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의 첫 실기 수업은 타라 조노비치 교수님의 마법 수업이었다.
길고도 지루하게 각종 잔소리(라고 받아들여진 설명과 이론)를 마친 다음에 아이들 앞에는 깃털 하나씩이 놓였다.
그러고보니 누가 옛날에 이 마법으로 트롤을 쓰러뜨렸다고 하긴 하던데.
요즘 세상에 트롤이 어딨어.
피터는 자신의 마법 지팡이를 들고 깃털을 겨냥해 공중으로 휙 들어올렸다.
자신의 첫 마법 발현이 폴터가이스트인 만큼 이런 것은 쉬웠으니까.
그렇게 래번클로에 5점을 받은 피터는 의기양양해졌다.
이글 홀든 그건 5학년인 지금까지 점수 깎아먹었다는 얘기밖에 못 들었지만 자신은 고작 첫날에 5점씩이나 받았다구!
이걸 토마스 형한테 얘기해주면 기뻐할테지, 빨리 얘기해주고 싶다.
그렇게 생각한 피터는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몰래 빠져나와 복도를 걸었다.
형은 이 시간에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을 받는다고 했다.
어둠의 마법 방어술은... 그러니까... 1층이지.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의 사무실은 3층인데 수업이 1층이라니, 진짜 귀찮게 한다.
수업도 3층이면 적어도 이 시간만큼은 자신도 같은 층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을 텐데.
피터는 대리석 계단을 단숨에 내려갔다.
특별히 폭이 넓은 계단이거나 사라지는 계단 따위는 휙휙 뛰어넘으며 단숨에 1층으로 내려와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실의 문을 활짝 열었더니 수십개의 눈동자가 피터 쪽을 바라보았다.
방어술 수업을 맡은 카인 스타이거는 한쪽 손으로는 책을 받쳐 들고 다른 쪽 손으로 지팡이(켈피의 갈기, 마호가니)를 들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아, 동생 모나헌이다’
‘쟤 걔지? 그... 래번클로의...’
피터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자신을 바라보는 토마스를 찾아 그 쪽으로 갔다.
“토마스 형, 이것 봐.”
피터는 토마스 앞으로 가더니 토마스의 깃펜을 놓고 지팡이(용의 심장, 호랑가시나무)를 휙 휘둘렀다.
깃펜은 가볍게 위로 떠올랐고, 피터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이글 쪽을 보았다가 토마스에게 가슴을 펴 보였다.
“5점 받았어.”
토마스는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그저 피터를 내려다보는 수밖에 방법이 없었다.
“피터...”
그 때, 아이들을 헤치고 스타이거 교수가 다가왔다.
교수는 피터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래번클로에 30점 감점.”
스타이거 교수는 지팡이를 한 번 휘둘러 허공에 있던 깃펜을 떨어뜨렸다.
“1학년이니 징계는 주지 않겠다, 피터 모나헌. 네 교실로 가라.”
‘대단하다- 스타이거 교수님 수업을 방해하고’
‘이글 홀든에 피터 모나헌에... 래번클로 되게 웃긴다’
‘스티븐슨 진짜 고생하겠다’
아이들이 자기네들끼리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 다시 수업으로 돌아가도록 하지. 토마스 스티븐슨, 일어서서 그 다음을 읽어라.”
“네.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볼드모트가 부리는 마법 군단에...”
피터는 떨어진 깃펜을 보았다.
그냥 형이 ‘대단하네, 첫 수업인데 이만큼이나 하고!’라고 해 주었으면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수군거리고 비웃고 형은 이쪽을 돌아봐주지도 않는다.
“토마스 형아.”
“...대한 방어책으로는 가장 믿을 사람을 골라 암호를 주고받는 것을 권고했고...”
“토마스 형.”
“...기본적으로는 외형을 본떠 마법을 거는 것이니 암시를 걸거나...”
“토마스!”
토마스의 읽기가 멈췄다.
“피터.”
토마스가 돌아봐 주자 피터가 눈을 반짝였다.
자, 어서 웃으면서 대단하다고 말해.
형 보여주려고 여기까지 왔다고.
하지만 토마스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고개를 저었다.
“지금 여기는 형이 수업하는 곳이야. 어서 피터 교실로 가.”
피터는 잠시간 토마스를 올려다보다가, 몸을 돌려 교실에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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