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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다이글] 선상에서

2017. 3. 29. 15:50 | Posted by 호랑이!!!

여기에서 이어질지도 모르는 이야기!

 








다이무스는 배에 올랐다.

 

대개의 시간은 서류 작업이나 가상 전투를 위해 쓰다보니 출장을 다녀오는 것은 간만이다.

 

본디라면 우편으로 계약서만 보내 처리할 일인데 이렇게 사람이 움직인다는 건 역시 교통이 발달한 덕이지.

 

이 배를 타고는 3, 배에서 내려서는 자동차를 타고.

 

그 먼 거리를 겨우 일주일 남짓한 기간 안에 오고갈 수 있다니.

 

다이무스는 직원에게 표를 내밀었다.

 

헬리오스에서 오셨군요, 계단으로 올라가시면 방이 있습니다.”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뒤에서 서두르는 듯 한 요란한 발소리가 들렸다.

 

발소리로 짐작되는 대략적인 무게, 성격, 주로 하는 행동으로 미루어 보아서...

 

다이무스는 고개를 돌렸다.

 

검을 쓰는 사람으로서는 부적절할 정도로 긴 은발이 흐트러진, 낯익은 사람이 배로 오를 때 쓰는 계단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 ! 안녕!”

 

“...너냐, 여기까진 무슨 일이지.”

 

귀여운 동생을 만났는데 그게 다야?”

 

네가 배를 탈 일이 뭐가 있어서 그러지.”

 

그는 티켓을 검표원에게 내밀었다.

 

연합의 이글 홀든, 확인하였습니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시면 객실이 있습니다.”

 

나도 볼일 보고 돌아가는 길이거든? 형 방은 어디야아? 나 놀러가도 돼?”

 

다이무스는 이글의 티켓을 확인했다.

 

“...내 방으로 와라. 특실은 아니지만 그 방보다는 나을 거다.”

 

형 최고야!”

 

특실은 아니라고 했지만 다이무스가 받은 방은 꽤 넓었다.

 

1인실이었지만 물건들은 나름대로 여유있게 넓었고 고급스러웠다.

 

들어가자마자 이글은 무언가에 흠뻑 젖은 부츠를 벗어던지고 가방에서 편한 옷을 찾았다.

 

아직은 안 된다.”

 

, 왜애.”

 

저녁 시간이 곧이다. 파티는 아니지만 단정하지 못한 차림은 안 돼.”

 

다이무스는 이글의 짐 속에서 빗을 꺼냈다.

 

우선 그 머리부터 어떻게 하도록 하지. 머리끈은 있나?”

 

아니! 안 가져왔어!”

 

이글은 방긋 웃으며 거울 앞에 있는 의자에 털석 앉았다.

 

다이무스는 고개를 저으며 그의 뒤에 서서는 머리를 빗질해주었다.

 

급한대로 땋아 주도록 하지. 나중에 내려서는 머리끈을 마련하던가, 아니면 아예 이 머리를 잘라라.”

 

목 위에 있는 거?”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두피에 돋아난 이 털 말이다.”

 

식사 예절은 제대로 알고 있겠지, 나이프가 어떻고, 사람과의 대화가 어떻고, 마시는 것은 어떻게, 옷차림은... 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잔소리에서 귀를 닫아버린 이글은 거울을 보았다.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지만 도료를 써서 비슷하게 만들어진 흉터에, 겉만은 본체와 같은 모습.

 

거울 너머로 자신의 하얀 머리카락 사이로 투박한 손가락이 움직인다.

 

익숙하게.

 

이글은 만족스럽게 씨익 웃었다.

 

뭐가 그리 즐거운 거냐.”

 

형이랑 있는 게 좋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