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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군/톰맥스]MAX

2015. 6. 1. 07:15 | Posted by 호랑이!!!

맥스는 칼을 들고, 거울을, 그 너머를 겨누었다.

 

 

불공평한 계집애, 나한테 모든 나쁜 것을 밀어넣고 자기 혼자 잠에 빠져 있어.

 

그 애가 힘든 건 힘든게 아닐 거야.

 

혹시 모르지? 나쁜 용이 지키는 성에 갇힌 공주님 놀이라도 혼자 하고 있을지?

 

 

칼 끝은 거울에 닿고 거슬리기 그지없는 마찰 소리를 낸다.

 

끼이익, 쨍그랑, 끼이익, 쨍그랑.

 

칼은 거울을 긋고 후려친다.

 

그 조각은 맥스의 얼굴에 튀어 잔금을 남겼지만, 맥스의 춤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춤을 출 때 내 손에 잡힌 것이 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손이었으면 좋겠어.

 

누군가를 해치고, 겁을 주고, 미워하기보다 한 마디 상냥한 말을 먼저 할 수 있기를 바라.

 

나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해서 그게 좋은 것인 걸 모를 리 없잖아.

 

 

거울의 유리는 박살나서 바닥에 파편이 흘러 넘쳤고 이제 그 유리를 받치고 있던 연한 색의 나무판조차 계속되는 칼질에 너덜너덜해지고 있었다.

 

맥스의 칼질은 거세어지고, 그 호흡도 거칠어졌다.

 

 

나에게 미움을 준 네가 미워.

 

너를 미워하게 만든 네가 미워.

 

 

나쁜 계집애!”

 

 

나무판 중앙에 칼이 깊숙이 꽂혔다.

 

맥스는 숨을 몰아쉬며 거울을 노려보다가, 주먹을 들었다.

 

맥스, 나그네 형이 오래.”

 

치려는 순간, 손이 누군가의 손에 잡혔다.

 

“...”

 

, 가자.”

 

톰은 맥스의 방에 깔린 유리조각이나 깨진 거울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오히려 보이지 않는다는 듯 그 파편을 밟고 지나왔다.

 

맥스는 숨을 마저 고르고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휙 넘기며 방에서 빠져나왔다.

 

 

마야 이 못된 계집애.

 

네가 나에게 남겨준 아주 쬐-끄만 좋은 마음은 말야.

 

활활 불태워 버릴거야.

 

하나도 남김없이 이 애한테 줘버릴 거라고.

 

그러니 너는 네게 남은 아주 약간의 미움을 불태우고 있으렴!

 

하하!

 

 

[릭마/Bㅣ광] 최군과 사퍼 크로스오버

2014. 12. 20. 13:09 | Posted by 호랑이!!!

“마음을 읽는다고 하셨나요? 마인드랑 같은 능력이네요.”

 

“그쪽에도 저 같은 능력자가 있나 보네요. 반가워요, 마틴 챌피예요.”

 

“B라고 해요.”

 

마틴과 B가 멋쩍게 인사를 나누었다.

 

저 한편에서는 저런 화기애애하고 수줍은 분위기가 아닌 상당히 불꽃튀는 분위기로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대가 군단 프리랜서의 대표요?”

 

“아따, 거 먼데까이 내가 알려졌나 보이. 그랴, 내가 프리랜서 대표, 비광이요 타키온.”

 

차분한 목소리.

 

예의바르게 올라간 입꼬리와 웃는 표정.

 

그러나 그 눈만은 웃지 않고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정 중 동!

 

그리고 저 멀리, 인사하는 보모와 아이 페어가 있었다.

 

“반가워요 어이.”

 

부엉!

 

“...”

 

“초코파이 사줘.”

 

 

 

 

 

 

“요거요거 이것이 양놈들 화투다냐?”

 

“깔끔하니 보기 쉽죠?”

 

릭은 비광이 돈 거는 게임을 좋아한다는 말에 카드게임을 하자며 서양카드 한 벌을 꺼내들었다.

 

B는 전혀 몰랐지만, 비광은 릭이 저러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아마도, 거의 확실하게.

 

“이런걸로 골패놀이를 하면 재미있나? 그림도 네 종류밖에 없고 영...”

 

비광은 에이스 카드 한 장을 집어들고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화투보다 넓고, 얇고, 하얀 배경에 무늬가 숫자에 맞게 박혀 있고... 흐음.

 

“...소매에 숨기기 좋겠구마.”

 

...네?

