 바짝 들이대었다.
웨슬리도 순식간에 반응해 총을 꺼내어 든다.
“반응하는 게 늦어진 것 같은데 슬로언. 녹이라도 슬었나?”
“자네 입에다 처넣는 데는 아무 문제없다네, 스타이거.”
카인이 무어라 얘기하려 하자 웨슬리는 벌어진 입에 빠른 속도로 총을 쑤셔 넣었다.
입 안에 딱딱한 것이 들어와 혀를 누르기에 노려보았지만, 요 며칠간 더욱 지나치게 익숙해진 물건이라 이내 체념한 듯 눈을 감는다.
착하군 스타이거.
웨슬리는 슬그머니 미소를 띄우며 제 앞의, 카인의 총구에 쪽 입을 맞추었다.
“중국 음식은- 배달시켜도 되지 않을까?”
카인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마침내엔 웃어서.
둘은 서로의 총을 입안에 넣고 웃는 모양이 되어 버렸다.
'사이퍼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이글] 선물, 서투름 (0) | 2014.10.02 |
---|---|
[토마스X이글X토마스] 고백 (0) | 2014.09.15 |
[릭마틴] 베이커리 (0) | 2014.09.05 |
[티엔하랑] 노래 (0) | 2014.09.01 |
[티엔하랑/연령반전] 잠꼬대 (0) | 2014.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