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의 LED가 조용히 반짝였다.
놀랄 만큼 빠르게 손에서 너클이 벗겨지더니, 크나트는 얼른 물에 손을 씻었다.
“아니, 꼭 지금 그래야겠어요?! 정말로?!”
“뭐 묻은 손으로 액정을 만질 수는 없잖아.”
“그런 말은 과자 구울 때나 하세요!”
녀석 참.
크나트는 상자 뒤로 몸을 웅크린 어린... 젊은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가 무스가 손에 묻어 질겁하고 다시 씻었다.
“그런거 쓰지 말랬지. 오존에 구멍이 뚫린단 말이야.”
잰체하며 우아하게 손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자 조직원은 크악, 소리질렀다.
“나이든 티 나요!”
“뭐 임마. 아저씨 손에 죽어 볼래? 엄호나 잘 해봐. 얼른 보내고 다시 할 테니까.”
“근무 태만!!!”
놀랍게도, 크나트에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늘은 언제 옵니까?」
「나도 빨리 보고 싶어. 달링」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문자가 돌아왔다.
「저녁을 만들어야 하니 물어보는 겁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의 달링이 아니니」
「그렇게 부르지 마십시오.」
크나트는 얼른 너클을 끼고 근접한 사람의 머리를 세차게 가격했다.
퍽 퍽 치면서도 한 손으로 열심히 타자를 치는 도중, 갑자기, 피가 액정에 튀었다.
“아 이것도 쇠라고 피가 튀네...”
크나트는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으로 손수건에 물을 적셔 액정을 닦아냈다.
「그럼 달링이라고 부르지 말라는 얘기야?」
이제야 다시 잘 쳐진다.
보지도 않고 발로 총을 든 손을 힘주어 밟으며 연달아 문자를 보냈다.
「내 사랑스러운 작은 딸기라고 부르는 건 괜찮다는 소리군」
「네」
보내는 것과 거의 동시에 답장이 돌아왔다.
「좋아, 나의 사랑스러운 작은 딸기」
「아니, 그렇게 부르지 마십시오!」
크나트는 웃음을 터뜨리며 밟고 있던 팔을 콱 내리찍었다.
“대체. 설마 싸우면서 인스타라도 보고 있어요?”
“신부님이 느낌표를 보냈어.”
젊은 마피아는 그래서요? 라는 표정으로 다음 말을 기다렸으나 다른 설명이 더 나오지는 않았다.
그는 신이 나서 손을 씻었다가 핸드폰을 만졌다가 닦았다가 하는 율리케 씨를 보았다.
대체 신부가 느낌표를 쓴 게 뭐 어떻단 말인가.
대체 뭐가 그렇게 좋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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