 

B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길 바랐다.

 

“...비광...?”

 

그러자 비광은 그를 돌아보더니 화알-짝 웃어보인다.

 

“비광, 안돼요, 안 돼요.”

 

비광 전에 사기치다 걸려서 손목 잘릴 뻔 했다면서요, 저기 마인드랑 같은 능력 쓰는 사람 있단 말이예요.

 

이번에 걸리면 진짜 손목 잘릴지도 모른다.

 

게다가 저 사람들은 전쟁에서 나왔다고 하니 손목으로 안 끝날지도 모르고.

 

“아그야.”

 

비광은 더없이 진지한 얼굴로 B에게 바싹 고개를 들이밀었다.

 

B는 가면 밑으로 보이는 목이 새빨개져선 몸을 뒤로 빼었고 비광은 거기 따라붙어 얼굴을 가까이 했고 B는 다시 뒤로 빼었고 비광은 또 가까이 붙었다.

 

이 이상한 술래잡기는 B의 등이 벽에 부딪히며 끝이 났고 비광은 벽에 등이 닿아 옴짝달싹 못하는 B의 양 옆에 팔을 대고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얼굴을 대었다.

 

“아그야, 게임이 뭐냐?”

 

“게임이요? 재밌는...거?”

 

“그랴, 재밌는 거. 내는 도박판에서 남을 속여가며 이기는거이 그리도 즐겁드라.”

 

“하지만... 하지만 비광...”

 

“아그야, 남자는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가슴이 시키는대로 따를 때가 있다.”

 

비광은 멋들어지게 겉옷을 어깨에 걸치며 돌아섰고 B는 주르르 벽을 타고 미끄러지며 중얼거렸다.

 

“비광은 여자잖아요...”

 

 

 

 

 

 

동양인은 좌식! 이라는 릭은 따끈한 바닥에 돗자리를 깔아 자리를 만들었다.

 

비광은 양쪽으로 허리까지 갈라진 치마임에도 떡하니 양반다리로 앉았고 B는 ‘팬티 보여요!’라고 기겁하며 겉옷을 벗어 덮어주었다.

 

“이 오빠가 이렇게 얌전해 보여도 라스베이거스랑 메트로폴리스에서 큰 판 벌리던 사람이었는데, 이거이거 촌 아가씨 기 죽으면 어떡하오~?”

 

“아따, 걱정도 팔자랑께. 양화투라고 봐주기 없기여? 뭐혀, 후딱 패 돌려.”

 

공정함을 기해 자신이 패를 나눠주겠다며 마틴이 카드를 착착 섞었다.

 

차르르 차르르 카드 섞이는 것을 보며 한쪽 팔을 괴고 있던 비광이 씩 웃으며 한 마디 했다.

 

“사내자식 손이 참 곱기도 곱구마잉~ 이따가 함 잡아봐도 될랑가?”

 

“물론이죠, 그러세요.”

 

그러자 과자를 집어 입에 넣던 릭이 B에게 웃어보였다.

 

“거기 예쁜이, 과자 좀 먹여 줄까?”

 

“아, 저... 저기... 괜찮아요.”

 

B는 귀 끝을 붉히며 무릎을 안고 비광의 옆에 쪼그려 앉았고 비광과 릭 사이에는 파지직 불꽃이 튀었다.

 

‘마틴 손을 잡아보겠다고?’

 

‘우리 B한테 작업이라도 거는 기가 뭐가?’

 

그리고 웃음을 참는 마틴이 카드를 돌렸다.

 

 

 

 

 

“나그네씨도 프리랜서예요?”

 

“초코파이 사줘.”

 

“허리춤의 검을 보니 역시 검을 다루시는 분인가봐요.”

 

“어이 없어.”

 

토마스는 뒤로 돌아보았다.

 

어이라는 저 커다란 부엉이는 사람마냥... 아니 사람보다 훌륭하게 피터와 놀아주고 있었다.

 

뭐든지 일단 시큰둥해하고 관심이 없던 피터도 이 커다란 부엉이와는 순식간에 친해져 왠지...

 

아 갑자기 피터와 보냈던 지난날이 눈 앞을 스쳐지나간다.

 

주마등은 아니겠지.

 

“간식 만들어 줄까요?”

 

“초코파이 줘.”

 

초콜릿이 들어간 파이?

 

토마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재료가 충분히 있는지 모르겠네요, 해볼게요.”

 

“먹을거 줘.”

