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다음 날, 그 이름을 들은 빅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예상한 일이었지만) 눈을 치켜떴다.
“왜 눈을 그렇게 떠?”
어차피 한 마디 제대로 하지도 못할 거면서.
이글은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소파에 앉은 그를 내려다보았다.
날은 여즉 쌀쌀해, 그 손에는 데운 우유잔이 들려 있었다.
초콜릿과 바닐라를 타서 달콤한 향이 나는 것.
이글은 단 것이라면 그닥 내키지 않았지만, 아침 즈음 장을 보러 갈 때 빅터의 생각이 나 사둔 것이다.
왜 그랬을까, 초콜릿도 바닐라도 커다란 통이라 혼자서는 다 비우지 못할 텐데.
언제까지 저 꼬마가 올 줄 알고.
“,,,아냐.”
거 봐.
이글은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빅터의 손목을 잡아챘다.
“따라해.”
“...”
뭘? 이라고 말하는 듯 입술이 살짝 벌려졌지만, 결국 말은 나오지 않는다.
잡힌 손목 때문인지 잔뜩 굳어서는 가까이 붙은 자신을 간신히 올려보니까.
“자, 따라해 봐- 싫어, 라고.”
그러나 굳어서는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다.
더 가까이 붙어서,
“싫다고 해보라니까?”
그러나 고개를 젓는다.
“말 해. 입 열어.”
대답하라고.
싫다고 말하라고.
“...비...”
간신히 입을 열었지만 안돼, 라던가 싫어, 같은 말은 아닐 것 같다.
심지어 그 목소리도 아주 작아.
“...비켜.”
“못 비켜.”
비키게 해봐.
네가 잘 하는 거 있잖아? 바람으로 밀쳐내기, 때리기, 찢기, 그런거.
휘이잉.
빅터의 손 안에서 바람이 작게 소용돌이쳤지만 그뿐, 금방 꺼질 듯 말듯하게 보였다.
잡은 손목을 부러뜨리기라도 할 것처럼 손에 힘을 주었다.
애옹-
아직 한참이나 어려 높은 소리로 앵앵 우는 고양이 소리에 이글은 정신을 차린 것처럼 손을 놓았다.
“...아, 장난이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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