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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하랑마틴/오메가버스] Mine 11

2019. 8. 31. 10:27 | Posted by 호랑이!!!

 

얼마 안 있어 셋은 재단으로 돌아왔다.

 

마틴과 티엔은 각기 예정보다 길어진 출장에 대한 보고를 하러 갔다.

 

눈만 마주치면 티격태격하는 사이지만 짐을 내려놓을 새도 없다보니 복도 안에는 무거운 두 발걸음만 울려 퍼졌고 세 명분의 짐을 떠안은 하랑은 계단을 올랐다.

 

마틴의 방 앞에 하나, 티엔의 방 앞에 하나.

 

마지막 하나는 하랑의 침대 위에 쏟아졌다.

 

사탕 캔, 못생긴 모형, 단어장, 그 사이에서 하얀 곰인형을 집어든 하랑은 후다닥 주위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인형을 품에 꽈악 안았다.

 

며칠만에 냄새가 배었는지 호텔에서 나던 것과 비슷한 마른 종이와 꽃 향이 잔뜩 뿜어져 나왔다.

 

하랑은 거기 코를 박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으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 손에는 누런 부적 종이가 한 주먹 쥐여 있었다.

 

 

 

 

 

 

항구에는 사람들이 많다.

 

떠나는 사람, 떠나보내는 사람, 도착한 사람들과 맞아주는 사람들까지.

 

얼마 전에는 하랑도 저 중 한 자리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오늘은 떠나거나 마중을 나온 것도 아니고, 그런 사람들에게 볼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뒷골목으로 들어서며 하랑은 부적 하나를 빼들었고 그것은 손 안에서 화르륵 불타 사라졌다.

 

찾아라.”

 

우우우우 소리를 내며 붉은 개들이 뒤엉키고 움틀대며 골목 골목으로 사라졌다.

 

서생원은 잽싸게 인간이 다니지 못하는 길로 사라지고 하랑은 그들이 모든 골목과 모든 사람들을 훑고 돌아올 때까지 그 자리에 섰다.

 

기괴하게 일렁이는 붉은 빛은 실체가 있는 것처럼 흘러넘쳐 하랑의 옷가지며 머리카락을 밀어올리고 들추어진 머리카락 아래에서 눈동자도 붉게 빛을 냈다.

 

바람이 불었다.

 

바다, 파도에 밀려나온 해초와 무엇인지 모를 비린내가 훅 끼쳤다.

 

항구의 여기에서 저기까지 기운이 술렁이고 하랑의 개들이 사람을 엮어왔다.

 

전부 익숙한 낯짝들이다.

 

그들이 사이퍼일지는 몰라도 귀신에는 면역이 없는지 가여울만큼 떨고 있었다.

 

뭐 그렇다고 봐줄 생각은 없지.

 

하랑은 나무 상자에 걸터앉았다.

 

일꾼들은 눈치를 보다 귓가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넘어지듯 무릎을 꿇었다.

 

.”

 

하랑은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너넨 뭐냐?”

 

그러자 사람들이 고개를 든다.

 

우리, 아니, 저희는. 그냥 여기서 일하는-.”

 

하랑은 그 사람 앞에 다가갔다.

 

시선이 마주칠 듯 가까워지자 그 사람은 필사적으로 눈알을 굴려 시선을 피했다.

 

하랑은 그 앞에 무릎을 굽혀 시선을 맞추었다.

 

, 나 알지?”

 

, , , 무슨 소리이신지 저는 잘..!”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데 일렁이는 머리카락은 다분히 이질적이다.

 

그저 머리카락이 흩날릴 뿐인데 그 움직임은 마치 악마가 지내는 번제의 절과도 같아 그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랑은 기겁하는 그의 고개를 잡아 저를 보도록 강제로 돌렸다.

 

상대가 오메가인지 베타인지 알파인지는 히트 당시가 아니면 알 수 없다고 마틴 형이 보증해 주었다.

 

하지만 이 자들은 저를 보자마자 오메가라고 달려들었지.

 

누가 시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