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
홀든의 장남 다이무스 홀든은 막냇동생이 부탁한 물건을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걸었다.
도대체가, 집에서 노는 대학생 주제에, 그냥 자기가 가서 사면 될 것이지 왜 야근하고 피곤에 절은 큰형에게 이런 걸 시키고 그러는지.
아니, 그 이전에, 왜 편의점에서 파는 몸에 나쁜 음식을 사서 먹으려는가 이 말이다.
집에 있으면 요리사들이 애피타이저의 샐러드부터 디저트 아이스크림까지 만들어 줄 텐데.
하기사 그 녀석은 어릴 적부터 속을 이해할 수 없긴 했지.
“어서오세요~”
편의점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니 이글보다 몇 살 어려 보이는 사람이 카운터 너머에 서 있었다.
다이무스는 속으로 하던 투덜거림에 한 가지를 더 추가했다.
이글 그 녀석은 좀 반성해야 한다.
이글보다 어린 사람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그 녀석은 형을 부려먹기나 하고...
그는 편의점 안을 휘 둘러보았다.
“주먹밥은 어디 있지?”
“저 끝 오른쪽에 있어요.”
아르바이트생은 손으로 저쪽이라고 가리켰고, 다이무스는 고맙다고 한 뒤 그쪽으로 가 보았다.
보자, 그 녀석이 뭘 사달라고 했더라...
참치? 베이컨? 햄?
...주면 다 먹겠지.
종류별로 하나씩 집고는 카운터로 가져갔다.
‘삐-’
이글한테서 온 문자다.
다이무스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한 손으로는 지갑을 꺼내며 눈은 핸드폰의 액정에 두었다.
「 형 나 배고파~ 언제 오는데~」
‘삐-’
“계산해드릴게요~”
「형아아~ 이렇게나 귀여운 막내가 배고프다구!」
삑- 삑-
[할인이나 적립 카드 가지고 있으신가요?]
발랄한 여자의 녹음 음성이 흘러나왔다.
‘삐-’
「아 진짜! 다이무스 형! 동생이 배고프다는데 빨리 와서 줘야겠다, 그런 마음 안 생겨?」
“없다.”
[현금 영수증 발급받으세요~]
‘삐-’
「형! 읽는거 다 보이거든! 근데 왜 답장이 없어!」
“귀찮다.”
“풉... 아, 죄송해요. 이 음성에 그렇게 진지하게 답하는 사람은 잘 없어서요.”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 사람은 미안하다는 듯 서둘러 사과했다.
봉지에 먹을 것을 담고 계산을 해주더니 그는 카운터 너머로 와 캔커피 두 개를 꺼냈다.
“여기, 제 건데 하나 드릴게요. 오늘은 눈도 오고, 좀 춥잖아요.”
다이무스는 커피를 받기 위해 핸드폰을 내렸고, 그제야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이름.”
“토마스 스티븐슨이예요.”
토마스는 제 가슴팍에 달린 반짝이는 플라스틱 명찰을 가리켜 보였다.
“다이무스 홀든이다.”
다이무스는 커피를 받아들었다.
따뜻했다.
“...야간에 일하나? 손님도 없어 보이는데 지루하지 않나?”
“뭐어... 조금요? 그래도 책도 읽고 공부도 틈틈이 하니까 시간은 잘 보내고 있어요.”
하지만 토마스가 보여준 책은 ‘여기까지 읽었다’고 표시한 책갈피가 거의 끝에 가 있었다.
길어봐야 앞으로 30분만에 다 읽겠지.
다이무스는 카운터에 기댔다.
“같이 커피 마시지 않겠나?”
‘삐-’
「형~ 언제 와~~~ 다이무스 형아아아아~~~~~~~」
다이무스는 잠시 핸드폰을 내려다보다가, 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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