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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X빅터] 고양이 -04

2015. 7. 23. 19:08 | Posted by 호랑이!!!

 

“빅토르~?”

 

다음 날, 그 이름을 들은 빅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예상한 일이었지만) 눈을 치켜떴다.

 

“왜 눈을 그렇게 떠?”

 

어차피 한 마디 제대로 하지도 못할 거면서.

 

이글은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소파에 앉은 그를 내려다보았다.

 

날은 여즉 쌀쌀해, 그 손에는 데운 우유잔이 들려 있었다.

 

초콜릿과 바닐라를 타서 달콤한 향이 나는 것.

 

이글은 단 것이라면 그닥 내키지 않았지만, 아침 즈음 장을 보러 갈 때 빅터의 생각이 나 사둔 것이다.

 

왜 그랬을까, 초콜릿도 바닐라도 커다란 통이라 혼자서는 다 비우지 못할 텐데.

 

언제까지 저 꼬마가 올 줄 알고.

 

“,,,아냐.”

 

거 봐.

 

이글은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빅터의 손목을 잡아챘다.

 

“따라해.”

 

“...”

 

뭘? 이라고 말하는 듯 입술이 살짝 벌려졌지만, 결국 말은 나오지 않는다.

 

잡힌 손목 때문인지 잔뜩 굳어서는 가까이 붙은 자신을 간신히 올려보니까.

 

“자, 따라해 봐- 싫어, 라고.”

 

그러나 굳어서는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다.

 

더 가까이 붙어서,

 

“싫다고 해보라니까?”

 

그러나 고개를 젓는다.

 

“말 해. 입 열어.”

 

대답하라고.

 

싫다고 말하라고.

 

“...비...”

 

간신히 입을 열었지만 안돼, 라던가 싫어, 같은 말은 아닐 것 같다.

 

심지어 그 목소리도 아주 작아.

 

“...비켜.”

 

“못 비켜.”

 

비키게 해봐.

 

네가 잘 하는 거 있잖아? 바람으로 밀쳐내기, 때리기, 찢기, 그런거.

 

휘이잉.

 

빅터의 손 안에서 바람이 작게 소용돌이쳤지만 그뿐, 금방 꺼질 듯 말듯하게 보였다.

 

잡은 손목을 부러뜨리기라도 할 것처럼 손에 힘을 주었다.

 

애옹-

 

아직 한참이나 어려 높은 소리로 앵앵 우는 고양이 소리에 이글은 정신을 차린 것처럼 손을 놓았다.

 

“...아, 장난이야.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