 

토마스는 피터와, 피터와 놀아주는 어이 쪽으로 손나팔을 만들었다.

 

“피터, 어이, 간식시간 할까?”

 

“할래.”

 

부엉!

 

날이 춥더라, 형이 따뜻한 우유랑 맛있는 거 만들어 줄 테니까 쉬었다가 놀...

 

토마스는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오자마자 손으로 피터의 눈을 가렸고, 어이는 날개를 펼쳐 나그네의 눈을 가렸다.

 

“마에스트로! 마침 잘 왔소! 당장 저 여자 얼려버리시오!”

 

“나그네야 저놈아 저거저거 아주 몹쓸 놈이여!”

 

릭의 뒤에서 어깨를 잡고 말리는 마틴, 그리고 비광의 앞에서 막아서는 B.

 

아까까지 앉아서 ‘저 이거 좀 잘하거든요, 당신한테 이게 너무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와 ‘괜찮아요, 잘 못하니까 열심히 할게요. 우리 얼른 시작해 볼까요?’라고 하던 사람들은(어디까지나 토마스 시점) 자리에서 일어나 멱살이라도 잡을 듯 씩씩거렸다.

 

“...피터는 저런거 보면 안돼, 가서 식탁에 앉을까?”

 

“알았어 형아.”

 

토마스는 재료를 늘어놓기 시작했고 식탁 위에 선 어이는 마치 손가락인 마냥 큰 깃털 하나를 들고 말했다. 부엉부엉.

 

부엉, 부엉부엉부엉. 부엉.

 

“알았어 어이.”

 

나그네는 피터 옆에 얌전히 앉았다.

 

“거기 네 분도 이리 오세요, 차 끓여 드릴게요.”

 

배고프면 신경 날카로워지니까요.

 

그렇게 널찍한 테이블에 어른 다섯에 아이 하나, 부엉이까지 하나 앉았더니 꽉 찬다.

 

아무래도 이거 작은 오븐에 굽는 작은 파이는 못 만들겠는데.

 

손이 근질근질해진 토마스는 커다란 보울에 밀가루와 계란을 넣고는 커다란 프라이팬에 레코드판만한 팬케이크를 만들어냈다.

 

반질반질한 하얀 접시에 커다란 팬케이크를 층층이 쌓고 생크림과 여러 가지 시럽, 딸기를 맨 위에 하나씩 장식해 자리 앞에 하나씩 놓았다.

 

나그네가 포크를 들자 토마스는 나그네 앞에 머그컵을 탕 소리나게 내려놓았다.

 

“기다려. 요.”

 

묘한 박력이 있어 손을 대려던 비광도 릭도 포크로 향하던 손을 멈췄다.

 

토마스는 각자의 컵에 우유와 차를 따라주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컵에 따뜻한 우유와 각설탕 두 개를 떨어뜨려 찻숟가락으로 저었다.

 

“이제 먹어도 돼요.”

 

와구와구와구.

 

그리고 접시가 요란하게 비워지는 소리가 났다.

 

“벌써 다 먹었어요?”

 

“맛있어!”

 

“정말요?”

 

“아따, 저 아그가 이렇게까지 빨리 먹지는 않는디. 거 괜찮으면 하나만 더 만들어 줘, 응?”

 

“저한테 맡기세요!”

 

아니, 하나만 더 만들면 되는....이라고 하는 소리도 듣지 못하고, 토마스는 아까보다 더 커다란 팬케이크를 구워내기 시작했다.

 

“...아따아... 그쪽 아가야들은 다 이렇다냐? 엄~청 나구만~”

 

“저희도...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네요.”

 

톰슨씨! 가서 밀가루랑 우유랑 버터 좀 더 사다주세요!

 

다 먹은 그릇은 설거지통에! 물 붓는 거 잊지 말구요.

 

“저기... 토마스, 제가 설거지할게요.”

 

“고마워요!”

 

엄청 신나 보이네, 형.

 

피터는 부루퉁하게 양손으로 턱을 괴다가 이따끔씩 제 것을 얼만큼 떼어 옆의 어이에게 먹여주었다.

 

물론 딸기는 안 줘.

 

“피터, 형이 동물한테는 과자 주지 말라고 했지?”

 

“어이는 동물 아니야.”

 

“어이는 부엉이잖아.”

 

그러자 나그네가 식탁을 탁 쳤다.

 

“어이는 부엉이 아니야.”

 

 

 

 

 

 

토마스라 했던가? 아그야 니도 끼래이.

