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찰리는 아주 짧게 들리는 목소리에 한숨을 쉬었다.
“전화를 할 때는 ‘저는 누구의 무엇인 누구라고 합니다, 누구 있나요?’라고 해야지.”
[뻔히 넌 줄 알고 전화한건데 뭐]
게다가 너도 난 줄 알았을 거 아냐.
그 덧붙인 말에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의 눈앞에 없음에도 대답으로서 고개를 끄덕여 버렸다.
뭐 어때, 쟤도 내가 알았다는 걸 알 텐데.
[바빠?]
“바빠.”
[잘됐네]
잘되긴 뭐가 잘돼.
그렇게 투덜거렸더니 저쪽에서도 또 성의없는 목소리로 주절거린다.
[이리 와]
“바쁘다니까.”
[내가 새로 핸드폰을 샀는데 말이야, 양아버지네 똘마니가 자기 전화번호를 단축번호 1번으로 넣으라고 하지 뭐야]
“...”
이건 별로 자극이 되지 못하는가, 하고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해리한테 새로 핸드폰을 샀다고 했더니 나중에 직접 번호를 찍어주러 오겠대]
“왜 해리가 찾아가는데?”
그러자 잠시 수화기 너머에서 머뭇거리는 소리가 난다.
[스마트폰 써보는게 처음이라 어떻게 써야할지 잘 모르겠어]
가르쳐주러 오라고 하려 했는데, 바쁘다면 어쩔 수 없고.
“커피 사라.”
[단축번호 1번은 비워두겠지만 바쁘면 안와도 돼]
찰리는 손에 든 서류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책상에 던져두었던 지갑과 달걀 모양의 열쇠고리가 달린 자동차 열쇠를 집어 주머니에 쑤셔박았다.
그리고 그 시각, 새 핸드폰을 손에 든 에그시는 웃으면서, 카페의 자리에 앉아 웨이트리스를 불렀다.
“커피 두 잔, 15분 후에 가져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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