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는 칼을 들고, 거울을, 그 너머를 겨누었다.
불공평한 계집애, 나한테 모든 나쁜 것을 밀어넣고 자기 혼자 잠에 빠져 있어.
그 애가 힘든 건 힘든게 아닐 거야.
혹시 모르지? 나쁜 용이 지키는 성에 갇힌 공주님 놀이라도 혼자 하고 있을지?
칼 끝은 거울에 닿고 거슬리기 그지없는 마찰 소리를 낸다.
끼이익, 쨍그랑, 끼이익, 쨍그랑.
칼은 거울을 긋고 후려친다.
그 조각은 맥스의 얼굴에 튀어 잔금을 남겼지만, 맥스의 춤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춤을 출 때 내 손에 잡힌 것이 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손이었으면 좋겠어.
누군가를 해치고, 겁을 주고, 미워하기보다 한 마디 상냥한 말을 먼저 할 수 있기를 바라.
나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해서 그게 좋은 것인 걸 모를 리 없잖아.
거울의 유리는 박살나서 바닥에 파편이 흘러 넘쳤고 이제 그 유리를 받치고 있던 연한 색의 나무판조차 계속되는 칼질에 너덜너덜해지고 있었다.
맥스의 칼질은 거세어지고, 그 호흡도 거칠어졌다.
나에게 미움을 준 네가 미워.
너를 미워하게 만든 네가 미워.
“나쁜 계집애!”
나무판 중앙에 칼이 깊숙이 꽂혔다.
맥스는 숨을 몰아쉬며 거울을 노려보다가, 주먹을 들었다.
“맥스, 나그네 형이 오래.”
치려는 순간, 손이 누군가의 손에 잡혔다.
“...”
“자, 가자.”
톰은 맥스의 방에 깔린 유리조각이나 깨진 거울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오히려 보이지 않는다는 듯 그 파편을 밟고 지나왔다.
맥스는 숨을 마저 고르고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휙 넘기며 방에서 빠져나왔다.
마야 이 못된 계집애.
네가 나에게 남겨준 아주 쬐-끄만 좋은 마음은 말야.
활활 불태워 버릴거야.
하나도 남김없이 이 애한테 줘버릴 거라고.
그러니 너는 네게 남은 아주 약간의 미움을 불태우고 있으렴!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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