 

라는 말에 의해, 토마스도 그들 사이에 앉아 카드를 잡게 되었다.

 

“이거 그냥 게임만 할라니 맥아리가 빠져 못하겠구만.”

 

“그럼 역시 상품이 있어야하지 않겠소?”

 

“저기, 그거 사행성...”

 

“릭, 그걸 상품이라고 걸면 저 화낼거예요.”

 

그러자 릭은 잠시 주춤했으나 비광이 ‘사내자식이...’로 시작하는 도발을 듣자마자 자신이 생각하던 상품을 외쳤다.

 

“마틴이랑 B 사이에 앉아서 ‘양손의 꽃’ 하기!”

 

“좋다!”

 

“저도 상품이예요?!”

 

“릭 그거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마틴은 바닥을 손바닥으로 탕탕 내려치더니 카드를 섞기 시작했다.

 

“승부는 삼세판.”

 

“이 오빠한테 영혼까지 털릴까봐 단판은 무섭소?”

 

“이 누나야가 타키온 아그 울까봐 해주는거 아니겠수~? 세 번이나 기회를 줬으니 응애응애 울지는 말더라구?”

 

마틴이 패를 섞어 돌렸다.

 

첫 번째는 릭의 승리, 두 번째는 비광의 승리.

 

그런데 세 번째가 토마스의 승리라 그들은 다시 한 판을 하기로 했다.

 

대망의 마지막 판의 첫 패를 오픈하려는데, 마틴이 릭을 쿡 찔렀다.

 

“아야야, 왜 그러오 블론디?”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지 않으실 텐데요.”

 

그러자 릭은 칫 하더니 슬그머니 뒤로 돌렸던 손을 앞으로 가져왔다.

 

B는 불안한 눈으로 보다가 비광을 툭툭 두드렸다.

 

“왜 그런다야?”

 

“...비광, 지면 안 돼요. 아무리 제가 악당이었다고 해도 팔려가기는 싫어요.”

 

“팔려간다고?”

 

“저 상품이잖아요.”

 

인신매매는 싫다, 고 했더니 비광이 입술을 꽉 깨무는 것이 보였다.

 

“비광?! 저 진짜 팔아버릴 거예요?!”

 

“자, 자 패 오픈한데이~”

 

“비과아앙!!!”

 

릭의 첫 카드는 하트 A, 그리고 두 번째도 하트, 세 번째도 하트, 네 번째, 다섯 번째도 하트였다.

 

“아쉽게도 플러쉬네.”

 

꽤나 좋은 카드라 자신만만한 릭 앞에 비광이 의기양양 카드를 뒤집었다.

 

“풀하우스여 아그야.”

 

5 세 장과 8 두 장의 카드가 뒤집혔고 비광은 제 오른편 자리를 탁 쳤다.

 

“거 마틴아 이리 좀 와 보아라.”

 

춘향이 수청 들라는 사또처럼 말하는데 토마스가 손짓했다.

 

“스트레이트 플러쉬예요.”

 

이게 바로 초심자의 행운인가봐요♡

 

 

 

 

 

그 후로 B는 끅끅거리면서 ‘안돼요 이러지마세요 저 비광이랑 있고 싶어요’를 울면서 말했고 정절을 위협받는 과부마냥 가슴 앞에서 손을 교차시켰다.

 

가면 밑으로 눈물이 뚝 뚝 떨어졌고 입으로는 ‘안돼요’를 연발하는 바람에 토마스는 ‘이것은 절대 인신매매가 아니며 자신은 B를 사고팔 생각이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안심시켜야 했다.

 

마틴은 ‘그러게 제가 안된다고 했죠!’라고 릭에게 다그쳤고, 보란 듯이 토마스의 무릎에 앉다가 ‘무거워’라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났다.

 

“오늘 재미있었어요, 다음에 봐요.”

 

“그랴, 다음에 또 보장께.”

 

“다음에 또 봐요. 자, 피터도 인사.”

 

“...”

 

부엉!

 

피터는 토마스의 손을 꼭 잡고 연합으로 걸었다.

 

“그런데 형, 양손의 꽃이 뭐야?”

 

“음... 손에 손잡고 나란히 있는게 아닐까?”

 

“그럼 형아는 나랑 엘리랑 사이에 있으니까 매일 양손의 꽃이네.”

 

마틴은 재단 쪽으로 걷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 릭에게 물었다.

 

“우리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던 거예요?”

