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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말하기

2018. 10. 7. 16:55 | Posted by 호랑이!!!

A는 기묘한 나라에 가게 되었다.

 

배가 기묘한 해류에 쓸려 도착한 항구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항구처럼 보였지만 사정을 설명하니 며칠 있다가 가라며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지낼 곳과 배에 필요한 것, 체류하면서 필요한 것을 대어 주겠다고 하니 오히려 왜 이렇게 친절한지 의문스러워서 왜 이렇게까지 해주냐고 물었더니 며칠 머무른 후 영주권을 얻겠다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땅에 비해 사람이 적은 곳이라 그런 일은 얼마든 환영이라고.

 

우연히 오게 된 이 곳에도 언어는 있고, 영어나 다른 외국어를 하기도 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었으나 언어나 생활의 어딘가에 근본적으로 위화감이 있었다.

 

예를 들어 A가 자란 곳에서 womanwo-man을 결합하여 woman이 되었지만 이 곳에서는 woman이 온전한 형태고 man은 사람에게 필요한 wo를 떼어 만든 어딘가 부족한 단어라는 등이다.

 

그것이 이유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 곳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말을 길게 하는 것을 선호했다.

 

그 점에 대해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A와 알고 지내게 된 B라는 사람은.

 

그 물음에 대해 대답하여 보자면, 말을 짧게 하는 것은 으레 여자들은 하지 않는 짓이예요. 행사에서 축하를 부탁받게 되면 되도록 길게 하는 것이 그 곳에 대한 예의이고, 말이란 필요한 것을 빼서 적게 할수록 오해를 사기 쉬운 것이니까요.”

 

라고 말했다.

 

그래서 인사나 무엇을 할 때는 합리적인 시간 내에 최대한 길게 하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세 장짜리 편지를 받았는데 요약하자면 빌려간 무엇을 돌려달라는 이야기일 경우도 있다나.

 

결혼생활에 대해 물었더니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2인 이상의 여성공동체에 아이들이 자란다고 한다.

 

남성의 생활에 대해 물었더니 불과 수십년 전까지는 30살 이후에나 직업을 가지는 일이 잦았다고 하나 요즘에는 고등교육까지 받으며, 대학에 다니는 수도 많다고 한다.

 

주로 어떤 학과에 진학하느냐고 물었더니 B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A가 자신이 자란 곳에서의 경험을 떠올려 과학 계열이냐고 물었더니 너무나 놀랍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잘은 모르지만 보통은 체육 계열로 갈 거예요.”

 

요약하자면 그랬다.

 

이런 소리를 하면 요즈음은 성차별적이라고 하지만, 남자들은 대체로 복잡한 거 싫어하고 몸 움직이는 거 좋아하고 그렇잖아요? 원시시대부터 사냥을 하고 지내고, 폭력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지요.”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 전 BA에게 귀중한 조언을 했다.

 

“A 당신은 말을 남자같이 해. 길게 말하는 연습이라도 하는 게 좋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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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man은 홀로 설 수 있는 단어이고 wo-가 있어야지만 woman이 된다는 이야기를 보고.


만약에 여성상위인 나라가 있다면(예전에 읽었던 어느 소설에서처럼) woman이 제대로 된 단어처럼 보이고 man은 woman에 비해 부족한 단어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지식이 있고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있음에도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는 더 생각해서 다음에 더 긴 이야기로 가져올 거예요 ㅇㅂ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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