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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 3

2018. 5. 29. 18:05 | Posted by 호랑이!!!

초록이는 눈을 떴다.

 

아침의 새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익숙해지지 않아서, 아직 해도 다 뜨지 않은 어슴푸레한 바깥임에도 오후나 된 것처럼 느껴졌다.

 

옆에서는 줄리아나와 만두가 자고 있었는데 만두의 뜨뜻함이 싫은지 저리가... 라는 잠꼬대를 하고 있음에도 만두는 더 줄리아나에게 파고들었다.

 

인났나.”

 

그리고 예란이는 오프라인으로 게임을 한다.

 

또 제대로 자지 않았는지 책상 위에는 탄산 캔이 나뒹굴고 있었고 가운데는 자주색 천을 펼쳐 카드를 늘어놓았다.

 

이 카드는 초록이도 자주 본 것으로 투박한 그림이 특징일 뿐인 평범한 카드였는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은은한 빛이 나고 있어서 쳐다보고 있자니, 예란이가 말을 걸었다.

 

한 장 골라 볼래?”

 

아무거나?”

 

그래.”

 

초록이는 별 생각 없이 손을 내밀었다.

 

예란이가 매일 하는 평범한 오늘의 운 점치기겠지.

 

그런데 손을 대는 순간 카드에서는 팍 불꽃이 튀더니, 따끔함에 놀라 손을 잡는 순간 은은한 빛이 꺼져 버렸다.

 

?”

 

아아?”

 

“....뭐야!!!! 이거!!!!!!”

 

무슨 일이옹!”

 

만두는 불빛이 사라진 카드를 보더니 비명을 질렀다.

 

냐아아앙!!!!”

 

초록이는 안절부절 못 하다가 옆에서 머리를 감싸쥔 예란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뭔데... 미안해.”

 

아니... 이게 니 잘못은 아닌데...”

 

초록씨, 혹시 평소랑 다른 점은 없었옹?”

 

그러고 보니, 카드에서 약하게 빛이 반짝반짝 했는뎅.”

 

예란이는 카드를 모아 정리하다가 그 말을 듣고 다시 머리를 감싸 쥐었다.

 

뭐야, 큰 일이야?”

 

난 씻고 올 테니까 줄리 좀 깨워줘.”

 

응야.”

 

욕실에서 물소리가 나고 초록이는 줄리아나를 흔들었다.

 

줄리, 일어나.”

 

으엉..... 몇 시야....?”

 

“6. 그런데 시간이 문제가 아니고, 란이 카드 때문에 그래.”

 

카드으...?”

 

줄리아나는 눈을 뜨더니 머리맡을 더듬어 안경을 찾았다.

 

네모난 안경을 끼고 몸을 일으킨 줄리아나는 책상 위에 놓인 카드 뭉치를 보더니 고개를 기울였다.

 

“...아하...”

 

이거 귀찮게 됐네. 줄리아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옷장을 열어 불편해 보이는 외출복을 꺼냈다.

 

이제 무슨 일이 생기는 거야?”

 

우리 다 같이 마법계로 가는 거야아. ...가기 싫다, 정말.”

 

사실은 마법계 같은 건 아니고, 그냥 마법사들이 사는 도시지만 마법계라고 말하는 쪽이 이해하기 쉬우려나아? 라며 줄리아나가 웃었다.

 

셋이 준비를 마치고 예란이 만두에게 연락을 하라고 말했다.

 

높은 옷장 위로 올라갈 때처럼 몸을 웅크렸다가 쭉 펴는 순간 만두는 사라졌고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초록이의 눈이 빛났다가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이 물었다.

 

카드 때문이야?”

 

그런 것도 있고.”

 

카드에서 나오던 그거 마력이거든, 내가 빙의시킨 마물에서 나오는 빛. 그런데 네가 그게 보였잖아.”

 

보이면 안 돼?”

 

그걸 볼 수 있는 건 마법사들 뿐이니까.”

 

정정.”

 

갑자기 또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초록이가 고개를 들자, 이 쪽을 엄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또래의 사람이 있었다.

 

!”

 

오랜만이야.”

 

머리를 하나로 올려 묶은 향이라는 사람은 창문 너머에 있었고, 나오라는 손짓을 했다.

 

쟤는 마법사라고 할 수는 없지. 그냥 마력이 마법사 수준으로 생긴 것 뿐이니까.”

 

창 밖을 내다보았더니 커다란 가마가 있었고, 향이 문을 열듯이 벽을 열어 예란이와 줄리아나, 초록이가 타도록 했다.

 

가마 안쪽은 푹신한 쿠션이 있고 어색하게 자리에 앉자 벽면에서 주스와 과자가 담긴 선반이 튀어나왔다.

 

이것 좀 먹어, 다들 아침 안 먹었지.”

 

고마워.”

 

주스를 컵에 따르는데 향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원래 이 사람은 마법사가 아니었을 텐데. 어떻게 된 거야.”

 

왠지 내가 얘 기억을 없앤다고... 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

 

이번에 가게 되면 너 회의에 부쳐져.”

 

“...그렇겠지.”

 

그러니까 그 전에. 저 사람을 좀 조사해야겠어.”

 

얼마 안 있어 가마 문이 열렸다.

 

그러니까 너희 둘은 집에 인사드리고 와.”

 

향은 예란이와 줄리아나를 내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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