 

“...그러게나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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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군/햄그네] 내 이름을 불러줘

2014. 12. 13. 02:50 | Posted by 호랑이!!!

소협은 누구요?”

 

나그네가 하미레즈를 부른 그 때, 눈이 내리고 있었다.

 

겨우 싸락눈이 흩날리는 정도가 아니라 쌓이고 쌓여서 하늘도 땅도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커다란 눈송이가 흩날려 세상을 하얗게 물들일 만큼 내리고 있었다.

 

그거 지금 나한테 말하는 거야?”

 

그렇소.”

 

하미레즈는 나그네가 자신에게 제대로 말을 거는 것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소협은 어째서 내 곁에 있는 겁니까?”

 

하미레즈. 따라해 봐.”

 

“...하미레즈?”

 

.”

 

.”

 

그게 무슨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요상하오.

 

나그네는 여러번 하미레즈, , 하미레즈 하고 되뇌었다.

 

혹시 그 햄미레즈인가 하는 것이 소협의 이름이오?”

 

하미레즈. 크리스티안 하미레즈라고 한다.”

 

나그네라 하오.”

 

나그네는 조심스럽게 손을 올렸다.

 

소협, 잠시 실례하겠소이다.”

 

그 손은 하미레즈의 팔 위에 얹혔다.

 

나그네는 자신과는 색이 다른 하미레즈의 팔과 그 위에 얹힌 자신의 손을 보았다.

 

사람을 보는 것이 하도 오랜만이라 그러는데 조금만 더 만져보아도 되겠습니까?”

 

하미레즈는 고개를 끄덕였고 나그네는 사람의 온기를 음미하듯 지그시 눈을 감았다.

 

시야가 밝아진다 하였더니 눈발이 가늘어지고 있었다.

 

언젠가 얼음 속에서 정신을 잃었던 이후 눈이건 얼음이건 차가운 것은 질색이었는데 지금만은 눈이 그치는 것이 야속했다.

 

하미레즈는 팔을 뻗어 나그네를 꽉 안았고 나그네는 팔을 올려 자신을 안은 하미레즈의 팔을 잡아 안았다.

 

“...소협은 참으로 따뜻하오.”

 

나그네는 작게 속삭였고, 눈구름 사이로 해가 비쳤다.

 

눈은 조금씩 그치면서 녹기 시작했고 햇빛을 반사하며 반짝였다.

 

하미레즈는 안은 팔을 몇 번 움썩이다가, 조심스럽게 풀어보았다.

 

“...?”

 

초코파이 사줘.”

 

아까까지 눈에 돌던 총기는 간데 없었다.

 

다음번, 하얗게 눈이 내리고 세상에 하늘과 땅이 달라 보이지 않는 때.

 

그때 다시 내 이름을 불러 줄 너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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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군/B비광] 달밤

2014. 11. 24. 19:47 | Posted by 호랑이!!!

어두운 밤이었다.

 

어두운 밤하늘에 달이 빛나고 약간의 별이 있었고, B의 옆에는 작은 등불이 따뜻한 색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아-야, 니 여서 뭐하노?”

 

성년도 넘은 그를 서슴없이 아가라고 부르며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B는 마루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들었다.

 

“비광, 안 주무세요?”

 

“잘라 캤는데 말이제- 여짝에 누가 뎅그라니 앉아 있어가 말이제.”

 

비광은 B의 옆자리에 털석 앉더니, 시선이 B의 손께에 가 멎었다.

 

B는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보더니 멋쩍은 듯 술병을 저쪽으로 밀어놓았다.

 

“진통제 안 먹구.”

 

“그냥... 약 채워두는걸 깜박했거든요.”

 

이 밤에 깨우기도 뭣하고, 사실 간만에 술도 마셔보고 싶었고.

 

그러냐, 며 비광은 B가 마시던 잔을 가져가 자신도 한 모금 삼켰다.

 

“캬아, 독하구만-”

 

B는 달을 보다 천천히 비광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비광.”

 

이런 때조차도 쓰고 있는 가면 너머로 눈이 등불의 빛을 받아 빨갛게 반짝인다.

 

“좋아해요.”

 

비광이 든 잔에 향 좋은 술이 따라졌다.

 

비광은 그 잔을 내려다보다가 입가로 가져갔다.

 

“...만약에.”

 

술을 넘기자 B가 잔에 다시 술을 따라주었다.

 

“술친구가 필요하면 같이 마셔 줄 수는 있제.”

 

“...고마워요.”

 

B는 다시 잔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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